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으로 상하이의 도시 봉쇄가 장기화되면서 중국 반도체·전자 업체의 생산에 차질이 이어지고 있다.
14일 중국 경제 매체 차이신에 따르면 그래픽 처리장치(GPU) 반도체 업체인 비런테크놀로지가 최근 7나노 공정의 범용 GPU 칩 자체 개발에 성공했으나 본격적인 생산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본사와 생산 공장이 있는 상하이 민항구가 지난달 28일 봉쇄된 영향이다.
이 업체 1천여 명의 직원 가운데 핵심 인력 50명은 공장 내에서 숙식하고 있지만 나머지 인력은 재택근무 중이다.
세계 2위 반도체 패키징 업체인 미국 앰코테크놀러지의 상하이 공장도 코로나19 감염자들이 발생해 생산라인을 정상 운영하지 못하고 있다.
중국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SMIC(中芯國際·중신궈지)의 경우 모든 직원을 기숙사로 불러들였고, 2위 업체인 화훙반도체도 공장 안에 간이침대를 만들어 6천여 명을 수용, 폐쇄 관리 체제 아래 생산을 유지하고 있다.
월 30만장의 웨이퍼를 생산하는 이 2개 업체를 비롯해 상하이 파운드리 업체들은 직원들의 외출을 통제하는 폐쇄 관리 체제로 생산 차질을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런 폐쇄 관리도 머지않아 한계에 부딪힐 것으로 보고 있다.
웨이퍼 공장들은 지속적인 설비 점검이 필요한데, 이를 담당하는 협력업체 직원들이 공장 출입을 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엄격한 화물운송 통제로 상하이항의 컨테이너가 반출되지 않아 원자재 공급이 원활하지 못한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실제로 상하이 일대 정보통신기술(IT) 업체들은 직격탄을 맞고 있다.
애플의 중국 내 협력업체인 대만 페가트론은 지난 12일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상하이와 인근 장쑤성 쿤산의 아이폰 조립공장 2곳의 가동을 중단했다.
애플 노트북인 맥북 협력업체인 광다컴퓨터도 13일부터 상하이 공장의 조업을 중단했다. 유일하게 맥북을 공급하는 이 업체 조업 중단으로 애플도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쿤산의 액정표시장치(LCD) 업체 여우다광전는 지난 8일 당국의 봉쇄 조치에 따라 공장 가동을 멈췄다.
애플의 아이폰 공급업체인 허숴 역시 지난 12일 상하이와 쿤산 2개 공장이 멈췄다.
허숴는 일러도 이달 말에나 조업을 재개할 것으로 보여 애플이 이 업체의 물량 일부를 폭스콘에 넘길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작년 상하이의 집적회로(IC) 매출액은 2천578억8천만 위안(약 49조5천억원)으로 중국 전체 매출의 25%를 차지했고, 종사 인력은 20만명에 달해 중국 전체의 40%를 차지한다.
상하이의 봉쇄가 장기화하면 중국의 IT산업은 물론 경제 전반에 큰 충격을 줄 수 있는 상황이지만 중국 당국은 여전히 `다이내믹 제로 코로나`를 고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wowtv.co.kr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