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 대북특사 "북한 ICBM 능력 입증…대화해야"

입력 2022-03-25 08:56  




조지프 디트라니 전 미 국무부 대북담당 특사는 24일(현지시간) 북한이 협상에 복귀할 수 있도록 국제사회가 제재 완화를 검토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디트라니 전 특사는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 인터뷰에서 북한이 미국 전역에 도달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능력을 입증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조지 부시 행정부 시절 대북협상 특사를 지냈고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국가정보국(DNI) 북한담당관 및 6자회담 미국 차석대표를 역임한 전문가다.


디트라니 전 특사는 "북한의 이번 ICBM 발사는 놀라운 일이 아니라 예견됐던 일"라며 "모든 국가에 대한 핵 억지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을 과시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우리는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 긴장을 고조시키는 움직임을 멈추고 협상 테이블에 앉아 대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면서 6자회담 당사국들이 협상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미국과 유엔이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를 중단하겠다고 한 모라토리엄(유예)과 맞바꿀 수 있는 로드맵을 제시해야 하고, 대북제재 완화도 준비해야 한다"면서 "긴장이 고조될수록 판단 착오가 발생해 우발적 충돌이 발생할 가능성도 커진다"고 경고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을 향해서는 북한에 "포용성을 보여달라"고 당부했다.

디트라니 전 특사는 "완전하고 검증 가능한 비핵화에 대한 윤 당선인의 견해는 전적으로 옳다고 생각한다"면서 "다만 차기 한국 정부는 비핵화는 물론 비핵화에 따른 이득이 무엇이 될지를 북한과 열린 자세로 대화해야 한다. 남북관계에 관한 대화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금강산 관광 재개와 개성공단 재가동에 대해서도 대화해야 한다"며 "완전하고 검증 가능한 비핵화에 초점을 맞추고 유지하되 비핵화에 따른 북한의 이익을 이야기하는 데 개방적이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시선을 뺏기고 중국과 패권 경쟁으로 대화 분위기 조성이 어려운 상황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그럼에도 북한에 집중해야 한다"며 "북한이 7번째 핵실험을 강행하는 상황을 다시 마주하게 될지도 모른다"고 역설했다.

디트라니 전 특사는 "중국은 북한에 협상 복귀를 설득할 수 있을 만큼 관계를 맺은 유일한 국가"라며 "미국이 북한과 협상할 의지가 있다는 차원에서 중국에 모종의 권한을 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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