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군 진격 가속…키이우 도심 25㎞ 앞까지 접근

입력 2022-03-12 17:34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키예프)를 향해 진격 속도를 다시 높이고 있다.

12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영국 국방부는 대규모 러시아 지상군이 서북쪽에서 키이우 도심과 약 25㎞ 떨어진 지점까지 접근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AP통신은 키이우 동북쪽에서도 러시아군이 도심을 향해 일부 전진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미국 국방부 당국자의 발언을 인용해 보도했다.

러시아군은 지난달 24일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 수도 키이우를 향해 진격을 시도했으나 최근까지 거의 정체된 모습을 노출해왔다.

서방 군사정보 당국은 러시아군이 애초 예상하지 못한 수준으로 우크라이나군의 거센 저항을 받으면서 보급에 문제가 생겨 진군에 차질을 빚었다고 분석했다.

특히 키예브 서북쪽에서는 러시아군의 차량행렬이 무려 64㎞나 이어진 채 최근까지도 정체된 것으로 관측되기도 했다.

이들 병력은 최근 주변에 분산 재배치된 것으로 파악됐다.

미국 민간 위성업체 맥사는 자주포, 탱크, 수송 트럭 등으로 이뤄진 행렬이 인근 마을과 숲으로 흩어진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키이우 북서쪽 안토노프 공항 주변에서는 러시아군 기갑부대가 움직이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이 같은 일련의 움직임을 두고 러시아군의 포위 작전이 임박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AP통신은 후방 전투부대를 전방으로 재배치하는 등 집중 공격의 채비를 갖추고 있다고 보도했다.

영국 국방부는 러시아 지상군 병력이 다시 키이우 근처에 집결하고 있으며, 키이우 총공세 작전을 재개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러시아군은 키이우 외에도 우크라이나 주요 도시들에 공세를 높이고 있다.

영국 국방부는 서북부 체르니히우, 동북부 하르키우(하리코프), 수미, 동남부 마리우폴 등이 러시아군에 포위된 채 격렬한 포 공격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하루키우에서는 민간 주거 건물에 대한 포 공격으로 5명이 사망했다고 우크라이나 응급서비스국은 밝혔다. 사망자 중에는 어린이 2명도 포함됐다.

러시아군이 하루키우의 진출입을 차단한 가운데, 민간인 대피를 위한 인도주의 통로 확보를 위한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마리우폴에서는 침공 12일째까지 사망자 수가 1천600명에 육박하고 있다.

특히 포격이 계속되면서 집단 매장을 위한 매장지 조성 작업도 중지됐다. 마리우폴 시장은 "사망자들이 땅에 묻히지도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AP통신은 마리우폴에 대한 포격이 계속되고 있어 시민들의 피란이 불가능한 상태이며, 식량·식수 보급도 차단돼 인도주의 위기가 지속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통신은 러시아 공군, 포격부대가 우크라이나 서부 도시 루츠크와 이바노프란키우스크에 대한 공습도 벌이고 있다고 영국 국방부를 인용해 보도했다.

AP통신은 러시아가 과거 시리아, 체첸 등을 공격하면서 압도적인 물량으로 인구 밀집 지역을 집중 폭격해 상대의 무장 저항 세력을 무력화하는 전략을 활용했다는 점을 주목했다.

그러면서 러시아가 실제로 같은 방식으로 이미 마리우폴을 포위해 공격하고 있으며 키이우와 다른 도시에도 이 같은 전술이 사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ddehg@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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