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각국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어린이 간염 사례가 다수 발견돼 세계보건기구(WHO)가 조사에 나섰다.
WHO는 15일(현지시간) A형, B형 등 기존에 알려진 간염과는 다른 심각한 어린이 간염 사례를 분석 중이라고 밝혔다고 AFP, AP 통신 등이 보도했다.
이 질환은 영국에서 74건 이상 보고됐으며, 스페인과 아일랜드에서도 비슷한 환자가 나왔다. WHO는 최근 보고된 사례가 늘고 있다며 앞으로 더 많은 환자가 나올 것으로 내다봤다.
WHO는 이달 초 스코틀랜드에서 간에 이상이 생긴 어린이 10명을 통해 지금까지 알려진 간염과는 다른 질환을 확인했다.
어린이 환자 10명 중 1명은 1월에, 9명은 3월에 병원을 찾았고 모두 심각한 증세로 간염 진단을 받았다. 이후 영국 보건당국은 비슷한 질환의 어린이 환자를 최소 64명 파악했다. 급성 간염 증세의 환자들은 주로 10세 미만 어린이였으며 황달, 설사, 구토, 복통 등이 나타났다.
사망자는 없으나 6명은 간 이식이 필요한 상태라고 WHO는 전했다.
WHO는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이번 간 질환 환자들이 기존 A~E형 간염 바이러스에는 감염되지 않았으며, 해외여행 등 특수한 병에 걸릴 환경에 있지도 않았다고 설명했다.
일부에서는 최근 급속히 확산한 아데노바이러스와 이 질환이 관련이 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아데노바이러스는 수십 가지가 있으며 일부는 발열과 인후통, 안구 충혈 등 감기와 유사한 증상이나 장 염증 등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아데노바이러스가 면역체계가 약한 어린이의 간염과 관련이 있다는 보고도 있다.
WHO는 코로나19나 최근 확산 중인 아데노바이러스 등에 양성 반응을 보인 환자가 일부 있었지만, 아직 상관관계는 검증되지 않아 더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백신의 영향일 가능성도 배제했다.
미국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9건 발견돼 보건당국이 조사 중이다. 9건 모두 앨라배마주에서 발생했으며, 현재 다른 주에도 관련 환자가 있는지 파악 중이다.
미국 환자들의 나이는 1~6세였고, 2명은 간 이식이 필요하다고 AP는 전했다.
당국은 아데노바이러스와의 관련성을 검토 중이다. 작년 11월부터 어린이 간염 증가를 조사 중인 앨라배마주는 환자들이 아데노바이러스에 양성 반응을 보였다면서 장 염증과 관련이 있는 아데노바이러스 41형과의 관련성을 분석 중이라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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