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발사체, 엔진 이상에 폭발 추정…추가 도발 주시

입력 2022-03-16 15:42  


북한이 16일 발사한 탄도미사일이 상승 단계에서 공중폭발한 것은 엔진계통 이상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제기된 가운데, 태양절(4월 15일·김일성 주석 생일)을 앞두고 이른바 `과업 달성`을 위해 조만간 추가 발사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는 전문가들의 전망이 나왔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군 당국은 북한이 이날 오전 9시 30분께 평양 순안비행장에서 쏜 탄도미사일이 발사 직후인 고도 20㎞ 이하에서 폭발한 것으로 판단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초기 단계에서 폭발해 탐지된 제원이 제한적이지만, 군 당국은 발사 장소가 북한이 지난달 27일과 이달 5일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화성-17형` 성능시험을 했던 순안비행장 일대여서 이번에도 ICBM 시험발사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분석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실패는 2016∼2017년 다수의 무수단 중거리탄도미사일이 공중 폭발 등으로 사라진 이후 처음으로 파악된다.

전문가들은 이번 폭발이 초기 단계에서 발생한 점 등을 근거로 엔진 계통 문제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화성-17형은 3단으로 구성됐는데, 1단에는 액체연료를 쓰는 백두산 트윈 엔진 2세트를 클러스터링(결합)해 제작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발사 직후 상승 단계에서 가속을 위해 막대한 추력이 필요한데, 엔진에 문제가 생겼다면 필요한 추력이 충분히 나오지 않아 그 여파로 엔진 내 `불균형`이 생기면서 폭발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액체연료 엔진이어서 연료 누수 등으로 인한 폭발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미 군과 정보당국도 미사일의 세부 제원과 폭발 원인을 규명 중이지만, 워낙 초기에 폭발해 북한조차도 정확한 원인 분석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있다.

북한이 당분간 실패 원인 파악에 주력하며 보완에 나설 수도 있지만, 이보다는 서둘러 추가 시험에 나설 가능성이 더 커 보인다.

북한은 내달 태양절 110주년을 앞두고 자신들이 계획한 국방분야 목표 달성에 속도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찰위성`으로 가장해 장거리 로켓을 쏘거나 신형 ICBM 개발 완성을 위한 시험발사가 당분간 잇따를 것으로 우려된다.

북한의 무력시위가 이어진다면 한미 대응도 더욱 강경해질 것으로 보인다.

미군은 이미 공중과 지상에서 실시된 훈련을 동시에 공개하며 대북 경고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미국 태평양함대 사령부는 전날 홈페이지를 통해 인도·태평양사령부가 국제 공역에서 에이브러햄 링컨 항모의 4세대 및 5세대 함재기와 이 지역에 배치된 미 공군 항공기가 서해를 비행했다며 "필리핀해의 에이브러햄 링컨함에서 F-35C 스텔스기가 출격해 서해까지 장거리 시위 비행을 했다"고 공개했다.

사령부는 특히 "북한의 ICBM 발사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여러 결의와 북한이 국제사회에 한 약속을 뻔뻔하게 위반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지역 및 국제사회에 위협을 가하는 것"이라며 "미국과 동맹국들의 안보를 확보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계속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같은 날 주한 미8군도 패트리엇 미사일의 전개 및 재배치 훈련 내용을 비교적 상세히 공개하며 북한의 잇단 미사일 발사 등에 따라 패트리엇 미사일 운용 부대에서 실시하는 검증 훈련의 강도를 강화했다고 밝힌 바 있다.

육군 미사일사령부는 강릉 등 강원도 일대에서 북한의 미사일 추가 발사에 대응하는 성격의 미사일 시험발사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사일사령부는 현무 시리즈 등 군의 최신예 탄도·순항미사일을 운용하는 부대다.

아울러 공군과 해군도 각각 주요 전력을 동원한 공중·해상 무력시위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ddehg@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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