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배터리'가 온다...전고체 배터리 개발 박차

임원식 기자

입력 2022-03-18 19:11   수정 2022-03-18 19:11

    <앵커>

    막강한 기술력으로 우리나라의 미래 먹거리로 꼽히는 배터리 산업.

    하지만 주가는 몇 달째 내리막길을 걸으며 예전 위용을 점점 잃어가는 모습니다.

    오늘 이슈 분석, 답보 상태에 있는 국내 배터리업계를 진단해 봅니다.

    먼저, 신재근 기자가 주요 배터리 기업들의 주가를 살펴봤습니다.

    <기자>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전기차 배터리 3사의 주가 흐름인데요.

    모두 1월 중순 이후 주가가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고 지난해 고점 당시와 비교해선 반 토막이 난 상태입니다.

    이들 3사에 배터리 소재를 납품하는 회사들의 주가 흐름도 비슷합니다.

    포스코케미칼과 SK아이이테크놀로지 등 배터리 소재 기업들도 적게는 30%, 많게는 50% 넘게 조정을 받았습니다.

    주가가 조정을 받은 이유로는 크게 세 가지를 꼽을 수 있습니다.

    차량용 반도체 부족으로 차량 생산이 차질을 빚자 배터리 수요 역시 줄어들었고, 중국이 LFP(리튬·인산·철) 배터리를 앞세워 시장 점유율을 확대한 영항이란 건데요.

    또 우크라이나 사태로 배터리 양극재 제조원가의 40%를 차지하는 `니켈`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원재료 가격 부담이 늘었습니다.

    니켈 가격이 불과 한 달 만에 세 배 가까이 오르면서 올해 배터리 회사 실적이 예상보다 부진한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데요.

    실제 삼성SDI는 석 달 전보다 연간 영업이익 추정치가 8%, LG에너지솔루션은 한 달 전보다 2% 하락했습니다.

    이런 우려에도 불구하고 증권가에선 배터리 관련주 주가가 단기적으로 반등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습니다.

    주가가 조정을 받으면서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부담이 완화됐다는 이유에서입니다.

    또한 배터리 회사들이 원재료 가격 상승에 따른 부담을 납품 가격을 올리는 방식으로 상쇄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반등 모멘텀이 될 수 있다고 말합니다.

    반면 단기간에 빠른 주가 회복을 기대하긴 어렵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주가 반등을 위해 필요한 요인 중 해결된 것들이 하나도 없기 때문인데요.

    우크라이나 정세 안정, 반도체 수급난 해소가 우선 해결돼야 할 과제로 꼽힙니다.

    여기에 국내 배터리 업체의 공급 비중이 높은 미국이 이른바 `전기차 부흥 정책`을 연내 밝힐 지도 관심사입니다.

    전기차 보조금 지급과 세액공제, 충전 인프라 확충 등을 담은 바이든 정부의 사회 인프라 투자 법안이 시행되면 배터리 관련주에 대한 투자심리가 개선될 거란 설명입니다.

    마지막으로 전기차 배터리의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는 전고체 배터리 개발 여부도 주가에 영향을 주는 요인이란 평가입니다.

    지금까지 배터리 관련주 주가 동향 전해드렸습니다.

    <앵커>

    곧 반등할 여지는 있지만 우크라이나 사태 등 악재가 진행형인 만큼 당분간 고점 회복은 쉽지 않을 거란 얘기인데요.

    계속해서 산업부 임원식 기자와 자세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임 기자, 원자재 값 인상이 배터리 주가의 발목을 잡고 있다 결국은 당장 기업들이 어떻게 손을 쓸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거군요.

    <기자>

    니켈을 비롯한 배터리 핵심 원자재 값이 뛰게 되면 당장 배터리 값을 올리지 않는 한 큰 수익을 기대하기가 힘듭니다.

    그런데 국내 배터리 업계가 가격을 또 쉽사리 올릴 수도 없는 처지입니다.

    중국 배터리 회사들이 리튬인산철 배터리, LFP라고 품질은 떨어지지만 값은 훨씬 싼 배터리로 시장을 공략한 지 오래거든요.

    또 아시다시피 전기차 시장과 배터리 시장은 서로 맞물려 있지 않습니까?

    반도체 수급난으로 차량 생산에 애를 먹으면서 전기차 시장의 성장이 기대보다 더뎌진 게 사실입니다.

    이런저런 이유로 높은 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울 거란 전망들이 앞서면서 주가도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앵커>

    무너지는 주가에 투자자들도 그렇겠지만 기업들도 속이 타들어가는 건 마찬가지일 텐데요. 분위기가 어떻습니까?

    <기자>

    LG에너지솔루션처럼 분리돼서 나온 `SK온`의 상황으로 답을 대신하겠습니다.

    언제쯤 상장할 지 관심이 높은데요,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지동섭 / SK온 사장 : (SK온 상장 계획이 어떻게 되나요?) 당분간 계획이 없습니다.]

    또 어제(17일) 열린 삼성SDI 주주총회에서 주가 부양책에 관한 주주들의 질문이 있었는데요.

    여기에 전영현 삼성SDI 부회장이 "현재 주식시장이 침체돼 있고 투자에 비해 주식가치가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다"며

    "시장에서 보는 것 만큼 큰 우려는 없을 거다", "올해 1분기 나아가 상반기 중 주가가 회복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우크라이나 사태를 비롯한 악재들이 당장 언제쯤 해결될 거라고 단언할 수 없지만요,

    그럼에도 성장 잠재력에 비해 지금 배터리 주가가 너무 낮다는 게 배터리 업계와 또 증권업계 다수의 시각입니다.

    요컨대 예측불허의 상황들로 인해 수익성이 다소 기대에 못미칠 수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과도한 비관론을 가질 필요도 없다는 말로 정리하겠습니다.

    <앵커>

    국내 배터리 업계 내부로 눈을 돌려볼까요?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 양산에 한 발 더 다가간 듯한 분위기더라고요.

    <기자>

    `인터 배터리 2022`라고 내일(19일)까지 서울 삼성동에서 열리는 배터리 산업 관련 전시회에 다녀왔는데요.

    처음에 배터리가 아니라 전기차 전시회에 온 줄 잠시 착각했습니다.

    저마다 자사 배터리가 들어가는 대표 차량들을 부스 중앙에 설치해서 배터리 기술력을 뽐내느라 분주했는데요.

    말씀하신대로 가장 눈에 띄는 건 차세대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였습니다.

    전해질이 액체가 아닌 고체인 배터리로, 기존보다 안전성도, 에너지 밀도도 높다는 게 장점인데요.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아직은 멀었다며 전고체 배터리의 개발이나 양산 시점에 대해 기업들이 구체적으로 밝히길 꺼려했는데요.

    이번 전시회에선 양산 시기까지 구체적인 로드맵을 공개했습니다.

    먼저 LG에너지솔루션의 경우 오는 2026년 고분자계 전고체, 4년 뒤 황화물계 전고체 배터리를 내놓겠다고 했고요.

    최근 전고체 배터리 시범 생산라인 착공에 들어간 삼성SDI도 2027년부터 본격적인 양산에 들어가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런가하면 SK온은 배터리 셀 3억 개가 들어가는 동안 불 한 번 나지 않은 비법이라며 배터리 열 차단 기술을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앵커>

    전고체 배터리 양산 시점까지 공개되면서 중국과 일본 배터리업계가 긴장하지 않을까 싶은데요.

    <기자>

    전기차 시대, 배터리 시장을 놓고 `한중일 3파전`이 불가피한 만큼 결국은 `초격차` 만이 답이라는 생각입니다.

    특히 중국산 저가 배터리의 물량 공세에 대항하려면 결국은 기술 우위로 승부해야 한다고 보고 있는 것이거든요.

    국내 배터리 업계가 국내외에 생산거점을 마련해 자체 배터리 생산능력 확대에 안간힘을 쏟고 있지만 또 한편으로는 미국과 유럽 등 선진 완성차 회사들과 합작 회사를 세워 배터리를 생산, 공급하는 데에도 사활을 걸고 있습니다.

    즉 완성차 회사들이 당장 전기차 배터리를 생산하기에는 버거운 만큼 배터리 합작 공장을 지어서 공급처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겠다는 전략인데요.

    꿈의 배터리인 전고체 배터리로 승부수를 띄운 국내 배터리 회사들이 어느 완성차 회사와 손을 잡을 지 예의주시하며 주가를 살피는 게 어떨까 합니다.

    <앵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산업부 임원식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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