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와 신세계, CJ 등 이른바 유통업계 빅3가 건강기능식품 사업에 진출해 격돌합니다.
각자 자회사를 새로 만들거나 사업부서를 통합하는 방식으로 시장에 도전하는 건데요.
건기식 시장의 주도권을 놓고 이미 진출한 제약바이오 기업들과 치열한 경쟁을 펼칠 것으로 보입니다.
먼저 기업들 현황을 김예원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기자>
신세계는 지난 2월 장내미생물 기반 신약 개발기업인 고바이오랩과 손잡고 건강기능식품 사업에 뛰어들었습니다.
이마트는 온·오프라인 유통망과 마케팅 역량을, 고바이오랩은 건기식 제품 개발과 생산을 각각 맡아 시너지를 낼 계획입니다.
CJ그룹은 2002년 CJ뉴트라라는 브랜드로 시작한 건기식 사업을 올해부터 CJ웰케어로 분사해 건기식 사업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장내미생물 전문 기업 천랩을 인수해 출범한 `CJ바이오사이언스`와 협력해 개인 맞춤형 유산균 제품을 출시한다는 계획입니다.
롯데도 바이오 헬스케어를 신성장 동력으로 꼽고 지난달 700억 원을 출자해 롯데헬스케어를 설립했습니다.
롯데헬스케어는 헬스케어 플랫폼을 출시하고, 이용자들의 건강데이터를 바탕으로 개인 맞춤형 건기식을 추천하는 서비스를 선보인다는 계획입니다.
유통회사들이 건기식 전문 자회사를 만들거나 유망한 회사를 인수했다면, 제약사들은 전문성을 살려 직접 사업에 뛰어들었습니다.
종근당건강은 다양한 연령대와 기능에 맞게 세분화된 유산균 `락토핏`으로 시장 선점에 성공했습니다.
콜마비앤에이치는 당귀, 천궁 등 천연식물을 주원료로 한 건기식으로 면역개선 기능성을 인정받았습니다.
`우루사`로 유명한 대웅제약은 간 건강에 초점을 맞춘 건기식 브랜드를 통해 시장을 공략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건기식 분야가 제약사들의 먹거리를 책임지는 확실한 수익창출원으로 자리잡은 상황입니다.
국내 건기식 시장 규모는 오는 2030년 25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하지만 유통 대기업과 제약사 모두 건기식을 미래 먹거리로 낙점하고 있는 만큼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란 관측입니다.
<앵커>
네. 더 자세한 내용 IT바이오부 정재홍 기자와 얘기나눠보겠습니다.
정 기자. 이렇게 유통공룡들까지 건기식 시장에 뛰어든 이유가 뭡니까?
<기자>
자세한 이야기를 하기에 앞서 제가 그래프를 하나 준비해봤는데요.
현재 건강기능식품 시장에서 가장 잘 나가는 기업 두 곳의 2년간 매출 변화입니다.
락토핏으로 유명한 종근당건강은 2년새 매출액이 드라마틱하게 성장했고요.
헤모힘당귀를 만드는 한국콜마의 자회사 콜마비엔에이치도 마찬가지로 큰 폭의 실적 개선을 이뤄냈습니다.
건기식 업체들의 매출이 상승하는 건 그만큼 시장 성장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입니다.
현재 국내 건기식 시장은 약 5조 원 정도로 추산되는데, 매년 5~6%씩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앵커>
매력적인 시장으로 성장하고 있어서 기업들이 뛰어든다는 것인데요.
구체적으로 어떤 사업을 펼치게 될까요?
<기자>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강점을 최대한 살려 사업을 펼치겠다는 전략입니다.
기존 제약바이오 기업에 비해 이들은 이미 식음료 사업을 하고 있거나, 전국적인 유통망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 충분한 고객 수도 확보하고 있다는 게 강점입니다.
실제 롯데, CJ, 신세계의 사업전략을 보면 롯데는 건강관리 플랫폼을 신설해서 개인맞춤형 건기식을 내놓을 예정이고요.
CJ나 신세계는 바이오 회사를 인수하거나 합작을 통해서 제품 라인업을 강화할 방침입니다.
지난해 마이크로바이옴 업체 천랩을 인수한 CJ제일제당은 CJ웰케어를 자회사로 출범시켰습니다.
신세계그룹은 이마트를 통해 마이크로바이옴 신약개발업체 고바이오랩과 위바이옴이라는 합작법인을 만들어 신제품을 내놓을 예정입니다.
각자 장내미생물을 활용한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바이오 기업과 손을 잡았다는 점에서 프로바이오틱스 등 신제품 라인업을 강화할 것으로 관측됩니다.
저희가 이마트가 투자해 설립한 합작법인 위바이옴 CEO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봤습니다.
[이형진 / 위바이옴 대표: (고바이오랩은) 신약을 개발하는 회사 입장에서 어떤 마케팅이나 유통에 관한 전문성은 가지고 있지 못 했습니다. 이마트라는 국내 최대 유통전문회사 특히 최근 이마트는 오프라인 매장 뿐만 아니라 계열내에 여러 회사들을 통해서 정말 다양한 유통채널을 가지고 있고, 뛰어난 마케팅 역량과 고객을 직접 상대하는 사업에서 오랜 경험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런 역량들이 잘 버무려지면…]
<앵커>
시장이 커지는 효과도 있겠지만 너도나도 뛰어들면 경쟁도 그만큼 치열해지겠네요.
특히 기존 건기식을 주력 신사업으로 내세우던 제약바이오 기업들에겐 대응방안이 필요해보입니다.
<기자>
맞습니다.
유통사들이 건기식 신제품을 강화하는 것처럼 신제품으로 맞대응할 방침입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그 기능성을 인정한 개별인정형 원료나, 개인 맞춤형 제품을 조금 더 특화시켜 차별화하겠다는 건데요.
신동호 기자가 자세한 내용 취재했습니다.
<기자>
휴온스가 건강기능식품 사업확장을 위해 출시한 제품입니다.
특정 연령 여성을 대상으로 갱년기 증상을 완화시키는 개인 맞춤형 건강기능식품입니다.
휴온스는 앞으로 시니어 남성용 건강기능식품도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조성천 / 휴온스 건기식사업본부 상무이사: 휴온스에서 출시한 갱년기 제품 메노락토가 있습니다. 누적매출 600억 달성하면서 갱년 여성들에게 건강솔루션 드리면서 많은 사랑 받고 있습니다. 올해 상반기 내 중년남성들 건강문제 겪고 있는 전립선 관련해 새로운 건강기능식품 개별인정형으로 출시예정입니다. ]
최근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건강기능식품을 개발하면서 가장 핵심으로 꼽는 것이 개인 맞춤형입니다.
유한양행도 갱년기층을 겨냥한 제품에 공을 들이고 일동제약과 동아제약도 소비자층을 세분화한 맞춤 특화형 브랜드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여기에 제약바이오기업들은 개별인정형 원료에 대한 독점권 확보에도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제조기준 등 요건에 적합하면 누구나 진입할 수 있는 고시형 원료에 비해 개별인정형 원료는 기능성과 규격 등에 있어 까다롭습니다.
이 원료를 개발한 기업은 6년 동안 단독으로 사용, 판매할 수 있는 권리를 획득하게 돼 신규 시장을 창출할 수 있습니다.
기존 제약바이오기업들이 맞춤형과 개별인정형 원료 제품을 개발하는 것은 건강기능식품 시장 특성상 진입장벽이 낮고 시장 내 경쟁 과열을 피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건강과 면역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만큼 건강기능식품 시장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최근 5년간 연평균 11% 넘게 성장한 건강기능식품 시장은 지난해 5조원을 넘어섰으며 오는 2030년 25조원 규모로 시장이 커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한국경제TV 신동호입니다.
<앵커>
사실 건강기능식품은 정부의 까다로운 규제를 받아야 하잖습니까.
앞으로 시장이 성장하려면 건기식에 대한 정부의 태도도 굉장히 중요할 거 같습니다.
<기자>
그렇습니다. 당연하지만 건기식은 아무렇게나 만든다고 되는 게 아닙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그 기능성을 인정받아야 건강기능식품이란 마크를 획득합니다.
이때문에 정부의 규제 강도를 높일 땐 신제품이 거의 등장하지 못 하기도 했습니다.
다행인 건 최근 정부가 이 산업을 키우기 위해 규제완화를 시도하고 있다는 겁니다.
실제 2020년엔 현행법상 불가능했던 개인 맞춤형 건기식 소분판매가 규제실증특례대상으로 지정되면서 일부 기업에 한해 규제가 풀렸습니다.
또 지난해엔 일반식품과 건기식을 묶어 파는 이른바 `융복합 제품`도 같은식으로 시범사업을 펼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개인 맞춤형 제품, 그리고 비타민음료 뚜껑 위에 밀크씨슬 알약이 담긴 것과 같은 혼합제품이 시장에 더 등장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차기 정부가 5대 메가테크 산업으로 바이오·헬스케어 산업을 낙점하면서 이같은 기조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입니다.
<앵커>
네. 오늘 심층분석 온라인 제목과 해시태크는 무엇입니까?
<기자>
네 제목은 `5조 시장 건기식, 유통 거인도 탐낸다`로, 해시태크는 #제2의 락토핏 #누가될까 로 하겠습니다.
<앵커>
네. IT바이오부 정재홍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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