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의 대출금리가 7%대에 올라설 가능성이 커졌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는 약 13년 전 수준으로 돌아가는 셈이다.
17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이 18일 적용 예정인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신규 코픽스 연동)는 연 3.420∼5.342% 수준이다. 작년 말(3.710∼5.070%)과 비교해 올해 들어 3개월여 사이 상단이 0.272%포인트 높아졌다.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가 따르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수신(예금)금리와 시장금리 상승 등에 따라 같은 기간 1.55%(신규코픽스 기준)에서 1.72%로 0.17%포인트 올랐기 때문이다.
3월 기준 신규 코픽스는 한 달 새 1.70%에서 1.72%로 0.02%포인트 다시 높아졌다. 은행에 따라 새 코픽스를 당장 지난 16일 반영했거나 18일부터 적용할 예정이다.
주택담보대출 혼합형(고정형) 금리는 연 3.600∼4.978%에서 3.900∼6.380%로 더 크게 뛰었다. 최저 금리가 0.300%포인트, 최고 금리는 무려 1.402%포인트나 급등했다.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의 지표로 주로 사용되는 은행채 5년물(AAA·무보증) 금리가 2.259%에서 3.428%로 1.169%포인트 치솟았기 때문이다. 최근 은행채를 포함한 채권시장 금리는 미국의 긴축 속도가 빨라질 가능성,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전망 등이 반영되면서 빠르게 올랐다.
신용대출의 경우 현재 3.532∼5.180% 금리(1등급·1년)가 적용된다. 지난해 12월 말(3.500∼4.720%)과 비교해 하단이 0.032%포인트, 상단이 0.460%포인트 뛰어 5%대를 넘어섰다.
이런 대출 금리 오름세는 적어도 연말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인플레이션 압력과 미국 통화긴축 등에 대응해 연내 기준금리를 계속 올리고, 이에 따라 시장금리도 전반적으로 우상향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KB국민은행 여신 부문 관계자는 "인플레이션과 주요국의 빠른 금리 인상 속도 등을 고려할 때 기준금리가 올해 3분기와 4분기 각 0.25%포인트씩 2차례 추가 인상(연말 2.00%)될 것으로 보인다"며 "주요국 금리 인상 속도에 따라서는 3분기까지 2차례 추가 인상이 앞당겨 이뤄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대출금리에 대해서는 "기준금리가 2.00% 이상으로 오르면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최고 7%대에 도달할 가능성이 상당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경원 NH농협은행 올(All)100자문센터 WM전문위원도 "당초 컨센서스(시장예측)는 한은이 올해 2회 정도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것이었지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물가가 타격을 입어 지금으로선 올해 총 3∼4회 올라 1.75∼2.00%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주택담보대출 금리의 상단은 연 7% 위로 오를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내다봤다.
올해 하반기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예상대로 7%를 넘어서면, 2009년 이후 무려 13년 만에 다시 7%대에 진입하는 것이다.
하지만 우려만큼 대출금리가 급등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신한은행 여신 부문 관계자는 "연말 기준금리가 2.00∼2.25%까지 높아질 것"이라면서도 "최근 가계대출 증가율이 많이 둔화된 상태에서 은행들이 외형 확대를 위해 금리를 인하하는 추세인 만큼 올해 대출금리가 7%대까지 올라가지 않을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이 지난달까지 4개월 연속 뒷걸음질한 가운데, 실제로 은행들은 최근 잇따라 경쟁적으로 가산금리 조정 등을 통해 대출 금리를 낮추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대부분의 대출자가 주거래 은행을 두고 있기 때문에, 우대금리를 조금도 받지 않는 경우는 거의 없다"며 "실제 대출자가 체감하는 금리는 은행권 최고 금리보다는 낮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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