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개발 후보 물질의 동물실험 결과가 임상에서 성공할 확률은 8%에 불과합니다. 이는 동물과 사람의 `종간 차이점`이라는 한계가 있음을 시사하죠. 윤리적 문제도 있습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동물실험 대신 사람 줄기세포에서 유래한 장기 조직세포를 기반으로 한 플랫폼이 절실합니다. 휴먼에이스의 인체 장기모사칩도 이런 이유로 만들어졌습니다."
고성호 휴먼에이스 대표(차의과학대 바이오공학과 교수)의 말이다.
신약개발에는 동물실험이 필수다. 그러나 윤리적 문제로 동물실험에 대한 의문은 계속 제기돼 왔다. 실제로 신약개발·바이오 연구 등을 위해 희생되는 동물은 국내 기준 연간 414만 마리(2020년 동물실험 및 실험동물 사용실태 보고)에 달한다.
선진국에서는 동물실험을 없애려는 움직임도 크다. 미국 환경보호청(EPA)은 2035년까지 동물실험을 중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고성호 대표는 동물실험을 대신할 수 있는 플랫폼 개발을 위해, 7~8년간 연구를 거듭했고 지난해 말 휴먼에이스를 설립했다. 휴먼에이스의 장기모사칩은 인체 장기의 주요 미세 구조를 모방한 3D 생체 조직 칩(Chip)으로, 신약후보물질의 효능·독성 평가에서 동물실험을 대체할 수 있다.
현재 개발된 칩은 심장의 주요 미세구조를 모방한 `인간줄기세포 유래 심근세포 기반 3D 심장모사칩`이다. 해당 칩을 현미경으로 살펴보면 수많은 심근세포들이 자라나와 있는 모양이 관찰된다.
고성호 대표는 "지나가는 사람에게 심근세포를 받을 수는 없고, 심근이 뛰는 상태여야 해서 시신에게서도 못 받는다"라며 "피부세포가 줄기세포에서 생기는 점을 이용한 `인간 역분화줄기세포`에서 분화한 심근세포를 사용해 만든 심장모사칩"이라고 설명했다.
휴먼에이스에서는 심장모사칩 외에 간모사칩, 뇌(브레인)모사칩도 보유하고 있으며, 현재 간과 심장이 연결돼 있는 간심장모사칩을 개발중이다. 관련해 다양한 제약회사는 물론 연구소, 병원, 정부에서도 큰 관심을 보인다는 게 고성호 대표 설명이다.
고성호 대표는 "곧 국내 제약회사 2곳, 관련 대기업에 판매가 예정돼 있으며 정부 연구소와도 판매 협상중"이라며 "오는 2024년에는 연매출 500억이 목표"라고 말했다.
현재 휴먼에이스는 산업통상자원부의 `신약개발을 위한 3D 생체조직칩 개발` 과제와 식약처의 `생체조직칩 표준화` 과제를 수행하고 있으며, 신약후보물질 평가를 대행하는 서비스를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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