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8일(현지시간) 초고성능 컴퓨터 칩인 `M1 울트라`와 이를 탑재한 고성능 PC `맥 스튜디오`를 공개했다.
애플은 이날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의 본사 애플파크에서 온라인으로 스트리밍한 `스페셜 이벤트`에서 이들 제품을 선보였다.
M1 울트라는 애플이 선보여 반도체·컴퓨터 업계를 놀라게 한 고성능·고효율의 노트북·PC용 시스템온칩(SoC·여러 기능을 가진 시스템을 하나의 칩에 구현한 기술집약적 반도체) M1의 최신작이자 최상위 제품이다.
아이폰·아이패드에 들어가는 칩을 독자적으로 설계해오던 애플은 2020년 11월 M1을 공개했는데, 인텔·AMD 등 기존의 중앙처리장치(CPU) 기업들이 내놓던 제품보다 우수한 성능에 높은 전력 효율을 갖춰 `혁신적`이란 평가를 받았다.
M1 울트라는 지금까지 애플이 공개한 M1 제품 중 최상위 라인업이었던 M1 맥스 칩 2개를 애플의 고유한 패키징 아키텍처인 울트라퓨전 방식으로 이어붙여 만들었다. M1 맥스의 2배인 20코어 CPU, 64코어 그래픽처리장치(GPU), 32코어 뉴럴엔진에 최대 128GB의 고대역폭 저지연성 통합 메모리를 갖췄다.
탑재된 트랜지스터가 1천140억개로, 지금까지 출시된 PC용 칩 중 가장 많다. M1과 견주면 7배에 달한다.
통상적인 칩 연결은 메인보드를 통해 연결하는 식으로 이뤄지는데 이러면 지연 시간 증대, 대역폭 감소, 전력 소비 증가 등의 손실이 뒤따른다.
애플이 그 대신 적용한 울트라퓨전은 1만개 이상의 신호를 넘나들며 칩을 연결하는 실리콘 인터포저를 활용해 초당 2.5TB(테라바이트)의 저지연성 프로세서 간 대역폭을 확보했다.
이렇게 하면 2개의 칩이 하나의 칩으로 작동하고 소프트웨어도 M1 울트라를 하나의 칩으로 인식해 성능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다고 애플은 설명했다.
애플의 조니 스루지 하드웨어 기술 담당 수석부사장은 "M1 울트라는 애플실리콘(애플의 반도체 브랜드)의 또 다른 게임체인저로 PC 업계에 다시 한번 충격을 안겨줄 것"이라며 "M1 울트라는 M1 제품군의 마지막 자리를 채워주는 제품이자, PC용 칩으로는 지금껏 가장 강력하고 능력 있는 칩"이라고 밝혔다.
그 결과 경쟁 칩보다 전력은 덜 소모하면서 강력한 성능을 낸다는 게 애플의 설명이다. 같은 전력을 쓸 경우 가장 빠른 16코어 PC용 칩보다 90 높은 성능을 내고, 경쟁 PC용 칩의 최대 성능과 동일한 성능을 발휘할 때는 100와트(W) 적은 전력을 쓴다.
또 현존 최고 PC GPU보다도 더 빠른 성능을 200와트 절감된 전력으로 발휘한다.
애플은 이날 또 이 강력한 칩을 탑재한 데스크톱 PC 맥 스튜디오도 공개했다. 고도의 시뮬레이션을 수행하는 과학자나 디자이너, 음향 엔지니어, 사진·영상 엔지니어 등이 꿈꿔오던 작업 스튜디오를 현실로 만들어줄 제품이라고 애플은 소개했다.
M1 맥스 또는 M1 울트라 칩을 탑재한 맥 스튜디오는 알루미늄 재질에 길이 19.7㎝, 높이 9.5㎝의 네모난 상자처럼 생긴 조그만 PC지만 성능은 막강하다.
애플은 "맥 스튜디오를 사용하면 사용자는 대규모 3D(3차원) 환경 렌더링, 18개의 프로레스(ProRes) 동영상 스트림 재생 등 어떤 데스크톱으로도 불가능한 작업을 수행할 수 있다"고 밝혔다.
외부기기와의 연결성도 크게 높였다. 뒷면에 4개의 선더볼트 4 포트, 1개의 10Gb 이더넷 포트, 2개의 USB-A 포트, 1개의 HDMI 포트, 프로 오디오 잭이 들어가고, 앞면에도 2개의 USB-C 포트, SD 카드 슬롯을 넣었다.
애플은 이날 맥 스튜디오와 연결해 쓸 수 있는 프리미엄 모니터 `스튜디오 디스플레이`도 내놨다. 27인치 5K 레티나 디스플레이의 이 모니터는 1천470만개 화소, 10억개 이상의 색상 지원 등으로 생생한 이미지를 구현한다고 한다.
맥 스튜디오의 가격은 269만원부터, 스튜디오 디스플레이는 209만원부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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