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바닥은 어디…인플레 압박에 또 신저가 [증시프리즘]

김종학 기자

입력 2022-04-15 19:12   수정 2022-04-15 19:12

    시총 1위 삼성전자 또 신저가
    외국인·기관 올들어 8조 순매도


    <앵커>
    증시 프리즘 시간입니다.

    증권부 김종학 기자 나왔습니다.

    김 기자, 이번주 증시는 결국 2700선 돌파에는 실패했습니다. 왜 이렇게 방향을 틀지 못하는 겁니까?

    <기자>
    오늘 코스피는 개장하자마자 2,700선을 깨고 거래를 시작해 장중 내내 부진한 흐름을 이어갔습니다.

    장중에 반짝 2,700선 회복을 시도하기도 했지만 원달러 환율 상승과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다시 시장을 짓누르면서 결국 약세로 마감했습니다.

    코스닥 역시 920선은 가까스로 지키며 낙폭을 줄였지만 어제보다 0.38% 내린 924.44로 장을 마쳤습니다.

    지난밤 마감한 미국시장이 선물옵션 만기에다 연은 총재의 매파 발언에 결국 나스닥 등 성장주가 크게 하락하는 흐름을 보였는데
    이 모습이 우리 시장에도 그대로 옮겨온 겁니다.

    미국 연준 안에서 의장, 부의장 다음 위치에 있는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의 발언인데요
    "인플레이션 급등세가 고점에 도달했는지 불확실하다",
    "기준금리를 신속하게 인상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다음달이죠, 5월 미 FOMC 회의에서 50비피(0.5%포인트) 인상해 단숨에 1%로 올리겠다는 연준 입장에 힘을 싣는 발언입니다.

    지난 수요일까지만 해도 월가에서는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가 40년 만에 최고치 8.5%면 정점이다. 라는 시각이 퍼졌고,
    이 덕분에 코스피도 반짝 2700선을 넘기도 했죠. 그런데 연준 인사가 나서 기대감을 확실하게 차단하는 발언을 내놓은 겁니다.

    이 여파로 어제 다소 진정되는 듯했던 원달러 환율은 다시 1230원선, 일본엔화도 20년만에 최저치까지 떨어지며 외환시장 불안감도 이어졌습니다.

    전체 시장 흐름도 대부분의 업종이 약세를 이어가며 살아나질 못했는데요.

    특히 주요 투자주체 가운데, 외국인은 이번 주 들어서도 5거래일 내내 팔고만 있습니다.

    불과 일주일 만에 무려 1조 1천억원 어치 매도물량을 쏟아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비롯한 코스피 지수 전체를 끌어내렸습니다.

    기관은 일부 사모펀드를 통한 저가 매수가 일부 나타났지만 외국인 매도를 만회하기엔 역부족이었습니다.

    <앵커>
    오늘 시장이 주목했던 이슈들도 키워드로 짚어보죠.

    <기자>
    네 첫 번째 키워드는 `바닥 밑에 지하실…삼성전자 바닥은 어디` 입니다.

    삼성전자는 오늘 개장하자마자 6만 6500원선으로 하락해 이렇다할 반등도 없이 종가 기준 신저가로 마감했습니다.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해 1월 9만 6800원을 정점으로 반년 가까이 8만원 선 안팎에서 횡보하며 8만전자라는 별칭이 붙기도 했죠.

    하지만 올해들어서는 7만 9400원으로 거래를 시작해 6만원선 중반까지 넉 달이 안 되는 기간 14.81%나 하락했습니다.

    주가하락의 원인은 비메모리반도체의 낮은 수율, 반도체 실적에 대한 우려도 반영되어 있지만,
    보다 직접적으로 보자면 시장을 둘러싼 외부 환경, 돈이 돌지 않는 것에 있습니다.

    미 연준의 긴축 움직임 이후 외국인들이 1월 중순부터 대량의 매물을 쏟아내고 있고,
    최근엔 기관까지 가세해 삼성전자를 비롯한 반도체 기업 주가가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고 있는 겁니다.

    기관이 올들어 삼성전자를 순매도한 금액만 6조원을 넘겼고, 외국인 역시 2조 8천억원 어치 주식을 내다판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반면 이렇게 쏟아낸 큰손들의 물량을 개인투자자들이 8조 7천억원 어치 사들이면서 주가 하락으로 인한 타격을 고스란히 떠안고 있는 상황입니다.

    <앵커>
    주가가 신저가까지 내려갔는데 개인들은 왜 이렇게 삼성전자를 포기하지 못하는 걸까요?

    <기자>
    삼성전자가 반도체 부문의 실적 기초체력, 펀더멘털이 약한 기업이 아닌데 주가가 하락했다는 인식이 이러한 저가매수의 바탕이 되고 있습니다.

    투자정보를 제공하는 금융투자업계에서도 경기둔화 우려가 실적을 집어삼켰다, 삼성전자 주가바닥인 구간을 분석한 보고서까지 낼 정도입니다.

    신한금융투자에서 낸 자료를 발췌했는데, 단기적으로 러시아-우크라이나 이슈에 영향을 받고 있다고 보고 시나리오에 따라 반도체 산업과 주가가 어떤 영향을 받을지 분석하고 있습니다.

    전쟁이 단기간 종료되면 반도체 부품 재고가 3~4개월치로 공급에 영향을 받지 않고, 수요 증가가 이어지면서 주가가 반등할 여력이 있다고 봤습니다.

    반면 전쟁이 장기화해 올 여름을 넘기게 되면 삼성뿐 아니라 전세계 반도체 생산에 차질이 발생하고, 생산량이 줄어들면서 업황이 하강할 가능성이 짙다고 전망합니다.

    유진투자증권이 2016년 이후 25차례의 분기 실적을 분석해 내놓은 보고서도 인상적입니다.

    통상 삼성전자는 호실적을 내더라도 당일 주가가 하락하거나 부진한 흐름이 종종 보여왔습니다.

    그러나 2016년 이후 매분기 실적 발표와 1개월 이후 주가를 비교했더니,
    잠정실적이 나온 당일부터 주가가 하락하더라도 18번 가운데 12번은 주가가 상승한 상태였다는 겁니다.

    <앵커>
    그렇다는건 6만 전자가 된 삼성전자 주식을 더 기다리면 오를 수 있다, 이런 전망인 겁니까?

    <기자>
    그동안의 투자자 움직임을 볼 때 저점 구간일 수 있다는 분석이라는 겁니다.

    금융투자업계 분석을 보면 공통적으로 2분기 반도체 가격 회복과 함께 반등의 기회가 남아있다는 전망이 담겨있습니다.

    다만 여기엔 전제 조건이 있는데 아무래도 한국 주식시장 내 비중이 크다는 점, 원자재 리스크를 피하기 어렵다는 점을 들어 외부 환경이 우선 살아나야 한다고 분석합니다.

    현재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도 해소되지 않았지만 이 여파로 석유류 가격이 오르면서 신흥국 경제가 압박을 받고 있고, 아르헨티나에서는 곡물 수출이 중단되는 사태까지 벌어지고 있는데요.

    모두 연준에서 경고하는 인플레이션 정점이 아직 덜 지났다는 근거에 포함이 되는 이슈 들입니다.

    따라서 경기에 민감한 반도체 종목들의 주가를 짓누르는 거시적인 문제가 해소되어야 6만 전자 탈출이 가능해 보입니다.

    <앵커>
    다음 오늘 장 특징 또 있습니까?

    <기자>
    짚고 넘어가야할 종목이 바로, 리오프닝, 그중에서도 영화관주입니다.

    <앵커>
    다음 주부터 거리두기가 완전히 해제가 되죠.

    리오프닝주가 전반적인 강세를 보인건 아니더군요

    <기자>
    눈에 띄는 상승을 보인 건 CJ CGV, 제이콘텐트리와 같은 영화 관련 업체들입니다.

    영화관은 그동안 음식물을 먹지 못하도록 제한해 왔는데 이런 규제가 풀리면서 팝콘 판매가 늘고, 관람객이 늘어나는 효과가 기대된다는 전망입니다.

    이와 함게 OTT업체들뿐 아니라 영화관 배급도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 속에 쇼박스도 주가 강세를 보였습니다.

    반면 항공, 유통, 소비주들의 주가는 보합에 그쳤습니다.

    이들 업종은 올해 들어 기대감 속에 제주항공이 41% 올랐고, 편의점, 여행관련주 들이 연간 10% 이상의 강한 상승을 이어왔습니다.

    아무래도 본격적인 거리두기 해제 이후에는 기대감이 아닌 실적으로 주가를 입증해야 할 시기라는 건데요.

    일례로 여행주의 경우 증권가 분석은 "3분기에 코로나 이전 수준의 예약건수가 확인되어야"한다라는 겁니다.

    시장 여건이 좋지 못한 상황에서 리오프닝주 역시 실적에 대한 고민을 빼놓을 수 없는 대목으로 보입니다.

    <앵커>
    그렇군요.

    다음 주 투자자들이 주목해볼 만한 관전 포인트는 무엇이 있습니까?

    <기자>
    다음주 금융시장은 1분기 기업 실적과 IMF의 수정 경제전망, 미국 베이지북, 중국 지표 부진에 대한 당국의 대응에 따라 움직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우리나라와 미국의 주요 기업들의 1분기 실적발표가 줄줄이 예정되어 있는데,
    21일에는 네이버, 22일에는 현대차와 LG생활건강, 대형 금융지주사들이 연달아 실적을 발표합니다.

    앞서 대장주 삼성전자가 분기 기준 사상 최대실적을 내고도 신저가를 썼죠.

    유동성이 아니라 실적 장세가 본격화되는 시기로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에
    플랫폼 대장주, 미래 모빌리티 대장주인 네이버, 현대차 실적에 따라 코스피 지수의 향방도 가늠할 수 있을 전망입니다.

    미국 시장에서도 수요일 밤에 반도체 장비 대표기업인 ASML도 실적을 내놓습니다.

    올해 들어서 미국 엔비디아와 마이크론 등 전 세계 반도체 기업들 역시 주가가 20% 이상 하락했기 때문에 수주 내역 등 업황을 판단할 지표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러한 개별 실적보다 중요한 것은 경제전망입니다.

    월요일에 미국의 주택시장지수, 중국의 산업생산 데이터가 나오고, 수요일에 미국 연준이 공개하는 경제동향보고서, 베이지북이 공개됩니다.

    작년부터 강한 인플레이션 압력을 지목해온 연준이 이번 보고서에서 어떤 입장을 내놓을지도 관심사입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증권부 김종학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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