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R 비용만 100만원...배보다 배꼽이 더 큰 '해외여행'

입력 2022-04-18 19:17   수정 2022-04-22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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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외여행 가로막는 장벽…사전 PCR 검사
    부부 해외여행시 PCR 검사비만 100만원
    "항공·여행산업 살리려면 PCR 면제해야"
    여행사 고육지책, 확진시 체류비 지원까지
    <앵커>

    거리두기 해제 첫날, 어떻게 보내고 계십니까?

    이쯤되면 여행 항공주가 날아가야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만,

    대한항공 같은 경우는 오늘 주가가 그럭저럭이었습니다.

    발목을 잡는 요인이 한가지 지적되고 있는데 알아봅니다.

    유통산업부 신선미 기자 나와 있습니다.

    신 기자, 미국 항공사들은 주가가 고공행진 중이라면서요?

    우린 왜 이런 겁니까?

    <기자>

    미국 항공사와 대한항공의 국내선과 국제선 매출 비중 차이 때문입니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기준 미국 항공사 매출 중 국내선 비중은 평균 약 60%입니다.

    미국 내 이동 관련 규제만 없으면 매출이 빨리 늘어날 수 있는 구조죠.

    반면, 대한항공의 국내선 매출 비중은 4%에 불과합니다.

    따라서 국제선(매출 비중 60.6%) 회복 속도가 중요하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앵커>

    해외여행 수요가 높아지고 있는 모습으로 보이는데, 실제로는 아닌 겁니까?

    <기자>

    결론부터 말하자면, 걸림돌이 많다 보니 유의미한 수준은 아닙니다.

    정부가 입국시 7일간 자가격리도 면제했고, 올해 안에 국제선 항공편도 코로나19 이전의 절반까지는 회복시킨단 계획입니다.

    하지만 현재 한국인에 대한 입국 제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 국가만 170여개국입니다.

    국제 여객선 수요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려면 이들 나라와의 입출국 규제를 완화하는 작업이 우선돼야 하는데요.

    아무래도 시간이 걸릴 수 밖에 없어 수요 회복이 쉽진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여전히 갈길 먼 항공업계 정상화, 박승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오늘(18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격납고.

    항공기 위로 물줄기가 쏟아지자 작업자들이 부지런히 먼지를 닦아냅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2년 만에 공개된 대한항공의 보잉 747기 세척 행사입니다.

    오랜 기간 닫혀있던 하늘길이 다시 열리면서 준비를 서두르는 중입니다.

    [정동수 / 대한항공 항공기정비지원팀 차장 : 코로나19의 묵은 때를 벗어내고 설레는 해외여행을 떠나는 고객들에게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함과 동시에 탄소 배출 저감에도 앞장설 예정입니다.]

    앞서 국토교통부는 연말까지 국제선 운항을 2019년의 50%로 회복시키겠다고 밝혔습니다.

    국제선 정기편을 내달(5월) 520회, 6월 620회로 늘리고, 7월부터는 주 300회(월 1,200회) 씩 증편합니다.

    이에 대한항공은 LA·파리·런던 등의 노선 재개에 나섰지만 더딘 속도에 답답해하는 모습입니다.

    출시되는 해외여행상품이 잇따라 매진될 정도로 항공권 수요는 급등했지만 공급이 따라오지 못해 소비자의 가격 부담으로 이어지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유전자증폭(PCR) 검사와 항공기 좌석 간 거리두기 등 여전한 방역조치가 회복하는 여행 심리에 찬물을 끼얹진 않을지 걱정입니다.

    전문가들은 국내 항공업계가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질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이윤철 / 한국항공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 2022년 3월 20일 미국의 공항 이용객이 236만 명으로 집계됐는데, 2019년 같은 날 대비해서 93% 수준까지 회복됐습니다. 연말까지 50%라는 것은 세계 항공수요 증가폭을 따라가지 못할 개연성이 있습니다.]

    상승한 유가와 하락세에 접어든 화물 운임 역시 대한항공에겐 걱정거리입니다.

    고유가 영향으로 올해 연간 연료비(3조 4,415억 원)는 지난해보다 91.2% 늘어나는데 반해, 화물 매출(5조 3,386억 원)은 20.3% 줄어들며, 전체 영업이익(3,668억 원)이 4분의 1로 쪼그라들 전망입니다.

    여객 운항이 늘어나면 비행기 아래의 화물칸(밸리 카고)을 이용한 화물 운송이 늘어나면서 공급이 증가해 전체 운임이 떨어지게 됩니다.

    실제로 지난 3월 기준 홍콩 북미 항로의 항공화물운임은 kg당 8.2달러로 정점을 찍은 지난해(2021년) 12월과 비교해 35.7% 낮습니다.

    대한항공이 화물 호조로 코로나19 사태를 극복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새 판짜기`에 들어간 글로벌 항공시장에서의 생존 경쟁은 이제부터라는 뜻입니다.

    한국경제TV 박승완입니다.


    <앵커>

    대한항공을 중심으로 살펴봤지만, 항공업계에 놓인 상황이 녹록치 않아보입니다.

    고유가와 화물운임은 어쩔 수 없다 해도 국내 방역 규제 실타래는 풀 수 있지 않을까요?

    <기자>

    해외 입국자 검역절차가 특히 과한데,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7일간 격리가 면제된다는 내용은 많이 들어보셔서 아실텐데요.

    PCR검사는 잘 모르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해외에서 한국에 들어오려면 PCR검사, 몇 번 받아야할까요?


    <앵커>

    생각해 보질 않았는데, 1번이면 되지 않을까요?

    <기자>

    더 많습니다. 신속항원검사까지 포함하면 3번인데요.

    우선, 해외여행을 갔다가 한국에 들어오려면 현지에서 PCR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여기에 또 한국에 들어와서 2번이나 검사를 받아야 하는데요.

    입국 1일차에 PCR(유전자 증폭) 검사를 받고, 입국 6∼7일차에 신속항원검사를 또 받아야합니다.


    <앵커>

    해외여행 가기 전에도 PCR 검사를 받아야 하는 나라가 많지 않나요?

    이렇게 되면 신속항원검사까지 포함해 기본 4번의 검사가 필요하단 얘기인데요.

    <기자>

    네 맞습니다. 나라마다 좀 다르지만, 입국하자마자 또 PCR 검사를 받아야 하는 곳도 있어 5번까지 받아야하는 경우도 생깁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해외여행 가려면 `코가 헐겠다`라는 우스갯소리마저 나옵니다.


    <앵커>

    저 같은 사람은 PCR 검사가 싫어서라도 해외여행 못 갈 거 같은데요.

    <기자>

    저도 같은 생각인데요. 횟수도 문제지만 PCR 검사에 드는 비용도 만만찮습니다.

    병원마다 차이는 있지만 영문음성확인서 발급 비용을 포함해 약 10만원~18만원의 비용이 듭니다.

    해외여행을 위한 PCR 검사는 보험이 적용되지 않기 때문인데요.

    해외 국가들의 PCR 검사 비용도 크게 다르지 않아, 부부가 함께 여행을 간다고 하면 PCR 비용만 100만 원까지 고려해야합니다.


    <앵커>

    100만 원이요?

    <기자>

    믿기지 않죠? 이런 반응이 나올 거 같아서 사례를 가져왔습니다.

    부부가 3월에 태국 방콕으로 여행을 떠났을 때가 비용이 가장 많이 드는데요.

    우선, 한국인이 많이 가는 여행지죠? 미국과 프랑스, 그리고 태국을 비교해봤는데요.

    한국에 입국해서 받아야 하는 검사 2번(입국 1일차 PCR, 6~7일차 신속항원검사)을 제외하면,

    그나마 유럽은 규제를 많이 완화해서 1번이고, 미국은 2번입니다.

    태국 방콕은 총 3차례의 PCR 검사를 받아야 했는데요.

    출국하기 전 1차례, 방콕에 도착하자마자 한 차례, 귀국하기 전 방콕에서 또 한 차례, 총 3번입니다.

    PCR검사에 15만원이 든다고 하면 부부가 1차례당 30만원, 총 3 차례니 방콕여행의 경우 100만원까지 생각해야 하는 겁니다.

    (다만, 태국관관청은 4월 1일부터 입국자의 사전 PCR 검사 음성 결과서 제출을 면제했습니다. 입국 당일 PCR 검사와 도착 5일째 신속항원검사는 그대로 유지하는데요. 때문에 태국 도착일에 실시한 PCR 검사에서 CT 수치가 36 이하일 경우 확진으로 판단, 격리해야 합니다.)


    <앵커>

    2명이서 100만원이면, 4인 가족 해외여행은 꿈도 못 꾸겠습니다.

    그냥 나갈 때랑 들어올 때 각각 한번씩만 받든지, 좀 간소화하면 안되는 겁니까?

    <기자>

    나갈 때 PCR 검사는, 상대방 국가의 규제라 어쩔 수 없지만,

    입국 전 사전 PCR 검사만은 면제해야한다고 정부에 항공과 여행업계는 계속 요청하고 있는데요.

    "지난 2년 동안 고사 위기였던 항공과 여행산업이 살고 노동자가 살기 위해 꼭 필요하다"는 설명입니다.

    사실, 귀국 전 PCR 검사를 받기 위해 해외에서 병원을 찾는 것도 일입니다.

    검사를 바로 받을 수 있을지도 모르고, 검사 결과과 얼마나 걸릴지 모르니 여행을 온전히 즐길 수도 없을테고요.

    하지만 정부는 업계의 요청을 반영하지 않았습니다.

    지난 금요일 사회적 거리두기를 전면 해제한다고 밝혔지만, `입국 전 사전 PCR 검사`만은 앞으로도 유지한단 방침입니다.


    <앵커>

    사실상 해외여행 가지 말라는 얘기로 들리네요.

    때문에 여행사들이 자체적으로 지원책을 내놨다면서요?

    <기자>

    사실상 고육지책인데요.

    여행사가 해외 PCR 검사 비용을 지원해주는 상품(모두투어, 노랑풍선)을 내놓는가 하면,

    여행자보험도 안 해주는 코로나 확진자들의 체류비(하나투어)까지 지원해주는 상품을 선보였습니다.

    숙식비용은 물론, 코로나 격리로 변경되는 귀국일에 맞춰 티켓 재발권도 지원해준다는 내용인데요.

    그나마 높아진 해외여행에 대한 관심이 다시 꺼질까 봐 울며 겨자먹기로 상품을 내놓고 있다고 봐야 할 거 같습니다.


    <앵커> 유통산업부 신선미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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