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한 인플레 악재···그래도 미 증시 덜 흔들린 이유는 [글로벌마켓 A/S]

신인규 기자

입력 2022-03-11 08:54   수정 2022-03-11 09:02

    <앵커>
    미국 현지에 나가 있는 특파원 연결되어 있습니다. 신인규 기자, 오늘 시장 흐름에서 가장 특징적인 부분부터 짚어주시죠.

    <기자>
    어제 기록적인 상승폭을 보여준 미국 증시가 오늘은 하락 마감했습니다. 장 초반 시장에는 악재로 분류할 수 있는 뉴스가 많이 나왔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평화 회담이 결실을 맺지 못했고, 월가가 2월에도 여전히 높은 인플레이션 지표를 확인했지만 뉴욕증시 3대 지수는 장 막판으로 향하면서 그래도 낙폭을 조금 줄이는 흐름이 나왔습니다. 유가는 어제에 이어 하락세를 보이며 서부텍사스산중질유 WTI 기준 전날보다 2.2% 가량 떨어진 배럴당 106달러 선에서 움직이고 있고요. 10년물 미 국채 수익률은 다시 연 2% 선을 넘어섰습니다.

    <앵커>
    오늘 미국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발표됐는데요. 다음 주 열릴 3월 FOMC에 영향을 주는 지표가 되는 만큼 이번 결과에 대한 미 현지 반응이 궁금한데요?

    <기자>
    최근에 인플레이션 지표가 나올 때마다 붙는 문구가 있습니다. 40여년만의 최고치를 경신했다는 건데 이번에도 그렇습니다. 2월 CPI 상승률이 7.9%로 집계됐죠. 시장 예상치과 아주 크게 다르지는 않지만 그래도 조금 더 높은 수준입니다. 월간 상승률도 0.7%로 예상됐던 컨센서스를 웃돈 0.8%를 기록했고. 식품가격 상승률은 코로나 시대 초기인 2020년 4월 이후 가장 높습니다. 근원 CPI는 시장의 예상과 부합하는 수준이었고요.월가에서는 이번 CPI에 대해 이미 시장이 인플레이션을 반영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는 시각이 나옵니다. 이트레이드의 마이크 로웬가르트는 "인플레이션이 높은 것은 맞지만 이번 보고서가 놀랄 만큼은 아니다"라고 진단하기도 했고요.

    문제는 좀처럼 잡히지 않는 인플레이션 속도입니다. 다음달이면 미국 상장기업들이 올해 1분기 실적 발표를 시작하는데, 비용 증가와 같은 악재로 그동안 미국 시장을 지탱해왔던 기업 실적들이 예상보다 저조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리서치 회사인 어닝스카우트의 닉 라이히 CEO는 2분기 기업 실적들의 성장이 거의 없을 것으로 분석했고, 3분기와 4분기도 하락할 수 있다고 봤습니다. 리퍼니티브 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S&P 500 지수 편입종목들의 이익 성장률이 8% 수준인데, 이는 지난해 성장률인 52%와 비교하면 상당히 낮은 수준입니다. 시장이 궁금해하는 부분은 이제 높은 인플레 그 자체가 아니라 기업이 인플레에 얼마나 흔들렸을까 하는 점일 겁니다. 소비 여력이 뒷받침된다면 인플레이션이 매출 상승에 기여할 수도 있다는 점을 지난해에 투자자들이 이미 학습했기 때문입니다.

    <앵커>
    다음 주는 앞서 말씀드린대로 3월 FOMC가 예정되어 있는데요. 세부 일정과 함께, 추가적으로 투자자들이 눈여겨봐야할 이슈와 이벤트까지 말씀해주시죠.

    <기자>
    이번 FOMC는 오히려 나올 내용들이 명확하다는 이야기가 월가에서 나옵니다. 기준금리 0.25% 인상이 거의 확실시되고 있고요. 다음 주의 시장 분위기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FOMC 기자회견이 어떤 톤으로 메시지를 던지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지난 1월 FOMC의 경우 성명문 자체는 큰 내용이 없었지만 기자회견 질의응답 과정에서 자산시장이 타격을 받더라도 실물경제와 인플레 관리에 주력하겠다는 메시지를 던지면서 시장이 출렁인 것을 상기할 필요가 있고요. 15일에 나올 생산자물가지수 상승률이 시장 예상대로 8% 아래로 내려갈 수 있을 지도 또 하나의 살펴볼 부분입니다.

    지금까지 뉴욕에서 한국경제TV 신인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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