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떠나는 이주열 "성장 지키면서 물가 잡는 묘책 필요"

강미선 기자

입력 2022-03-31 15:38  



8년 간의 임기를 마치고 한국은행을 떠나는 이주열 총재가 "성장을 지키면서도 금융안정과 물가를 잡을 수 있는 묘책이 요구된다"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31일 이임사에서 "임기 중 대부분은 기존의 경험이나 지식과는 많이 다른, 매우 익숙지 않은 거시경제 환경에서 통화정책을 운용하지 않았나 싶다"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좀처럼 풀리지 않은 이런 수수께끼는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통화정책이 더 복잡하고 난해한 고차방정식이 돼 버렸다"고 전했다.

이어 "가계부채 누증 등 금융 불균형이 심화하고 인플레이션이 다시 나타나면서 안정적 성장을 위한 바람직한 정책이 무엇인지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다"라고 덧붙였다.

이 총재는 "지난 8년 동안 세월호 사고, 메르스 사태, 브렉시트, 우크라이나 사태 등 격랑의 소용돌이를 지나왔다"면서 "코로나19 이후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경제 예측이 어긋나고 정책 일관성이 떨어졌다는 비판에 시달리는데, 이는 높은 불확실성에 기인한다 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중앙은행도 가속하는 디지털화에 적응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 총재는 "디지털화 가속이 어떤 모양으로 나타날지 아직 알 수 없는 뉴노멀(새로운 정상)에의 적응은 중앙은행도 피할 수 없는 도전 과제"라면서 "경제는 사회의 구조변화와 기술발전에 따라 진화하는 일종의 생태환경이라는 생각을 해본다"라고 말했다.

중앙은행 정책목표를 기존 두 가지(물가안정·금융안정)에 `고용안정`을 추가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대해선 "여러 사회문제 해결에 경제적 처방을 동원하고자 하면 할수록 중앙은행에 대한 기대와 의존은 계속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경제 구조나 제반 환경에 근본적인 변화가 있게 되면 중앙은행 역할에도 변화가 불가피할 수 있다"라면서 "중앙은행으로서의 정체성을 지키면서
앞으로 역할을 어떻게 정립해 나갈 것인지 깊이 있는 연구와 논의가 이루어져야 한다"라고 당부했다.

내부 경영에 대해서는 "직원들이 체감할 수 있을 정도의 변화를 끌어내기에는 미흡했던 것으로 생각한다"라며 고개 숙였다.

그는 "소걸음으로 천 리를 간다는 `우보천리`(牛步千里)라는 말이 있다. 조직 개혁에는 꾸준함도 필요하다"면서 "직원들이 2년간의 노력 끝에 조직 혁신방안의 밑그림을 그렸는데, 어떻게 실행해 나갈지는 이제 새 총재와 여러분의 몫으로 남게 되었다"고 전했다.

이어 "감사의 마음을 간직하고 세인의 이목으로부터 자유로운 삶으로 돌아가려 한다"면서 "지난 43년을 함께 한, 제 삶의 전부라 할 수 있는 한국은행에서의 매 순간과 총재로서의 지난 8년은 한시도 있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마무리 지었다.

이 총재는 1977년 한은에 입행해 조사국장과 통화정책 담당 부총재보, 부총재 등을 거쳐 2014년 박근혜 정부에서 총재로 임명돼 2018년 문재인 정부에서 연임했고, 이날로 임기를 마쳤다.

차기 한은 총재 후보로는 이창용 국제통화기금(IMF) 아시아·태평양 담당 국장이 지명됐다.

이 후보자는 내달 1일부터 국회 인사청문회 준비에 돌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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