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산부·신생아 대거 희생"…러시아 극장 공격에 '공분'

입력 2022-03-27 22:12  





러시아군이 민간인 1천명 이상이 피신한 마리우폴의 극장을 공습했을 당시 임산부와 신생아가 대거 희생된 것으로 알려졌다.

마리우폴 극장 참사의 생존자인 나디야 씨는 27일(현지시간) 현지 유로마이단 프레스와의 인터뷰에서 마리우폴 극장에는 러시아군의 공격으로 파괴된 산부인과 병원의 임산부와 신생아들이 모여 있었다고 증언했다.

러시아군은 지난 9일 마리우폴의 산부인과 병원을 포격했으며, 이는 국제사회의 공분을 일으켰다.


나디야 씨는 마리우폴 극장이 공격당하기 이틀 전인 지난 14일 극장 건물 안에는 1천200명 이상이 있었으며, 그 가운데 산부인과 병원에서 옮겨온 임산부와 신생아도 있었다고 말했다.


나디야 씨는 "산부인과 병원이 공격을 당했기 때문에 자원봉사자들이 산부인과 병원에서 임산부와 신생아들을 모두 극장으로 옮겼다"고 전했다.

이어 "정확히 몇 명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갓난아기를 안고 있는 산모 3명을 봤다"며 "밤사이 한 명이 신생아를 출산했다"고 말했다.

나디야 씨에 따르면 자원봉사자들은 임산부와 신생아를 극장 건물의 오른편에 배치했다. 그쪽이 비교적 시설 상태가 양호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는 임산부와 신생아의 생사를 가르는 선택이 되고 말았다.

지난 16일 오전 9시 45분께 러시아군의 포탄이 극장을 덮쳤다. 포탄은 비스듬하게 떨어져 극장 건물 오른편을 관통해 뒷마당에 떨어졌다.

나디야 씨는 "불행히도 건물 오른편과 뒤쪽에 있던 사람은 모두 죽었다"며 "임산부들의 거처는 건물 오른편에 있었다. 아무도 살아남지 못했다"고 말했다.

극장 건물 뒤쪽에는 야전 부엌이 설치돼 있었으며, 포탄이 떨어질 당시 뜨거운 물을 얻기 위해 약 100명이 줄을 서 있었다고 한다.

나디야 씨의 딸 나탈리아 씨는 "야전 부엌 근처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사망했다"며 "건물 오른쪽에 있던 200여 명도 모두 죽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건물 앞쪽과 지하실에 있던 사람은 대부분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고 전했다.

나디야 씨 모녀에 따르면 마리우폴 극장 피란민 중 약 300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마리우폴시 당국이 발표한 사망자 추정치와도 일치하는 숫자다.

러시아군이 마리우폴 극장을 공습할 당시 건물 마당에는 하늘에서도 볼 수 있도록 `어린이`(дети)라는 글자가 크게 쓰여 있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영호  기자

 hoya@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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