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물 수출대국 우크라, 올해 수확 반토막 예상"

입력 2022-04-10 10:46   수정 2022-04-10 10:49


곡물 수출대국인 우크라이나가 전쟁 영향으로 올해 주요 곡물 수확량이 작년보다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블룸버그통신은 9일(현지시간) 전문가들이 옥수수를 비롯한 우크라이나 주요 곡물 생산량이 30∼55% 감소할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농업 컨설팅업체 `우르크아그로컨설트`는 올해 옥수수 수확량을 작년 절반 수준에도 못 미치는 1천900만t으로 예상했다.

우크라이나는 옥수수, 해바라기유, 밀 등 주요 곡물 수출국이지만 러시아의 침공 여파로 생산·수출물량이 대폭 줄었다.

현지 농가는 이제 막 옥수수나 해바라기 등 작물을 심기 시작했는데 이마저도 지뢰에 대한 우려와 연료·비료 부족으로 작업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이다.

우크라이나 곡물 유통업체 `막시그레인`의 엘레나 네로바는 "일부 농부들은 여전히 종자와 비료를 구하지 못하고 있다"며 "미리 가격을 지불했어도 공급망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현지 항구도 대부분 폐쇄돼 수출길도 막혔다.

서부 국경을 통한 철로 운송을 확대했지만 평소 해상 수출물량에 비하면 미미한 규모다. 전쟁 전 전체 곡물 수출 중 흑해를 통한 수출량이 98%에 달했다.

네로바는 현재 국경 지대에서 화물열차가 정체돼 있고 곡물 저장용량도 부족해 철도 수송이 원활하지 않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는 선로 궤간이 약 1.5m로 유럽보다 10㎝ 더 넓어 국경을 넘어가려면 열차 바퀴 폭을 조정하거나 곡물을 유럽 열차로 옮겨 실어야 해서 운송 시간이 지체되고 있다.

이 때문에 주문이 밀려 곡물 저장창고 물량이 늘어났고 일부 작물의 경우 오래 놔두면 부패할 수 있어 큰 손실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에 우크라이나 정부는 수확 시 공급망에 부담이 덜 가도록 농가에 생산량이 비교적 적거나 현지에서 주식으로 삼는 곡물 재배로 전환하도록 독려하는 고육책까지 내놨다.

곡물 생산·운송 차질이 계속되면 이미 최고치를 찍은 글로벌 식량 가격이 더 올라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 3월 식량가격지수(FFPI)는 전달보다 12.6% 오른 159.3포인트를 기록했다. 이는 1996년 지수 도입 이래 최고치로 지난달에 이어 두 달 연속 역대 최고치 기록을 경신한 것이다. 곡물 가격지수는 전달(145.3포인트)보다 17.1% 상승한 170.1포인트를 기록했다.

이 여파로 우크라이나 주요 수출대상국인 아프리카나 중동 등지에서는 식량 안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ddehg@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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