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아일랜드 여자축구 대표팀 감독이 패전 뒤 "여자는 남자보다 감정적"이라고 실언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고 사과했다.
케니 실스 북아아일랜드 여자대표팀 감독은 13일(이하 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이 나라 소녀, 소년들의 롤 모델인 여자 축구 대표팀을 이끄는 것을 영광으로 여겨왔다. 어제 경기 뒤 기자회견에서 한 말에 대해 사과하고 싶다"고 밝혔다.
북아일랜드는 전날 열린 잉글랜드와 국제축구연맹(FIFA) 여자 월드컵 유럽 예선 D조 8차전에서 0-5로 크게 졌다.
전반 26분 선제 실점한 뒤 후반전 무더기로 4골을 내주고 말았다.
이날 패배로 북아일랜드는 내년 호주와 뉴질랜드에서 열리는 본선 진출이 좌절됐다.
실스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패배 원인을 짚다가 제대로 실언하고 말았다.
그는 "여자축구 경기를 보면 실점한 팀은 아주 짧은 시간 뒤 추가 실점하곤 한다"면서 "여자축구 경기가 다 그렇다. 왜냐하면 소녀와 여자들은 남자보다 더 감정적이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북아일랜드는 앞서 오스트리아와 경기에서도 후반전 3골을 내주며 1-3으로 졌는데, 후반 3분과 10분, 12분에 실점했다.
사령탑이 자신의 팀이 한 번 실점하면 빠른 속도로 조직력이 와해한다는 점을 기자회견에서 지적한 게 잘못된 행동은 아니다.
그러나 실스 감독은 그 과정에서 여성 차별적인 관념을 드러내 축구인들로부터 크게 비판받았다.
잉글랜드 여자 대표팀에서 50경기를 소화한 은퇴한 골키퍼 시오번 체임벌린은 BBC 라디오에 출연해 "경기에서 지고 기자회견에 나서면 `감정적`이 될 수는 있겠지만, 자신이 어떤 말을 하고 있는지 잘 알고 있을 필요는 있다"고 지적했다.
잉글랜드 남자 축구 전설인 이언 라이트는 트위터에서 "내가 현역 때 그라운드에서 얼마나 많이 울었는지 모른다. 실스 감독은 바보다"라고 적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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