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8일을 시작으로 내일까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세계 3대 IT박람회인 MWC가 열리고 있습니다. 글로벌 신기술의 방향뿐 아니라 빅테크 기업들의 변신 또한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 산업부 신용훈 기자와 알아봅니다. 신기자, 올해 MWC는 어떤 의미가 있습니까?
<기자>
MWC가 3년만에 정상적으로 개최됐다는데 그 의미가 있습니다.
2020년에는 취소됐었고, 2021년에는 6월 말에 열렸었습니다. 당시 기존 개최일자를 넘기면서 어렵사리 열렸지만 주요 글로벌 기업들이 불참하면서 흥행면에서 큰 성과를 거두진 못했습니다.
삼성과 LG전자, SKT, KT 등 우리기업들도 오프라인 전시에 불참했었고요.
때문에 올해 행사는 코로나 이후 지속 됐던 반쪽짜리 행사에서 벗어났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전세계적으로 155개국 1500여개 기업이 참여했고, 우리나라는 삼성전자와 이통3사 포함해 111개 기업이 참가했습니다. 보시는 것처럼 참가 기업 수가 코로나 이전 수준까지는 아니지만 지난해에 비해서는 많이 늘었습니다.
<앵커>
이번 MWC의 핵심 키워드는 무엇인가요?
<기자>
첫번째 키워드는 5G입니다.
MWC의 주제가 `연결성의 촉발` 인데요. 보다 많은 기기를 하나로 연결하고 좀 더 세밀하게 조정할 수 있는 기술들을 선보인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연결성을 위한 핵심 통신 인프라가 바로 5G인 셈이죠
기존의 사물인터넷(IoT)에서 만물인터넷(IoE, Internet of everything)으로 기기간 연결성의 개념이 점차 확장되고 있는 상황에서 5G 기술의 중요성은 여느 때 보다 강조되고 있습니다.
두번째 키워드는 AI입니다.
가전과 모바일 제품에 인공지능 기술이 더해지면서 제품의 경계가 허물어 지고 있기 때문에 5G와 함께 MWC의 핵심 키워드가 되고 있습니다.
<앵커>
사실 5G 기술은 우리나라에선 상용화 된지 꽤 됐는데 이 기술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뭔가요?
<기자>
기기간의 연결성을 확장하는데 반드시 필요한 요소이기 때문입니다.
스마트폰 뿐 아니라 고화질 영상과 대용량 데이터를 전송하는 기기들의 사용이 일상에서 늘고 있고, 노트북이나 TV, 냉장고와 청소기 등 가전을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해주고 제어하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는데 이런 측면에서 빠른 통신 기술은 필수 요소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앵커>
새로운 트렌드에 걸맞은 신기술과 신제품들도 공개가 됐는데 주목할 만한 제품들은 무엇인가요?
<기자>
삼성전자의 신작 노트북 시리즈가 눈에 띄는데요. 이동성과 연결성을 보강한 것이 특징입니다.
일단 5G 이동통신, 와이파이 6E를 연결할 수 있도록 해서 인터넷 연결의 제약을 없앴다는 것이 삼성 측의 설명인데요 6E 와이파이는 기존 와이파이보다 연결 속도를 높인 와이파이를 말합니다. 스마트폰에 비해 단점으로 지적됐던 노트북의 이동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통신 기능을 강화 한 겁니다.
여기에 여러 가지 기기들하고 손쉽게 연동 하고, 다양한 운영체제도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서 노트북의 영역을 확장했다는 평을 받고 있습니다.
그리고 현지 관람객들의 반응이 뜨거웠던 기술로는 VR UAM 체험과 AI 기술을 접목한 로봇, 리얼 댄스 서비스가 있습니다.
SKT가 선보인 VR UAM 체험은 VR기기를 착용하고 기구에 올라타서 가상현실 속에서 도심항공모빌리티를 타보는 것인데 관람객들의 참여도가 높았고요.
또 KT의 AI 로봇과 리얼댄스 서비스 역시 관심이 높았습니다.
특히 리얼댄스 서비스는 인공지능이 사용자의 춤 동작을 감지하고 춤을 제대로 췄는지 분석해 주는 서비스인데 관람객들의 호평을 받았습니다. 자세한 내용 현지 관계자의 말을 통해 들어보시죠.
[남우종 KT 전시담당 : 저희 부스는 5G를 바탕으로 AI로봇 중심으로 설명하고 있고요. 저희 회사가 추구하고 있는 AI빅데이터 클라우드 기술을 융합해서 고객의 삶을 변화시키고 다양한 산업의 융합을 이루고 혁신을 리드하는 디지털 플랫폼으로 성장하는 모습을 테마로 부스를 마련했습니다. 이번에 최초로 공개된 방역로봇이 반응이 좋고요 무엇보다 사람들이 직접 체험할 수 있는 리얼 댄스 같은 AI관련된 기술들에 대해서 집중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앵커>
현장의 목소리 잘 들었습니다. CES때와 달리 MWC에선 중국의 약진이 두드러졌습니다. 아무래도 미중 갈등 여파가 글로벌 가전 행사들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렇게 볼 수 있을까요?
<기자>
CES는 미국에서 열리고, MWC는 스페인에서 열리는데요. 미국에서 열리는 CES와 중국 기업들의 디커플링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중국 기업들이 CES에 쏟을 힘을 MWC에 집중하고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중국 기업인들의 기조 연설 참여도에서도 온도차가 있는데요
CES때는 보기 힘들었던 중국 기업 기조연설 자가 MWC에서는 4명이나 됩니다.
화웨이의 구오핑 회장을 비롯해서 차이나 텔레콤의 루이웬 케, 차이나 모바일 양 지에, 차이나 유니콤의 리에홍 리우 CEO 등 입니다.
기조연설은 모바일과 통신 업계를 이끄는 글로벌 유력 인사들이 화두와 방향성을 제시한다는 측면에서 중요하게 여겨 지고 있는데 두 행사에 참여한 중국 기업인들의 숫자에서도 중국이 어느쪽 행사에 무게를 두고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앵커>
CES에서 볼 수 없었던 중국기업들 이번 MWC에선 단단히 벼른 모양입니다. 우리나라 기업들 겨냥한 플래그십 제품들도 대거 선을 보였지요?
<기자>
화웨이에서 분사한 아너가 플래그십 스마트폰인 매직4 시리즈를 선보였습니다.
고성능 카메라를 장착하고 갤럭시 s22를 경쟁 상대로 삼고 있습니다.
또 아너는 지난달 초부터 자국 시장에서 판매 중인 자사 첫 폴더블폰 `매직V`도 공개했는데요. 이 제품은 책처럼 좌우로 접히는 폴더블폰 이라는 점, 외부에 별도의 디스플레를 배치한 점 등 삼성전자 `갤럭시Z폴드3`와 유사한 점이 많습니다.
그리고 중국 스마트폰 시장 선두인 비보도 첫 폴더블 스마트폰을 이번 행사에서 공개했고, 오포도 이번 행사에 최신 플래그십 스마트폰인 `파인드 X5 프로` 시리즈를 들고 왔습니다.
야간 카메라 기능이나 폴더블 기능 등 갤럭시의 최신 트렌드 기능을 겨냥한 제품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앵커>
글로벌 기업들의 공세와 기술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기술 우위를 점하기 위해 우리나라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할 지 고민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임혜숙 과기부 장관을 비롯해 통신사 CEO들도 행사장을 찾아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한 행보에 나섰는데요. 특히 현장에서 5G가 확대되며 불거진 다양한 통신 이슈들도 주요 현안으로 다뤄졌습니다.
자세한 내용 양현주 기자가 보도합니다.
<양현주 기자>
3년 만에 오프라인 행사로 부활한 MWC.
전 세계 통신사 대표와 관계자들이 한자리에 모인 만큼, 이번 MWC에선 지난 3년간 축적된 이동통신기술과 서비스에 대한 심도깊은 논의가 이뤄졌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게 바로 `망사용 대가`입니다.
이번 행사를 주관하는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는 전시회 개막을 앞두고 이사회를 개최했는데, 넷플릭스, 유튜브 등 글로벌 콘텐츠 제공 사업자의 망 투자 분담 문제가 주요 안건이었습니다.
GSMA 이사회 멤버인 구현모 KT 대표이사는 이사회에서 언급된 구체적인 망 투자 분담 방식에 대해 “정부가 조성한 펀드에 콘텐츠 제공 사업자(CP)들이 투자해, 통신망 구축을 보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습니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 또한 각종 회의에서 이와 비슷한 입장을 발표할 예정입니다.
지난해 국내에서 SK브로드밴드와 넷플릭스의 소송전으로 번진 망 이용료 갈등이 글로벌 무대에도 주요 이슈로 떠오른 겁니다.
통신사들은 5G 활용도가 높아질수록 구글과 넷플릭스 같은 빅테크 기업들의 트래픽 발생량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국내 트래픽 발생 추이를 보면, 지난 5년간 2배 가까이 급증했습니다.
이번 MWC 기간 중 5G 주파수 추가 할당에 대한 논의도 이뤄질 것으로 보입니다.
[구현모 KT 대표이사 : KT 입장에서는 3.7~3.74GHz 대역에 대한 수요를 검토해서 의견을 정부에 드리겠다. 그런 걸 포함해서 정부가 종합적으로 검토해 주셨으면 좋겠다 그런 말씀을 드렸습니다.]
다만 지난달 17일에도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 통신사 CEO들이 만나 주파수 할당 문제에 대해 논의했지만 별다른 해법을 찾지 못한 만큼, 이번에도 결과를 예단하긴 힘든 상황입니다.
한국경제TV 양현주입니다.
<앵커>
디지털 대전환 시대 협업이 필요한 부분은 망사용료 뿐만은 아닐 겁니다. 기업들간 국가각 기술 협력 역시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고 있는데요. 이번 MWC에서도 국가간 기업들간 제휴들이 있었는데 눈 여겨 볼만한 내용은 어떤 것이 있나요?
<기자>
우리나라와 미국, 핀란드 인도네시아 등과의 ICT 분야 협력강화 내용이 눈에 띕니다. 임혜숙 과기정통부 장관, 행사 현장에서 각국 통신부 장관들을 잇따라 만났는데요.
이 자리에서 미국 낙후 지역에 초고속 인터넷 인프라 구축하는 내용이라든지 핀란드에 6G 등 차세대 통신인프라 구축하는 내용, 인도네시아 지하철에 와이파이 구축 방안 등을 논의 했습니다.
그리고 세계이동통신 사업자협회, GSMA와는 메타버스 협력을 위한 MOU를 체결했니다.
<앵커>
디지털 컨버전스 시대 이제는 어느 한 기업이 갖고 있는 기술 만으로는 소비자가 원하는 서비스 새로운 서비스를 창출하기 힘든 시대가 됐습니다. 활발한 협업으로 새로운 세상이 열릴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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