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지현우가 대중의 뜨거운 관심과 사랑 속에 ‘신사와 아가씨’를 성공적으로 완주한 소감을 밝혔다.
지현우는 40%에 육박하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종영한 KBS2 주말드라마 ‘신사와 아가씨’에서 다양하고 섬세한 연기와 탁월한 캐릭터 소화력을 선보이며 호평 받았다.
또한 지현우는 이번 작품을 통해 스윗하고 다정한 남자친구의 매력, 자녀들을 생각하는 책임감 넘치는 부성애 등 매회 노련미 가득한 완급 조절 연기를 선사하며 ‘믿고 보는 배우’임을 증명해 앞으로의 활약을 더욱 기대하게 만들었다.
<다음은 지현우와의 일문일답>
Q. ‘신사와 아가씨’에서 중심축 역할을 맡아 40%에 육박하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52부작이란 긴 작품을 성공적으로 끝낸 소감은 어떤가.
A. 먼저 너무 많은 사랑을 주셔서 감사한 마음이다. 작년 3월 감독님을 뵙고 드라마 준비를 한 시간부터 끝난 시간까지 1년을 꽉 채운 후 드라마가 끝이 났다. 오랜 시간 함께한 드라마여서인지 아직까지 실감이 나지는 않는 것 같다. 이 작품을 함께하고 무사히 잘 완주할 수 있어 영광이다.
Q. KBS 공채 출신으로서 KBS 주말 드라마 주연으로 발탁돼 연기하는게 더 큰 의미가 있었을 것 같다. 지현우에게 이번 작품은 어떤 의미인가.
A. 모든 작품들을 열심히 했지만, 내가 한 작품 중 가장 길게 오랜시간 충실하게 열심히 한 작품이 ‘신사와 아가씨’인 것 같다. 경험해 보지 않은 역할이다 보니 잘 표현하고 싶었고, 잘해야 한다라는 마음과 끝까지 잘 마무리하고 싶다는 생각이 강했던 작품이기도 하다. 나와는 갭차이가 있는 인물이다 보니 가족, 친구들을 만나면 평상시의 내 모습이 섞일 것 같아 내가 할 수 있는 선에서 가족, 친구들과의 거리를 두고 내 자신을 조금 고독하게 만들며 최선을 다해서 해보면 어떤 결과가 나오는지 해보자 하는 생각을 하면서 연기했다.
Q. ‘내사랑 금지옥엽’ 이후 13년 만에 KBS 주말드라마에 출연했는데, 아이 셋의 아빠라는 캐릭터가 쉽지는 않았을 것 같다. 부담감은 없었나.
A. 처음에는 아이 셋의 아빠라는 점 때문에 조금 주저했던 작품이다. 내가 결혼도 하지 않았고, 아이도 없고, 심지어 조카도 없기 때문이다. 내 친구들의 아이들도 모두 세찬이나 세종이 정도의 나이인데 중학생 딸이 있는 친구는 없어서 실감이 나지 않았다. 그래서 주저했는데 나중에는 함께한 제니, 세찬, 세종이가 너무 사랑스럽고, 아이들이 주는 사랑 때문에 버틸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촬영하면서 많은 분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는 걸 느끼면서 더 잘해야겠다는 마음으로 임했다.
Q. 이영국을 둘러싼 러브라인도 좋은 반응이 있었지만, 세 자녀에게 무한한 사랑을 쏟는 이영국의 부성애도 큰 감동을 안겼다. 세 아이와 함께 촬영하면서 어땠는가.
A. 세 아이들과 함께하다 보니 진짜 아빠의 마음을 조금은 알게된 것 같다. 아이들이 장난식으로 나를 재미있게 놀렸던 일들이 기억에 남는다. 내가 신조어나 인터넷에서 이슈되는 것들을 잘 모르는데 아이들이 그런 걸 모르는 내 모습을 보고 “아빠 그걸 몰라요?”하면서 재미있어 했다. 그 모습에 나도 정말 많이 웃기도 했고, 그러면서 아빠의 마음이 이런거구나 하고 느낀 것 같다. 그리고, 아이들이 촬영장에서 “아빠 어디야?”하면서 항상 나를 찾아왔다. 첫째 딸 제니는 혼자 연습하고 있으면 “쉬면서 해 아빠!”하면서 문자도 보내고 “그만해! 그러니깐 지치지”하면서 드라마에서처럼 똑부러지게 이야기도 하고 했는데, 아이들이랑 같이 놀면서 잘 버티고 갈 수 있었던 것 같다.
Q. 극중 이영국과 실제 지현우의 싱크로율이 높다는 의견이 많이있다. 이영국을 만들기 위해 연기 이외에 어떤 것들은 준비했는가.
A. 처음에는 아이들과 친해져야겠다는 생각을 해서 개인적으로 많이 연락하고 찾아가서 이야기도 하고 놀기도 하면서 친해지는 시간을 많이 가졌다. 이번 작품은 치열하게 고민을 많이 하면서 다가간 것 같다. 유독 이영국 대사가 쉽게 습득이 안돼서 고민이 많았다. 대본을 보면 뭔가 흐릿하다고 해야 하나? 뿌연 유리창 속에 시력이 떨어진 것처럼 처음에는 뭔가 잘 안보였다. 그러나 두번 보고 세번 보면 ‘아 이런 느낌이구나’ 하는 경험이 생겼다. 그러다보니 대본을 다섯번 보다 두번 보면 불안한 느낌이 들어 계속 집착하면서 파고 들어갔다. 이영국이란 캐릭터가 가지고 있는 심심하지만 자극적이지 않은 부분들이 있는데 그걸 전달하고 싶었다.
Q. 극중 이영국은 박단단, 조사라 등 많은 여성 캐릭터의 무한한 사랑을 받았다. 지현우가 생각하는 이영국만의 매력은 어떤거라 생각하나.
A. 정직함, 솔직함 이 두가지를 생각했던 것 같다. 이영국은 정직함이 베이스에 깔려 있는 인물이라 어떻게 보면 답답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일단은 정직하자라고 생각해서 그 부분을 가지고 갔다.
Q. 분노, 애틋함, 카리스마, 다정함 등 이영국이 표현해야 하는 감정선이 너무 다양해서 연기를 준비하는데 많은 고민이 필요했을 것 같은데 지현우만의 노하우가 비결이 있다면.
A. 대상이 있어야 할 수 있는게 연기인데, 나와 함께한 모든 선후배 연기자 분들 때문에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왕대란, 조사라, 박단단이나 우리 아이들이나 모든 캐릭터들과 부딪히고 상대 배우분들이 주는 에너지를 받으면서 잘할 수 있었다. 주말 드라마는 한사람만 잘한다고 해서 나오는게 아니라 ‘호흡’이 정말 중요하다는 말을 많이 하는데 감독님이나 작가님 모든 스태프분들과의 합이 잘 맞은 것 같다. 그 분들 때문에 잘할 수 있었고, 잘 버틸 수 있었다. 또한 차화연 선배님께서 집중하시면서 쏟는 에너지를 받으면서 나도 저 분에게 누가 되면 안되는데 하는 마음, 박하나씨 같은 경우는 사람들에게 미움을 많이 받는 캐릭터라 개인적으로 많이 힘들텐데 라는 생각이 들어 내가 더 잘해야 겠다고 생각했다. 또한 이세희씨는 신인이 주는 색다른 에너지가 있어서 나도 더 잘해야지 하는 생각으로 열심히 했었는데, 그런 마음이 상대 배우분들에게 느껴졌던 것 같다.
Q. 지난해 말 KBS 연기대상 수상 후 당황하는 모습이 잡혀 큰 화제가 됐다. ‘몰래카메라인가 싶었다’는 소감도 인상깊었는데, 실제로 예상을 전혀 못했는가.
A. 전혀 예상을 하지 못했다. 갑자기 생각지도 않았던 곳에서 내 이름을 불러주셔서 놀랐다. 사실 처음에는 아예 내 이름을 듣지 못했다. 그런데 다들 날 보길래 ‘뭐지 뭐지’싶었고, 당연히 다른 분일거라 생각해서 그런 표정이 나왔던 것 같다. 집에 와서 정신차리고 생각해보니 나와 함께 호흡한 배우분들이 있어 내가 대상을 받은 것 같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상을 받을 때도 이야기했지만, ‘신사와 아가씨’ 대표로 내가 받은 것이다.
Q. 덩달아 ‘지리둥절’이라는 애칭까지 얻고 온라인 커뮤니티나 SNS에 올라오면서 젊은 층에게도 다시 어필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 감회가 남달랐을 것 같은데.
A. 친구들도 그렇고 주변에서 재미있어 하니 나도 덩달아 재미있었다. 드라마가 초반에 방송이 나가고 내 연기를 보고 우려를 많이 해주셨었다. 감독님과 스태프분들, 배우들도 걱정해 주셨는데, 어느 순간 아이들이 제 말투를 흉내내고 있더라. 나도 어렸을 때 누군가의 흉내를 내곤 했었는데,그게 하나의 유행이라는 생각을 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영국이 특색있는 하나의 캐릭터가 되었구나 하고 생각했다. 예전에 슬럼프가 있던 시기에는 10명중에 7명이 나를 좋아해도 3명이 싫어하면 싫어하는 3명의 마음을 돌리려고 안간힘을 쓰고 했는데, 이제는 나를 싫어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는 것과 모든 사람을 만족시킬 수 없다는 것을 느꼈다. 정의라는 것이 모든 사람의 기준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내 인생도 현재의 시간에 맞게 변해 가는 것 같다.
Q.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을텐데 방송 후 다른 활동이나 계획이 있는가.
A. 지금은 다시 나를 찾는 시간이 필요해서 지금의 나를 돌아가는 시간을 가지려 한다. 긴 시간 함께한 아이들을 매일 볼 수 없어서 아이들과도 시간을 가지고, 그리고 영국이를 다시 잘 보내야 할 것 같다.
Q. ‘신사와 아가씨’를 사랑해준 시청자 분들에게 한마디 해준다면.
A. 이영국을 사랑해 준 분들에게 여러분들이 부끄럽지 않게 하기 위해 힘들 때마다 대상 소감을 몇 번씩 들으면서 약속을 지켜야지 다짐했는데, 내가 할 수 있는 선에서 약속을 지킨 것 같아 기쁘다. 그리고 마지막까지 너무 좋은 작품을 함께 하게 돼 뿌듯하고, 많은 사랑을 받아 배우로서 행복한 시간이었다. 촬영하는 동안 화목하게 잘 이끌어주시고, 품어주신 감독님, 모든 캐릭터를 탄생시켜주신 작가님, 함께했던 모든 배우분들과 스태프분들 끝까지 함께 긴 여정을 마무리할 수 있어 너무 감사하다는 말 전하고 싶다.
한국경제TV 디지털이슈팀 유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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