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엠엔터테인먼트가 이달 말 주총을 앞두고 예고없이 주주들을 찾아가 의결권을 넘기라고 요구하면서 주주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습니다.
별다른 설명 없이 위임장에 서명을 요구하거나 본인이 아닌 가족 동의, 또는 녹취를 통해 위임을 요구하는 등 정당하지 않은 방법으로 의결권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SM엔터테인먼트에 대체 무슨일이 생긴건 지 지수희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기자>
한 주식 종목 게시판입니다.
에스엠엔터테인먼트 주주라고 밝힌 작성자는 에스엠에서 무작정 집에 찾아와 위임장에 서명하라고 해 돌려보냈지만 이후 에스엠이 동의없이 배우자에게 주식보유 사실을 알려줘 곤란한 상황이 됐다고 말합니다.
이 주주는 배우자와 주식투자를 안하기로 약속했는데 에스엠 때문에 주식 투자자금이 들통나 이혼위기에 처했다고 토로합니다.
예고 없이 찾아와 주주를 놀래키는 일은 게시판에 올라온 것만 해도 한 두 건이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에스엠이 주총을 앞두고 이렇게 의결권 모집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에스엠 지분 0.91%를 갖고 있는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이 회사의 의견에 반하는 감사선임을 요구하고 나섰기 때문입니다.
이 감사선임 건은 오는 31일 주총에서 처리될 예정인데 에스엠은 이 안건을 철회시키키 위해 반대의견을 제시해줄 주주 찾기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입니다.
문제는 이 과정(의결권 대리인 권유)에서 정당하지 않은 절차가 다수 발견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에스엠엔터테인먼트 주주 : 토요일 아침 일찍 9시쯤 방문을 하더라고요. (연락을 했나요?) 아니요. 연락을 따로 받지는 않았어요. 저희 아이 두 명하고 저하고 주주로 올라가 있는데 위임장 세 개를 다 갖고 왔더라고요. 아이는 미성년 아이도 있고, 성년 자녀도 있는데 어찌됐던 본인 확인을 하고 (위임을) 받아야 하는데 저한테 조차도 신분증(확인)이나 이런 것도 없이...]
방문이 어렵게 되면 녹취로 동의를 받으려는 시도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같은 일은 모두 위법입니다.
현행 상법에 따르면 의결권 대리인은 위임자의 본인 확인이 가능한 위임장 원본을 제출해야 주총장에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습니다.
[금감원 관계자 : 가족은 당사자가 아니니까 가족한테 받아가는 건 유효하다고 보여지지 않고요. 정당하지 않은 절차는 의결권 대리를 했다고 볼 수 없기 때문에 의결권 위임이 안된다고 봐야하는거죠. ]
문제는 이런 위법 행위를 주주가 직접 밝혀야 한다는 점입니다.
[금감원 관계자 : 따로 회사측에 정황을 얘기를 해서 어필을 해야겠죠. 위임이 된게 아니다..그 요건을 안갖춰서 했을 경우는 별도의 벌칙이 있는 건 아니기 때문에.. (금감원은) 정당한 절차를 안내하고 위반된 게 있으면 시정하도록 하고 있죠.]
현재로서는 위법한 절차로 위임장을 받아갔다 해도 주주가 직접 반론을 제기하지 않으면 의결권 위임이 인정될 수 밖에 없어 결국 이번 주총장에서 불완전한 의결권들이 행사될 것으로 보여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지수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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