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파리 테러범이 밝힌 '그날'…"마지막 순간 마음 바꿨다"

입력 2022-04-14 20:46  


2015년 11월 13일 밤 프랑스 파리 일대에서 총기를 난사하고 폭탄을 터뜨려 130명의 목숨을 앗아간 테러를 저지른 혐의로 기소된 살라 압데슬람(32)이 13일(현지시간) 사건 당일의 상황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범행 현장에서 용케 달아나 벨기에로 도주했다가 2016년 3월 붙잡힌 압데슬람은 테러에 직접 가담한 일당 중 유일한 생존자로, 지난해 9월부터 파리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바타클랑 극장, 스타드 드 프랑스 경기장을 비롯해 파리의 식당과 카페 등지에서 연쇄 테러를 저지른 혐의를 받는 그는 그간 묵비권을 행사해 오다가 이날 입을 열었다고 일간 르피가로, 프랑스 텔레비지옹 방송 등이 전했다.
압데슬람은 형 브라임으로부터 이슬람국가(IS)가 겪는 분투를 전해 듣고 IS를 돕기 위해 시리아로 가려 했지만 형의 뜻에 따라 테러에 동참하게 됐다고 밝혔다.
브라임은 테러 당일 카페에서 폭발물을 터뜨려 숨졌다.
압데슬람은 테러 이틀 전 벨기에에서 범행을 계획한 압델아미드 아바우드로부터 지령을 받았다고 한다. 자신의 역할은 폭탄 조끼를 입고 어디론가 가서 자폭하는 것이었는데, 처음 지령을 받고 충격을 받았으나 이내 설득당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막상 결정의 순간이 다가오자 마음이 바뀌었다는 압데슬람은 "제18구의 카페 안에 들어가서 음료수를 주문하려 할 때 주위에 있는 사람들을 보고 속으로 `이 일을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원래는 자동차를 타고 도망치려고 했는데 차가 고장 나는 바람에 차에서 내렸다는 압데슬람은 휴대전화를 사고 택시를 탔으며, 이후 입고 있던 폭탄 조끼를 버렸다고 진술했다.
압데슬람은 다른 일당과 달리 군사적으로나 종교적으로나 그렇게 행동할 경험도, 굳센 의지도 없었다고 주장하고 "무서워서가 아니라 인간이기 때문에 포기한 것"이라고 말했다.
판사가 테러 당일 상황을 더 자세히 말해달라고 요구했지만, 압데슬람은 테러 현장 중 하나인 스타드 드 프랑스에 일당을 내려준 것만 기억한다며 "내가 하려던 일만 생각난다"고 말했다.
압데슬람은 "폭탄이 달린 벨트와 칼라시니코프 소총을 갖고 있던 형이 총을 쏘고 나서 스스로 목숨을 끊을 것을 알고 있었지만, 목표가 어디인지는 몰랐다"고 덧붙였다.
압데슬람은 이날 3시간 동안 많은 양의 질문에 대답하며 자신을 변호했지만 그가 그의 주장대로 다른 생명을 구하기 위해 자폭하지 않은 것인지, 조끼가 작동하지 않은 것인지에는 의문이 남아 있다.
테러범들에게 무기를 공급한 혐의로 기소된 모하메드 아브리니는 범행 다음 날 누군가 압데슬람에게 폭탄을 왜 터뜨리지 않았느냐고 소리치자 압데슬람이 "폭탄이 작동하지 않았다"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고 전했다.
압데슬람은 지난달 재판 과정에서 일당에게 폭탄 조끼가 작동하지 않았다고 거짓말을 해왔다고 언급했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조시형  기자

 jsh1990@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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