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추락한 중국 동방항공 여객기 사고 원인이 아직 밝혀지지 않은 가운데, 중국 항공 전문가들이 기체 이상 때문일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황쥔 베이징항공대 항공공학부 교수는 26일 환구시보(環球時報)와 인터뷰에서 "사고기의 급강하 원인 중 하나는 비행 제어 시스템이 갑자기 고장났기 때문일 수 있다"면서 "이로 인해 조종사가 여객기를 조종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황 교수는 이어 "기체가 갑작스럽게 손상돼 양력과 제어력을 상실했을 수 있다"며 "이러한 현상을 `공중분해`라고 부르는데 공중분해는 기체가 산산조각이 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아마도 기내에 다른 기계적 고장이 있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왕야난 중국 항공우주잡지 `항공지식` 편집장도 "비행 데이터로 판단하건대 순항 고도에서 사고기가 동력을 상실해 조종사가 기체를 컨트롤하지 못하게 된 것 같다"면서 "항공기가 불가피하게 고속으로 강하한 것은 심각한 기술적 오류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류샤오둥 동방항공 대변인은 전날 열린 사고 수습 지휘본부 기자회견에서 "여객기가 실종되기 직전까지 통신은 정상적으로 작동했다"며 "그러나 승무원들은 조난 신호를 보내지 않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이 기체 이상을 사고 원인 중 하나로 꼽고 있지만, 정확한 사고 경위는 사고기의 블랙박스 분석이 끝나야 알 수 있다고 환구시보는 전했다.
마오옌펑 중국 민항국 사고조사 주임은 지난 23일 사고 현장에서 회수한 블랙박스 중 하나인 조종실음성녹음장치기(CVR)의 분석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고 밝혔다.
마오 주임은 "사고 현장에서 발견된 CVR이 크게 손상됐기 때문에 데이터를 다운로드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며 "분석에 걸리는 시간은 CVR의 상태에 따라 결정된다. 현재 데이터 복구와 다운로드 작업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국제민간항공협약에 따라 초기 조사 보고서를 사고 발생 후 한 달 내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에 제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 동방항공 소속 보잉737 여객기는 지난 21일 오후 남부 윈난성 쿤밍에서 광둥성 광저우로 가다가 광시좡족자치구 우저우 야산에 추락했다. 당시 여객기에는 승객 123명과 승무원 9명이 탑승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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