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페인트로 피습" 노벨평화상 러시아 기자 테러

입력 2022-04-08 08:47  




작년 노벨평화상 수상자이자,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정부에 비판적인 기사를 써 온 러시아 기자가 공격을 받았다.

8일(현지시간) dpa 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유력 독립언론 `노바야 가제타`의 편집장인 드미트리 무라토프는 7일 모스크바에서 사마라로 기차를 타고 가던 중 정체불명의 한 남성으로부터 공격을 당했다.

이 남성은 "무라토프, 우리 아이들을 위해 이것을 받아라"고 소리치며 무라토프를 향해 미리 준비해 온 붉은 페인트를 퍼부었다.


이에 무라토프는 얼굴과 상반신, 팔 등에 붉은 페인트를 뒤집어썼고 침대칸도 붉게 얼룩졌다.


무라토프는 자신의 트위터에 이런 소식을 전했다. 노바야 가제타도 붉은 페인트를 뒤집어쓴 무라토프의 사진 한 장을 발행했다.

기차는 페인트 냄새가 가득 차면서 정시에 출발하지 못했다.

그는 "눈이 몹시 따갑다"며 "페인트를 지우려 노력 중"이라고 트위터에 썼다.

무라토프가 공격을 받은 구체적인 배경은 알려지지 않았다. 러시아 당국도 별다른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다만, 우크라이나 전쟁과 연관 있을 것으로 추정됐다.

러시아에서 정부에 비판적인 언론인은 타깃이 돼왔기 때문이다. 무라토프가 운영하는 신문사에서도 여기자 2명이 총에 맞아 숨지는 등 직원들이 살해당했다.

무라토프는 절대 주눅들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해왔지만, 러시아 당국의 압박에 전쟁이 끝날 때까지 신문 발간을 일시 중단한다고 지난 달 28일 발표했다. 그는 이 같은 조치가 "존경받는 매체를 완전한 폐간에서 구하기 위한 노력"이라고 말했다.

무라토프는 우크라이나 사태를 `푸틴의 전쟁`이라고 공공연히 비판해왔는데, 이 때문에 러시아 언론 규제 당국으로부터 두 번의 경고를 받았다.

러시아에서는 언론 매체가 규제 당국으로부터 1년 안에 두 번 경고를 받으면, 법원이 폐쇄를 명령할 수 있다.

러시아에서는 지난 달 초 우크라이나 전쟁을 `전쟁`이나 `공격, `침공`으로 지칭하는 것을 불법화하는 법이 통과돼 이런 단어들의 사용이 금지돼 있다.

무라토프는 1993년 마하일 고르바초프 전 소련 공산당 서기장과 함께 노바야 가제타를 공동 설립했으며, 1995년부터 현재까지 편집장을 맡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정권의 부정부패를 폭로해온 그는 독재에 맞선 노고를 인정받아 필리핀 언론인 마리아 레사와 함께 지난해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영호  기자

 hoya@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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