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에 따르면 삼성과 현대차 등을 포함한 16개 그룹은 러시아에 53개 법인을 두고 있었다. 조사 대상은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해 지정한 72개 대기업 집단이며, 금융감독원에 공시된 해외법인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다.
그룹별로는 현대차그룹이 18곳(34%)으로 가장 많았다. 러시아에 배치한 해외계열사 3곳 중 1곳 꼴로 현대차그룹 산하 법인인 셈이다.
현대차그룹은 국내 계열사인 현대차를 포함해 기아, 현대제철, 현대건설, 현대글로비스, 현대엔지니어링 등을 통해 러시아 법인을 만든 것으로 파악됐다. 사업 분야는 완성차 제조·부품 판매업을 비롯해 소프트웨어개발, 자동차 A/S 부품 판매, 해외스틸서비스센터, 건설업 등이다.
삼성과 롯데그룹은 현대차의 절반 수준인 각 9개 법인을 러시아에 설립했다. 삼성은 삼성전자를 통해 전자제품 판매 등의 사업을 목적으로 하는 회사들을 만들었다. 삼성물산, 삼성중공업, 삼성SDS, 제일기획 등도 러시아에 계열사를 뒀다.
롯데는 호텔롯데를 통해 숙박시설업을 위한 러시아 법인을 만들었다. 롯데상사, 롯데제과, 롯데쇼핑 등도 진출했다.
SK, CJ, 두산, KT&G 그룹 등은 러시아에 법인을 2개씩 세웠다. SK는 석유제품 판매 등을 위해 국내 회사 SK루브리컨츠가 러시아 법인으로 사업을 하고 있으며, CJ는 식료품 제조 목적으로 러시아 법인을 세웠다.
LG, 포스코, DL, 효성, SM, 한국타이어, 아모레퍼시픽, 하이트진로, 장금상선 등 6개 그룹도 러시아 법인이 하나씩 있었다. LG전자는 전자제품 생산과 판매를 위해 `LG Electronics RUS, LLC`를, 포스코는 철강 사업을 위해 `POSCO RU Limited Liability Company`라는 계열사를 각각 둔 것으로 나타났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연구소장은 "러시아에 진출한 국내 대기업 해외법인의 경우 향후 미국과 동맹국, 유럽 등이 러시아를 대상으로 고강도 금융·경제 제재 등이 본격 진행되면 공장 가동 중단 등 직접적 경제 타격을 볼 가능성이 크다"며 "장기전으로 접어들 경우 석유와 천연가스 등의 수급이 불안정해져 경제적 손실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