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미국 등 주요국의 증시가 약세를 이어가면서 해외주식형 펀드의 수익률도 10%에 가까운 손실을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위험회피 심리를 강화하는 와중에 원자재 가격의 급등으로 향후 스태그플레이션(경기 불황 속 물가 상승)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 북미·중국 등 줄줄이 마이너스…`-50%` 러시아 펀드는 환매 중단
6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4일 현재 설정액이 10억원 이상인 해외주식형 펀드들의 연초 이후 평균 수익률은 -9.39%였다. 평균적으로 약 10% 가까이 평가 손실을 보고 있다는 의미다.
지역별로는 북미(-10.93%), 유럽(-10.70%), 중국(-8.25%), 일본(-8.02%) 등 대부분 펀드에서 평균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연초부터 미국 연준의 긴축에 대한 우려가 하방 압력으로 작용하는 가운데 최근에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주요국 증시에 악재가 되고 있다.
올해 각 국가의 대표지수 등락률을 보면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9.18%), 중국 상하이종합지수(-5.28%), 범유럽 지수인 유로스톡스50지수(-17.27%), 일본 닛케이225(-9.75%) 등 줄줄이 하락세다.
전쟁 당사국인 러시아의 대표 지수 RTSI는 41.29% 폭락했다. 러시아는 지난달 28일(현지시간)부터 증시를 열지 않고 있다.
이에 러시아 주식형 펀드의 올해 평균 수익률은 -58.27%로 반토막이 났다.
이외 러시아 주식에 상당 부분 투자하고 있는 신흥유럽 주식형 펀드(-53.37%),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에 투자하는 펀드 등도 큰 손실을 보고 있다.
러시아 주식 거래가 어려워진 자산운용사들은 관련 펀드들의 환매를 연기하고 설정을 중단했다. 최근엔 미래에셋자산운용도 `미래에셋러시아인덱스증권자투자신탁`, `미래에셋동유럽업종대표증권자투자신탁1호` 등 러시아 주식 관련 펀드의 환매를 연기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 "당사 러시아 펀드는 대부분 GDR(주식예탁증서)에 투자하고 있고 해당 증서가 상장된 영국 증시에서는 러시아 종목들이 거래되고 있다"면서도 "러시아 경제 제재로 매매를 담당하는 해외 브로커가 주문을 받지 않아 불가피하게 환매를 연기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반면 브라질주식 펀드(16.55%), 소재 섹터 펀드(10.25%)는 올해 높은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관련 기업의 주가가 강세를 보인 영향으로 풀이된다.
◇ 북미·중국 중심으로 해외주식펀드에 2조6천억원 유입…"테마펀드 관심"
수익률 부진에도 올해 해외주식형 펀드로 자금은 꾸준히 유입되고 있다.
지난 4일 현재 해외주식형 펀드의 설정액은 33조222억원으로 올해 들어 2조6천449억원(재투자분 포함)이 늘었다.
권역별로 보면 북미주식형 펀드에 1조3천43억원이 유입됐다. 코로나19 이후 미국 주식이 국내 투자자의 최선호 투자처로 떠오른 가운데 올해도 자금 유입이 이어지는 모습이다.
중국주식형 펀드의 설정액도 올해 9천706억원이 증가했다. 전기차·2차전지 등 성장성 있는 테마로 자금이 유입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TIGER 차이나전기차 SOLACTIVE` 등 세부 업종이나 테마 펀드의 순자산이 빠르게 늘고 있다"며 "중국 주식의 `저평가` 얘기가 나오는 가운데 투자자들이 성장성 있는 섹터에 관심을 보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위험선호 약화…"스태그플레이션 우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계속되면서 주요국 증시는 관련 뉴스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자포리자 원전을 장악했다는 소식에 지난 4일(현지시간) 나스닥지수(-1.66%)와 유로스톡스50지수(-4.96%)가 하락하는 등 위험회피 심리가 커지고 있다.
원자재 가격 상승도 부담이다. 유가뿐만 아니라 밀·옥수수의 가격 등도 급등하면서 스태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까지 번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통화정책 `정상화`에 돌입한다. 오는 15일(현지시간)부터 이틀간 진행되는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릴 것이 유력하다.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경기 둔화 국면에서 국제유가 급등은 당연히 큰 부담"이라며 "단기간에 유가 안정이라는 성과가 나오지 못한다면 스태그플레이션을 피하기 어려워지는 방향에 있다는 점을 고려해 대응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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