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개미무덤 될라…쌍방울 '上'에 설렘반 우려반 [증시프리즘]

박해린 기자

입력 2022-04-19 19:07   수정 2022-04-20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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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증시 프리즘 시간입니다.
    박해린 증권부 기자 나왔습니다.
    박 기자, 오늘 코스피 기분 좋게 올라줬죠.
    <기자>
    네, 다만 오늘 열흘 만에 들어오던 외국인의 매수세가 장 막판 팔자로 돌아섰다는 점은 아쉬운 점입니다.
    오늘은 개인과 외국인의 매도세에도 불구하고 기관이 자금을 넣으며 지수를 끌어올린 덕에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 중 9개 종목이 상승 마감하며 코스피는 2700선에서 장을 마쳤습니다.
    <앵커>
    박 기자, 간밤 세계은행이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을 1% 포인트 가까이 하향 조정하지 않았습니까.
    증시는 이에 대한 충격을 받지 않은 모습이네요.
    <기자>
    국내 증시에 내성이 생긴 것 같습니다.
    간밤 미국 증시 역시 세계은행의 성장률 하향 조정 여파로 하락폭을 키웠지만 금융주와 반도체주 등이 강세를 보이자 장 중 한 때 상승 전환하기도 했습니다.
    특히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오르자 국내 증시에서도 반도체 업종이 오늘 일제히 강세를 보였습니다.
    <앵커>
    반도체주에도 봄이 오길 기대해 보며, 이 이슈는 잠시 후 심층취재에서 더 깊게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박 기자, 오늘 우리 주식시장이 가장 관심을 가졌던 이슈, 뭡니까?
    <기자>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쌍용차 인수전입니다.
    최종적으로 KG그룹과 파빌리온PE, 쌍방울그룹, 이엘비앤티가 쌍용차 인수에 뛰어들었는데 이 사실 만으로도 오늘 참여사들의 주가가 급등하는 흐름을 보였습니다.
    특히 쌍방울과 계열사인 광림은 오늘 상한가를 기록했습니다.
    <앵커>
    시장에선 어느 쪽이 쌍용차를 인수할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까?
    <기자>
    아무래도 자금력 싸움일 텐데요.
    자본력을 기준으로 본다면 KG그룹이 가능성이 가장 높게 점쳐집니다.
    KG그룹의 실질적인 지주사인 KG케미칼의 현재 자산을 보시면,
    현금성 자산만을 놓고 본다면 다소 부족할 수 있지만 여기에 KG ETS를 매각한 자금과 컨소시엄 파트너인 캑터스PE의 자금까지 더하면 자금 조달에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앵커>
    쌍방울 그룹주의 주가가 널뛰고 있는데, 쌍방울의 자금 여력은 어떻습니까?
    <기자>
    의문을 갖는 분들이 많습니다.
    일단 쌍방울과 광림의 현금과 현금성자산은 턱없이 부족합니다.
    물론 여러 계열사들을 다 합치면 KG케미칼 수준은 된다는 게 쌍방울 측의 의견이지만 최근 KB증권이 자금 조달 참여를 철회하며 상황이 더 녹록지 않아졌습니다.
    쌍방울그룹 측은 지난해 이스타항공 인수를 위해 마련해 둔 현금성 자산이 그대로 남아있고 다른 기관투자자들과 논의하고 있다며 자금 조달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시장의 의구심은 더해지고 있습니다.
    <앵커>
    파빌리온PE, 여기는 어떻습니까?
    다른 경쟁자들에 비해 생소한 이름인데요.
    <기자>
    파빌리온PE는 지난해 전기차 업체 이엘비앤티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쌍용차 인수전에 뛰어들었는데,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에 밀렸던 전력이 있습니다.
    이번에 경쟁력 있는 전략적 투자자를 확보할 경우 급부상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앵커>
    지금으로선 KG그룹이 가장 유력하다는 거군요.
    이들은 이제 어떻게 겨루게 되는 겁니까?
    <기자>
    이번 매각은 스토킹 호스 방식으로 진행되게 됩니다.
    우선매수권자를 정해 두고 별도로 공개 경쟁입찰을 진행하고, 입찰이 무산되면 예정자에게 매수권을 주는 방식인데요.
    우선매수권자는 공개 입찰에서 제시된 가장 높은 가격을 수용하면 인수할 수 있기 때문에 참여자들은 우선매수권자, 즉 호스가 되기 위해 가급적 높은 금액을 써내려 눈치싸움을 벌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앵커>
    그렇군요.
    박 기자, 시장에선 쌍용차가 실제로 회생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의구심이 있는 상황 아닙니까. 이들은 왜 쌍용차를 인수하고 싶어하는 걸까요.
    <기자>
    실제로 쌍용차의 청산가치와 존속 가치를 비교해보면 청산하는 것이 이치에 맞습니다.
    쌍용차는 지난해 말 기준 자본총계가 마이너스 805억원으로 완전 자본잠식 상태로, 증시에서 상장폐지될 가능성도 높거든요.
    또 인수전에 뛰어든 이들 모두 자동차 제조 경험이 전무하다는 점도 의구심을 높이는 부분인데요.
    물론 이들은 포트폴리오 다양화와 전기차 시너지 기대라는 목표를 피력하곤 있지만
    현재로선 밑빠진 독에 가까운 쌍용차에 막대한 자금을 넣는 건 다른 속셈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나옵니다.
    <앵커>
    어떤 의혹입니까?
    <기자>
    현 시점에서 1조원 안팎으로 추정되는 평택 공장 부지 등에 눈독을 들이는 것이란 의혹과 이후 정부가 좀 도와주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입니다.
    혹은 오늘만 봐도 이들의 주가가 급등했잖아요.
    에디슨모터스처럼 폭등한 주식을 팔아 치우기 위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됩니다.
    에디슨EV는 쌍용차 인수전에 뛰어든 후 주가가 60배 가까이 폭등한 이후 이른바 `먹튀` 논란이 일었고,
    이 과정에서 주가가 곤두박질친 데다 결국 거래 정지까지 되며 개인 투자자들의 손해가 막심했습니다.
    증권가에서 계속해서 쌍용차 인수전을 두고 묻지마 투자를 해선 안된다고 강조하는 이유고요.
    오늘 쌍방울과 광림의 상한가를 두고 시장 전문가들이 불안하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앵커>
    의혹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하루빨리 쌍용차 정상화를 위한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시해야겠군요.
    박해린 증권부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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