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대 대통령선거 투표가 끝난 9일 저녁 서울 지역 개표소에 속속 투표함이 도착해 개표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출구조사 결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초박빙 접전을 벌인 가운데 일부 개표소에서는 투표함 도착 시간을 두고 항의하던 개표참관인이 경찰에 끌려 나오고, 사전 투표함 개표 과정에서 부정행위를 발견했다는 개표참관인들의 항의도 발생하는 등 소동이 잇따랐다.
개표참관인들은 투표함이 도착하는 과정과 봉인 상태를 휴대전화로 촬영하는 등 꼼꼼하게 점검했다. 사전투표 당시 불거진 허술한 확진·격리자 투표 관리 문제에 더해 초접전 출구조사 결과 소식이 전해지면서 개표참관인들은 날카로운 눈길로 개표 과정을 지켜봤다.
서울 중구구민회관에 마련된 개표소에는 이날 오후 7시 46분께부터 필동 제2 투표소 투표함을 시작으로 1분 간격으로 총 3개의 투표함이 도착했다.
이를 두고 새누리당 개표참관인이 "투표가 오후 7시 30분에 끝났는데 어떻게 15분 만에 투표함 3개가 동시에 도착하느냐"고 큰소리로 항의했다.
선거관리위원회 측에서 해당 투표함이 도착하는 과정에 문제가 없다고 거듭 해명했으나 그는 1시간 가까이 항의를 이어가다 퇴거 명령을 받고 경찰에 끌려 나갔다. 개표 작업은 오후 8시 51분께 비로소 시작됐다.
세종대 광개토관 개표소와 마포구민체육센터, 영등포 다목적 배드민턴 체육관, 명지전문대학 체육관, 서울대 체육관, 동대문구체육관 개표소에서도 개표참관인들의 감시하에 개표 작업은 다소 긴장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개표사무원들은 투표함을 열어 투표용지를 책상 위에 쏟아내고 본격적인 개표 작업을 시작했다.
명지전문대학 체육관 개표소에서는 사전투표함을 열고 개표 작업을 하던 중 일반 참관인이 "왜 사전투표함 안에서 확진자 투표용지가 나오느냐"며 마스크를 벗고 소리를 지르며 항의해 선관위 직원이 관련 규정상 문제가 없다는 것을 설명하고 직접 보여주며 해명하는 등 팽팽한 긴장감이 맴돌았다.
세종대 광개토관 개표소에서도 오후 8시 59분께 사전투표함에서 봉투에 담지 않은 투표지가 일부 발견되면서 참관인들이 항의하는 일이 발생했다. 선관위 측은 사전 투표자가 투표지를 그대로 사전투표함에 넣은 것이 발견된 것이라며 규정에 따라 해당 위원회에 팩스로 보내겠다고 설명했다.
오후 9시 10분께 마곡실내배드민턴장 개표소에서는 사전투표함 관리인 서명 필체가 다르다며 개표참관인이 "선관위가 부정을 묵인한다"고 고성을 치기도 했다. 선관위 측은 개표를 진행하되 투표 봉인지를 보관하기로 했다.
개표참관인들이 꼼꼼히 확인하는 과정을 거치느라 투표함이 개표소로 들어가는 시간이 지연되기도 했다.
마곡실내배드민턴장 개표소에서는 투표함 접수가 늦어지면서 오후 8시 40분께도 접수대 앞에 20m가량 대기 줄이 늘어섰다.
투표함을 들고 온 한 참관인은 "확진자 투표까지 기다리느라 저녁도 먹지 못했다"면서 "선거를 한두 번 하는 것도 아닌데 투표함 접수에 왜 이렇게 시간이 오래 걸리느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곳곳에서 소동이 있었으나 대다수 개표소에서는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에서 개표 작업이 진행됐다.
개표참관인으로 나선 신미경(46) 씨는 "이번 대선은 역대 최대 관심을 받는 대선인 것 같다"면서 "중요한 역사의 현장에 와 있는 것 같아 책임감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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