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서 제품 판매를 전면 중단한 애플의 결정이 다른 스마트폰 제조사들에도 비슷한 조치에 나서라는 압박을 줄 수 있다고 CNBC 방송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시장조사업체 CCS인사이트의 수석애널리스트 벤 우드는 CNBC에 애플의 이런 움직임이 삼성과 같은 라이벌 회사들에 "틀림없이 압력을 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우드는 "그들(애플)이 공식 선언했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그들이 이 문제를 앞장서서 이끌고 있다"라고 말했다.
무어인사이트앤드스트래티지의 수석애널리스트 안셸 새그도 애플의 조치로 "다른 회사들이 어쩔 수 없이 따라 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애플은 지난 1일 러시아에서 모든 제품 판매를 중단하고 러시아 외 지역의 앱스토어에서 러시아 관영매체 러시아투데이(RT), 스푸트니크 뉴스를 퇴출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애플의 이런 결정은 상대적으로 러시아 시장에 대한 의존도가 낮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러시아 스마트폰 시장에서 아이폰 점유율은 15% 정도로, 애플은 지난해 러시아에서 3천200만 대의 아이폰을 판매한 것으로 추산된다. 러시아에는 오프라인 애플스토어도 없다.
러시아가 애플의 주요 시장이 아니라는 점을 고려하면 애플의 이번 조치는 회사 실적에 큰 영향을 줄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우드는 "그들의 사업은 너무나 광대해 회복력이 강하다"면서 "애플이 그 정도 매출을 놓치는 것은 경영에 파멸적인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방의 대러시아 제재로 루블화 가치가 하루에만 30% 폭락하고 판매 대금의 국외 송금이 어려워졌다는 점에서 정치적 고려와 무관하게 사업적 판단만으로도 애플이 러시아 영업을 중단하는 게 합리적이라는 평가도 있다.
테크 전문가인 베네딕트 에번스는 애플이 최대 국외시장 중 하나인 중국에서는 정치적 갈등과 무관하게 사업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지적하면서 "그곳에서 매출의 20%가 나오거나 대부분의 제조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원칙대로 행동하는 것은 쉬운 일"이라고 꼬집었다.
반면 애플의 경쟁사 중 일부는 러시아에서 상당히 많은 양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고 우드는 지적했다.
또한 애플을 비롯한 서방 기업들의 `러시아 보이콧` 현상은 화웨이, 샤오미 등 러시아의 우방인 중국 기업들에 반사이익을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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