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의 턱밑까지 진격하고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 AFP 통신 등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24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북쪽 벨라루스 접경 지역으로 진입한 러시아 특수부대와 공군부대가 키예프에서 북쪽으로 약 130㎞ 떨어진 체르니히프를 넘어 키예프 북부 외곽 지대까지 진군 중이다.
러시아군이 해당 지역 내 체르노빌 원전 인근에서 전투를 벌인 끝에 일대를 점령하고 수도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NYT 분석에 따르면 러시아 서부와 접하는 우크라이나 북쪽 국경을 넘어온 러시아군도 키예프를 향하고 있다.
러시아군은 전날 새벽에 침공한 뒤 해가 질 무렵에는 키예프 외곽에 공수부대원들을 투입했다.
서방에서는 몇 시간 안에 키예프가 함락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유럽의 한 정보당국 관료는 AFP통신에 "다수 상황이 우크라이나가 낼 수 있는 저항의 수준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러시아군이 추후 몇 시간 안에 키예프에 압도적 병력을 투입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고 말했다.
이 관료는 러시아가 공군력에서 우위를 보여, 수십 발의 첨단 폭격기와 공격용 헬리콥터를 내세워 우크라이나 군을 압도하고 있다고 전황을 평가했다.
그는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방공 체계를 효과적으로 제거했다. 우크라이나는 자신을 보호할 공군력이 더는 없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미국 국방부 관료도 "개전 수 시간 내에 러시아군이 키예프에 근접했다"면서 "정권을 무너뜨리고, (그 자리에) 러시아를 위한 통치 수단을 두려는 것이 기본적인 의도"라고 말했다.
군사 전문가들은 러시아군의 주된 표적이 키예프 시가지에서 20㎞ 떨어진 고스토멜 비행장이라고 본다.
키예프 턱밑에 있는 이 비행장을 점거하면, 키예프를 점령하기 위해 더 많은 공군력을 안정적으로 투입할 수 있어서다.
군사 전문가 마이클 호로비츠는 트위터에 "러시아가 이곳을 장악하고, 공군력 우위를 이어갈 수 있다면 이 비행장은 키예프를 타격하기 위한 진입점이 될 것이 확실하다"고 말했다.
앞서 러시아 공수부대가 비행장을 점거하려 시도했지만, 우크라이나 당국은 러시아군을 몰아내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군 본진과 별개인 사보타주(의도적 파괴행위) 세력이 키예프에 침투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25일 텔레그램을 통해 대국민 연설을 내고 계속 키예프에 머물겠다고 밝혔다.
그는 "적군은 나를 제 1 표적으로 삼았고, 내 가족이 2순위다"면서 "러시아는 정부 수장을 파괴해 우크라이나를 정치적으로 망가뜨리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키예프에서 내 시민들과 함께 있을 것이고, 중앙 권력을 적절히 기능하게 할 의무가 있는 이들과 함께 정부가 있는 지구에 머물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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