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 260만원…러, 용병단에 전과·채무자 모집"

입력 2022-03-12 18:30   수정 2022-03-12 20:34


러시아가 자국에서 사회적으로 취약할 수 있는 이들에게 집중적으로 접근해 우크라이나에서 싸울 용병들을 모집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12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은 러시아가 용병 모집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적극적으로 이용했다는 전·현직 용병들의 설명을 전했다.

한 현직 용병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 몇 주 전 러시아의 비밀 사병조직 `와그너 그룹`의 퇴역 용병 상당수가 SNS인 텔레그램의 특정 단체로부터 연락을 받았다고 증언했다.

단체가 보낸 메시지는 돼지고기로 만든 우크라이나 전통요리인 `살로`(Salo)를 맛보자며 `우크라이나 소풍`에 초대한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전과가 있거나 채무가 많은 이들 등 사회에서 취약할 수 있는 이들을 겨냥해 지원을 호소했다고 BBC는 전했다.

러시아가 점령한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이나 크림반도에서 온 사람들을 진심으로 초대한다는 말도 있었다. 이렇게 모집된 용병은 현재 러시아군 정보기관인 총정찰국(GRU)의 장교 지휘 아래 신병들이 부대별로 배치되고 있다고 전했다.

BBC는 최근 용병 지원요건이 완화됐다고도 보도했다.

한 용병은 "아무나 모집하고 있다"며 새로 들어오는 용병들의 전문성이 더 낮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은 침공 초기 며칠간 우크라이나 제2 도시 하르키우(하리코프)에서 임무를 수행한 뒤 귀국했다고 증언했다. 월급은 2천100달러(약 260만원)이었다고 한다.

새로운 부대는 와그너로 불리지 않고 `더 호크스`(The Hawk·매) 같은 새로운 명칭이 붙었다고도 말했다.

미 애리조나주립대학의 캔디스 론도 러시아·유라시아·동유럽학 교수는 이런 움직임이 악화한 와그너 평판에서 벗어나려는 시도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와그너 부대는 그간 시리아와 리비아 등 분쟁지역에 투입돼 인권 유린과 전쟁 범죄를 저질렀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미국 안보 싱크탱크인 수판센터의 선임연구원인 제이슨 블레이자키스는 러시아가 대중의 지지를 얻으려고 용병을 쓴다고 분석했다.

그는 "용병들은 총알받이처럼 사용되기 때문에 러시아 정부에서 전사자 통계를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BBC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고전하면서 전환전 마련을 위해 애쓰고 있다는 점도 용병 모집의 배경으로 주목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자원자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하라는 지시를 전날 내렸다.

BBC는 미국 관리들을 인용해 여기에는 시가전에 능숙한 시리아 전투원들이 포함될 것이라고 전했다.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은 중동 출신 1만6천명을 포함해 많은 자원자가 도울 준비가 돼 있다고도 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ddehg@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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