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구조 리스크 던 하나금융, 주가 상승 노린다

전민정 기자

입력 2022-03-25 19:24   수정 2022-03-25 19:25

    <앵커>
    하나금융그룹이 10년만에 수장이 교체되면서 `김정태 체제`에 마침표를 찍고 `함영주 시대`를 열었는데요.

    정치경제부 전민정 기자와 더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전 기자, 함 회장이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 DLF 불완전 판매와 관련한 금융감독원의 중징계를 취소해달라며 낸 징계처분 취소소송 1심에서 패소했잖아요.

    또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인 ISS를 비롯해 국내외 의결권 자문기관이 함 회장 선임에 반대 의견을 냈고요. 그러면서 단독 후보로 추천된 함 회장의 회장 선임이 안갯속에 빠진 듯 했는데요.

    큰 이변 없이 회장 선임안이 통과된 배경은 무엇이었나요.

    <기자>
    주총 전날이었죠. 어제 하나금융의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지분율 9.19%)이 함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에 찬성표를 던지기로 한 것이 결정적이었습니다.

    당초 국민연금이 반대표를 던질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는데, 이런 예상을 뒤엎은 거죠.

    분위기가 반전된 건 같은 날, 함 회장에 대한 금융감독원의 문책 경고 처분에 대해 법원이 집행정지 결정을 내리면서부터였습니다.

    징계취소소송 1심에서 진 함 회장은 곧장 항소와 함께 효력 집행정지를 신청했고, 이것이 받아들여져 회장이 될 수 있는 길이 열린건데요.

    이 때문에 법률적 리스크가 줄었다고 판단한 국민연금이 찬성표를 던졌고, 단일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의 이같은 판단에 다른 주주들의 표심 역시 함 회장 쪽으로 쏠리게 된 겁니다.

    전체 지분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외국인 주주들도 함 회장 손을 들어줬는데요.

    외국인 주주들의 경우 실적과 배당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데,

    안정적인 지배구조와 경영권 안정을 위해선 부회장으로 일하면서 4대 금융지주 중 가장 높은 이익성장률을 달성했던 함 회장에게 찬성표를 던질 수 밖에 없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옵니다.

    <앵커>
    하지만 아직 DLF 관련 중징계 처분 취소소송이 아직 진행 중이지 않습니까. 아직 사법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되지는 않은 거죠?

    <기자>
    현재 금감원이 내린 `문책경고` 처분에 대한 집행을 잠시 멈춘다는 결정을 법원으로부터 받았기 때문에 회장 취임에 법적 절차상 문제는 없는 상황입니다.

    다만 임기 중 유죄를 받을 수 있다는 불확실성은 남아있는데요.

    만약 함 회장이 임기 중 최종적으로 유죄판결을 받게 된다면 추후 연임이 제한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하나금융그룹 출범 후 회장 연임에 실패한 첫 번째 사례가 될 수는 있습니다.

    또 의결권 자문기관과 노조, 시민단체, 국회에서 법률리스크를 이유로 함 회장의 `적격성`을 문제 삼고 있기 때문에 신뢰도 회복도 숙제로 남게 됐습니다.

    <앵커>
    이제 하나금융은 2012년 취임한 김정태 회장 이후 10년 만에 새 리더십을 맞게 됐는데요. 함 회장이 취임하면 가장 먼저 맞딱뜨리게 될 과제는 무엇인가요.

    <기자>

    함 회장은 코로나19가 확산되는 상황을 감안해 별도로 공식 회장 취임 행사는 하지 않고, 곧바로 3년의 임기를 시작할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우선 `디지털 전환`이 회장으로서의 역량을 보여줄 수 있는 최우선 과제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급변하는 금융환경 속에서 신흥 금융 강자로 떠오르고 있는 인터넷전무은행, 빅테크 기업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디지털 전환 이외에도 함 회장 앞에 주어진 숙제는 많은데요.

    지난해 하나은행의 계열사로 분리된 지급결제 플랫폼 서비스 기업 `GNL인터내셔널`이 아직 적자인데, 서비스 제공지역을 넓히고 이용 고객을 늘려 사업을 본 궤도에 올려야 하고요.

    하나금융은 옛 외환은행 인수로 국내 금융그룹 중 가장 많은 글로벌 네트워크를 보유 중인 회사죠.

    `플랫폼 금융`, `ESG 금융`과 함께 `글로벌 금융`을 3대 경영전략으로 삼아 2030년까지 최고 금융그룹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세운 만큼, 올해는 글로벌 사업을 더 확대해야 한다는 숙명도 안고 있습니다.

    비은행 계열사 강화도 필요하다는 평가인데요.

    지난해 전체 그룹 순익 중에서 비은행 계열사가 차지하는 비중은 역대 가장 높은 35.7%를 기록했지만, 경쟁사인 KB금융과 신한금융은 40%를 넘고 있어 좀 더 속도를 내야 하는 셈입니다.

    <앵커>
    이번 회장 선임 안건 통과로 일단 경영공백을 막았다는 점에서 주주들도 한숨 돌리게 됐는데요. 앞으로 주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졌을 것 같은데요. 어떻습니까.

    <기자>
    회장, 행장과 관련된 지배구조 리스크도 주가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인데요.

    하지만 그동안 하나금융지주의 경우 법적 리스크에도 주가 타격은 받지 않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오히려 좋은 실적에 금리 상승으로 이익이 더 커질 것이란 기대감이 작용해 다른 금융주들과 함께 주가가 올랐는데요.

    오늘 하나금융 주가는 연초보다 16% 정도 오른 4만9,350원에 장을 마쳤습니다.

    특히 올해 1월 14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다음날 금융주 주가를 보면, KB금융이 1.76% 하락했고 우리금융과 신한금융이 보합권에 머물렀지만 하나금융만 7.35% 올랐습니다.

    하나금융 주가에 기준금리 인상 효과가 즉각 반영됐다고 볼 수 있는데요.

    분기배당과 같은 적극적인 주주환원정책에 지배구조 리스크 부담까지 덜어낸 만큼, 추가 금리인상 기조에 맞춰 주가상승에 대한 기대감은 더욱 커지는 분위기입니다.

    <앵커>
    네, 마지막으로 유튜브 제목과 해시태그 부탁드립니다.

    <기자>
    네 유튜브 제목은 "사법 리스크 뚫고…고졸신화 `함영주` 시대로"

    해시태그는 `JT 가고 함영주 왔다`, `국민연금이 구세주`, `고졸 신화, 리딩금융 역사 쓸까` 이렇게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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