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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 한물갔다?"…쾌속 질주하는 첨단 농기계 '디어' [GO WEST]

조연 기자

입력 2022-04-18 19:19   수정 2022-04-18 19:20


    <앵커>
    글로벌 증시와 기업을 깊이있게 분석하는 `Go West` 시간입니다. 글로벌콘텐츠부 조연 기자와 함께 합니다.
    조 기자, 오늘 저희가 나눌 이야기 농업이군요. 최근 밀이나 옥수수, 보리 같은 주요 곡물 가격이 일제히 오르고 있는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죠?
    <기자>
    그렇습니다. 러시아가 세계 밀 수출 1위국이고, 우크라이나가 5위여서, 두 나라가 밀 수출량의 전 세계 거래량의 30% 이상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또 우크라이나는 옥수수 수출도 세계 4위이고요. 유엔은 이 두 나라를 세계의 `빵바구니`라고 부르는데요. 러시아는 올 6월까지 곡물 수출을 전면 금지했는데, 이 여파가 상반기에 그치는게 아니라 올해 내내 이어질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립니다.

    UN 세계식량가격지수를 보면, 3월 159.3포인트, 전월보다 12.6% 올랐습니다. 관련 집계를 시작한 이후 최대치로, 지난달에 이어 2개월 연속 최고치를 경신했습니다. 끝도 없이 오르고 있는 모습이죠. 유엔의 막시모 토레로 FAO 수석애널리스트는 "러-우크라 전쟁으로 전 세계 식량 안보에 중대한 위기가 닥쳐올 수 있다"며 올해 연초대비 30% 이상 오른 밀·옥수수 가격이 앞으로 최대 20% 인상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앵커>
    이런 까닭에 국내 주식시장에서도 곡물 관련 파생상품들이 일제히 역대 최고 수준으로 치솟고 있는데요.
    오늘 월가가 꼽은 농산물 인플레 시대 대비할 추천 종목을 들고왔다고요?
    <기자>
    바로 농업기계회사입니다. 일전에 짐 로저스 회장과 인터뷰를 나눈 적이 있는데, 저에게 트랙터를 몰 줄 아냐고 물으시더라고요. 지금 당장이라도 트랙터 운전을 배우라고 조언을 해주셨는데, 그만큼 농업이 지는 산업이 아니라 앞으로 뜨는 산업이라고 강조한 겁니다. 갈수록 농업인구가 줄고, 또 고령화되고, 일부 작물에 치우치는 수급 불균형 등 구조적인 한계를 깰 수 있는 것으로 주목받는 것이 바로 `애그테크(Ag Tech)`입니다. 농업과 기술의 합성어인데요. 오늘 저희는 `농기계의 테슬라`라고 불리는 디어앤드컴퍼니(NYSE: DE)에 대해 이야기 해보겠습니다.
    <앵커>
    농업(Agriculture)와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가 애그테크 군요. 첨단 기술을 접목한 농업이다 이렇게 보여지는데..
    사실 디어앤드컴퍼니란 이름이 익숙하진 않습니다. `농기계 업계의 테슬라`라니 전기트랙터가 그려지긴 하는데, 어떤 회사인가요?
    <기자>
    세계 농기계 시장 점유율 1위 업체이자 애그테크의 선두주자라 할 수 있는데요. 세계 최초로 사람이 필요없는 자율주행기술을 탑재한 완전자율 트랙터를 선보인 회사입니다. 디어앤드컴퍼니는 모회사이고, 브랜드는 `존 디어`인데요. 사슴이 뛰고있는 로고를 보신 분도 계실 것 같습니다. 창립된지 무려 180년이 넘은 장수기업으로, S&P 500기업 중 67번째로 큰 회사입니다. 트랙터와 컴파인, 파종기, 약제 살포 장비, 그리고 골프장에서 쓰는 잔디 기계, 제설장비 등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사업분야는 크게 3가지로 나뉘는데요. 농업과 원예부분, 그리고 굴삭기 같이 대형 기계가 포함되는 건설과 목재 수확 기계, 마지막으로는 장비를 임대해주는 금융서비스 이렇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농기계 시장에서는 전 세계 점유율 32%에 달하는 기업입니다.

    주가를 잠시 보면요. 2012년 상장해서 오랜 기간 200달러선을 넘지 못했는데, 코로나 팬데믹이 시작된 이후 300달러 위로 급상승했고, 올해 들어서도 또다시 27% 상승하며 현재(15일 종가) 436달러대 주가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앵커>
    주가가 많이 올랐네요. 곡물 가격이 올라서 이렇게 오른건가요?
    <기자>
    네. 월가에서는 곡물값이 오르면서 농가에 현금이 넘쳐난다고 말하는데요. 농업자들이 노후된 기계 교체나 또는 재배를 늘리기 위해 신규 기계 장비 구매에 나서게 되겠죠.
    실제로 올 1분기 디어는 전년동기대비 5% 증가하는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는데, 5%가 별로 안 커 보이지만 놀라운 이유는 공장이 무려 35일간 파업을 했음에도 이 같은 성적을 거뒀기 때문입니다. 회사 측은 올 해 전체 매출은 15~20%증가를 당초 예상했습니다. 무엇보다 디어의 강점은 바로 가격결정력을 갖고 있는 기업이란 점인데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연속으로 신제품을 내놓고 가격 인상을 앞서서 진행하고 있습니다. 독점적인 위치를 갖고 있는 만큼 가능한 부분이겠죠.
    <앵커>
    앞서 언급했던 `농기계의 테슬라` 완전자율주행 트랙터도 이야기해볼까요?
    <기자>
    이번 CES 2022에서 자율주행 트랙터를 선보였는데요. 영상을 보시면 사람 없이 기계가 밭을 갈고 제초제를 뿌리는 것을 보실 수 있는데요. 한 대에 가격이 80만달러, 9억원이 넘는다고 합니다. 가격이 꽤 되는 만큼, 구독경제 형태의 제품 판매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트랙터 자율주행도 자동차처럼 단계가 있습니다. 디어는 완전자율인 최종 단계, 4단계 자율주행을 선보였는데, 혼자 운전도 되고 작업도 하고, 지능까지 갖춘 단계를 뜻합니다. 보시면 전기차처럼 라이다(LiDAR)가 장착돼 레이저로 360도 장애물을 감지하고, AI프로세서, GPU·GPS 장치 등 자율주행차 기술이 빠짐없이 들어갔습니다. 데이터에 기반해 하루하루 기후에 맞춰 트랙터가 알맞은 작업을 추천할 뿐 아니라, 생산성은 두 배로 늘리고 인건비와 재료비는 크게 절약할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디어는 자율모빌리티를 위해 적극적인 투자를 거듭해왔는데요. 17년에 AI회사 블루리버테크놀로지를 인수하고 지난해에도 베어 플래그로보틱스 등 자율주행 관련 기업 인수에 공격적으로 나선 것이 결정적이었다는 평가입니다.
    <앵커>
    마지막으로 월가의 평가를 살펴볼까요?
    <기자>
    월가에서도 디어의 선도적인 신기술 기계들이 앞으로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구매자들을 늘리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월가 IB 베어드(Baird)는 "테슬라의 완전자율주행처럼 디어가 트랙터의 자율주행기능을 구독 서비스 형태로 제공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습니다. 월가의 목표가 평균은 현재 주가와 크게 차이나지 않는 440달러대로, 최저는 바클레이즈가 제시한 410달러선, 최고는 모건스탠리의 485달러선이구요. 모닝스타 보고서를 보면 "현재 농기계 수요가 강력하고 장기적 성장에 준비된 것은 맞지만, 디어를 비롯해 대부분의 농업기계주 주가가 과대평가 수준이라고 보여진다"라는 진단도 있습니다.
    <앵커>
    네. 조 기자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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