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우주개발은 곧 자주적인 국방력 강화라는 주장을 연일 펼치고 있다.
여론전에 동원된 매체들이 정작 북한 주민들은 볼 수 없는 대외 선전매체라는 점에서 대외용 `명분 쌓기`로 읽힌다.
선전매체 메아리는 23일 `우주에 닿은 우리의 국력이 제일이다` 제목의 글을 통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서해위성발사장 및 국가우주개발국 현지지도 소식이 주민들 사이에서 큰 반향을 얻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 주민은 "남들이 탱크를 만들고 비행기를 만들면서 군력을 키울 때 조선 봉건왕조의 양반 사대부들은 갓 쓰고 당나귀 타고 다니면서 음풍영월만 읊조렸으니 나라가 왜놈들에게 망했던 게 아니냐"며 "우주에 닿은 우리의 국력이 제일이라는 생각으로 절로 눈시울이 뜨거워진다"고 말했다.
다른 주민은 "요즘 어디서나 정찰위성을 비롯한 최첨단 무장 장비들에 대한 이야기뿐"이라며 "우주에 닿은 우리의 막강한 군사력을 보면서 강력한 군사력이자 곧 나라와 민족의 존엄이며 참된 부강번영의 길이라는 진리를 더욱 깊이 새겨 안았다"고 칭송했다.
북한 사회과학원 연구사는 선전매체 통일의메아리에 보낸 기고문에서 정찰위성으로 찍은 국토 사진을 보니 민족의 과거 수난이 떠올랐다고 썼다.
그는 "약육강식이 작용하는 이 세계에서 자기를 지킬 힘이 없으면 침략자들의 먹잇감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은 고금동서의 인류 역사가 증명한 철리"라며 "오늘 한걸음 늦어지면 내일에는 열 걸음, 백 걸음이 뒤떨어지고 영원히 주저앉게 되며 그러면 강대국들의 식민지로 전락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놀라운 속도로 발전하는 우리의 우주과학 기술과 만리창공으로 치달아 오르는 우리 공화국의 위대한 존엄과 국력이 누리에 빛나는 강국의 시대, 그 위대한 강국의 존엄과 힘의 과시인 양 무변 광대한 우주에서 촬영한 삼천리 강토의 아름다운 모습이 긍지스럽게 눈에 안겨 왔다"고 자부했다.
또 다른 선전매체 려명은 `주체조선의 존엄과 국력을 떨쳐주신 불멸의 령도` 기사에서 김 위원장이 추진하는 정찰위성 개발이 곧 전쟁 억제력 강화의 길이라고 설파했다.
매체는 "우리 국가를 겨냥한 적들의 첨단무기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을 뻔히 보면서도 무사태평하게 있는 것보다 더 위험천만한 짓은 없다"며 "지구상에 제국주의가 남아있고 적대 세력들의 침략 전쟁 위험이 계속되는 한 우리의 국가방위력은 새로운 발전의 궤도를 따라 부단히 강화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은 올해 들어서만 11차례 무력 시위를 한 가운데 지난달 27일과 이달 5일 발사한 탄도미사일에 대해서는 `정찰위성 개발용 시험`이라고 주장했다. 한미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 평가하는 이 탄도미사일은 지난 16일에는 발사에 실패했다.
한미는 내달 15일 김일성 주석 생일(북한 명칭 `태양절`)을 전후로 신형 ICBM 최대 사거리 발사 등 대형 도발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