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제와 증시, 기업에 대해 깊이 있게 분석하는 `GO WEST` 시간입니다.
글로벌콘텐츠부 오민지 기자와 함께 하겠습니다.
오 기자, 오늘은 어떤 소식 전해주시나요?
<기자>
오늘은 일명 ‘피자 나눠먹기’라고도 불리는 주식 분할에 대해서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국내에서는 액면분할이라고도 하지만 미국 증시에서는 액면가가 없거나 무의미한 수준이기 때문에 시장가로 분할합니다.
그래서 주식분할이 맞는 표현입니다.
그러면 최근에 주식 분할을 결정했다고 밝힌 아마존에 대해서 먼저 짚어보겠습니다.
아마존 주가 한번 볼까요?
지난 한 달 동안 아마존의 주가 흐름인데요.
보시면 3월 8일 2,700달러로 주가가 상당히 빠진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앵커>
아마존이 작년만해도 굉장히 잘 나가지 않았나요?
<기자>
네 그렇죠. 코로나 이후로 언택트주가 주목받으면서 아마존 주가도 많이 상승했습니다.
1년 동안의 흐름을 보면 지난해 7월 3,700선을 넘어서기도 했는데요.
그때와 비교하면 1,000달러나 떨어진 시점이죠.
그래서 아마존이 꺼내든 카드가 주식 분할입니다.
사실 아시다시피 원칙적으로 주식 분할만으로 주가를 부양하기는 어렵습니다.
피자 하나를 6조각으로 나눠먹든, 8조각으로 나눠 먹든 피자 한 판이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앵커>
그럼 이번 아마존의 주식분할 결정은 어떻게 봐야할까요?
<기자>
유동성의 측면에서 보실 필요가 있습니다.
제가 재밌게 비유를 들어보자면 투자자들은 뷔페의 고객, 상장 기업들의 주식은 뷔페의 음식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사람들은 먹을 수 있는 양이 정해져 있기 마련인데요.
이때 피자 조각의 크기가 너무 크다면 피자를 선택하기 부담스러울 수 있겠죠?
다른 음식도 먹고 싶은데 피자만 먹고도 배가 불러버릴 수 있기 때문이죠.
주식도 마찬가지입니다.
투자자마다 주어진 투자 가능 자산이 있는데 아마존 주식의 주당 가격이 너무 비쌀 경우에는 선뜻 투자하기 꺼려질 수 있다는 겁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더 쉽게 주식을 사고 팔 수 있도록 주당 가격을 낮춰버리는 거죠.
이번에 아마존은 20대 1로 주식을 분할한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투자자들이 아마존 주식 거래를 원활하게 할 수 있게 하는 효과가 있는 거네요.
<기자>
네 거래 유동성은 주식 분할로 높이고 아마존은 동시에 자사주를 매입한다고 밝혔습다.
보통주 100억 달러, 한화로는 약 12조원 규모를 매입한다고 밝혔는데요.
시가총액 전체의 0.7% 수준으로 규모가 큰 편은 아닙니다.
다만 그동안 아마존의 행보를 보면 신사업 투자에 집중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아마존의 주주환원정책은 보기 힘든 기조였습니다.
이번 주식 분할은 닷컴버블 이후 20년만, 자사주 매입은 2012년 이후 10년 만의 일입니다.
그래서 이번에 주주환원정책의 일환으로 자사주 매입을 결정한 것이 주주들에게는 긍정적인 시그널로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9일 장 마감 이후 아마존이 주식 분할과 자사주 매입 결정을 발표하면서 다음날인 10일에 아마존의 주가는 5.41% 상승했습니다.
<앵커>
이런 주주환원정책이 최근에 좀 많이 보이는 것 같아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최근에 빅테크 기업을 중심으로 미국 증시에서 주식분할이 눈에 띄었습니다.
2020년으로 거슬러 올라가보면 애플과 테슬라가 각각 4대 1, 5대 1로 분할했습니다.
2021년에는 엔비디아가 주식을 4대 1로 쪼갰고요.
올들어서는 2월에 구글이 알파벳 주식을 20대 1로 주식분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해당 기업들은 주식분할 계획을 발표한 뒤 모두 주가가 급상승했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에 따르면 역사적으로 주식분할 이후 3개월 동안 주가는 평균적으로 7.8% 상승했다고 합니다.
<앵커>
그러면 이번 아마존의 주주환원정책도 투자에 긍정적인 신호로 보면 되나요?
<기자>
일단 주가 부양에 대한 의지가 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으로 볼 수 있겠습니다만 이것만으로 확실하게 주가 상승을 내다보기는 어렵습니다.
이번 아마존 주식분할, 자사주 매입과 관련해서 KB증권의 리포트 함께 보시죠.
김세환 KB증권 연구원은 자사주매입과 주식분할이 가장 확실한 주가 부양책이라고 평가하면서도 동시에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는데요.
아마존이 주주 환원으로 주가를 지지하면서도 새로운 성장을 도모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강조한 건데요.
실제로 애플의 경우로 웨어러블, 애플워치 등 새로운 성장을 준비해서 시너지를 키웠다고 언급했습니다.
자사주매입이 일반적으로 성장 둔화, ROE 하락의 시그널 이후에 이루어지기 때문입니다.
성장 둔화 상황에서 자사주 매입으로 주가를 지지해줄 시간을 벌면서도 클라우드 등 새로운 성장 모델로 주가 상승을 노려야 한다는 거죠.
<앵커>
아마존의 주식 분할 발표로 아마존이 다우 지수에 편입될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데요. 어떤가요?
<기자>
네 맞습니다. 다우지수는 미국 대표 기업 30곳의 주가에 가중치를 두고 산정하는 방식입니다.
주가가 기준이다보니 주가가 너무 높은 기업은 편입하지 않는데요.
3월 10일 종가 기준 아마존의 주가는 2,935.35달러로 주당 가격이 높은 편입니다.
이후 예정대로 아마존이 6월 6일에 주식분할을 하게 되면 145달러 수준으로 내려오게 됩니다.
미국의 웰스파고는 아마존의 다우지수 편입 가능성을 높이 점치면서 아마존에 대한 투자의견은 ‘매수’ 목표주가는 4,250달러를 제시했습니다.
다우지수에 편입되고 나면 다우 관련 펀드 등 패시브 자금 유입을 기대할 수 있는 부분도 긍정적으로 작용했습니다.
<앵커>
앞서 살펴본 기업들이 주식분할 이후 긍정적인 주가 흐름을 보였다면 다음 주자는 누구일지도 궁금한데요.
<기자>
네 뱅크오브아메리카가 전망한 다음 주식분할 주자 후보들입니다.
부킹 홀딩스, 오토존, 치폴레, 테슬라, 블랙록, 오레일리 오토모티브가 후보로 올라있습니다.
보시면 부킹 홀딩스의 주가는 2000달러가 넘고 다른 기업들 역시 모두 주당 가격이 500달러를 넘어서고 있습니다.
주가가 높다보니 앞선 사례처럼 주당 가격을 낮춰서 유동성을 키우려는 기업이 나올 수 있다는 거죠.
<앵커>
테슬라가 리스트에 있다는 점이 눈에 띄네요.
테슬라도 주식분할하고 자사주 매입을 선택할 가능성이 있나요?
<기자>
주당 가격이 높은 편이라는 점에서는 주식분할 후보로도 전망되고 있지만 아마존이나 애플 등 앞선 경우와 같이 자사주를 매입할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김세환 KB증권 연구원은 테슬라의 경우 자사주 매입 등의 주주 환원을 기대하기에는 시기상조라고 말하기도 했는데요.
앞서 살펴본 빅테크 기업들이 주주환원정책을 결정한 이유가 성장 둔화였다는 점을 이유로 꼽았습니다.
애플도 2011년 아이폰 매출 성장률이 81%를 찍고 이후 12년에는 50%, 13년에는 13%로 둔화하면서 자사주 매입을 시작했고요.
알파벳과 페이스북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반면 테슬라는 2018년 이후 ROE 성장세를 계속 보여주고 있고 시장 컨센서스 부담도 적어서 자사주 매입을 무리하게 진행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앵커>
네 오늘 주식분할과 자사주 매입으로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한 아마존, 그리고 후보 기업들까지 살펴봤습니다.
잘 들었습니다, 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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