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붙은 돈바스 전투…"러 총공세는 아직" 진단

입력 2022-04-19 16:21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서 예견돼 온 러시아군의 대대적인 지상 공격이 18일(현지시간) 시작됐다고 우크라이나 정부가 밝혔으나, 해외 군사 전문가를 비롯한 일각에서는 이번 공격이 훨씬 더 큰 공격의 단지 예비 단계일 뿐으로 보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이날 지상군을 돈바스 일대로 진입시키면서 우크라이나 전역을 겨냥한 미사일 공격을 강행하는 동시에 동부지역 480㎞ 전선을 따라 펼쳐져 있는 도시들과 기간시설, 군사 기지 등에 대한 포격과 로켓 공격을 강화하는 등 전쟁의 고삐를 바짝 죄고 있는 모습이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 뒤 `1단계 작전`을 마무리하고 돈바스 지역에 전력을 집중하겠다고 선언한 지 24일 만이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이날 "우리는 지금 러시아군이 오랫동안 준비한 돈바스 전투를 시작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라며 "러시아군 전력 중 상당 부분이 이 전투에 집중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편에서는 러시아가 돈바스 지역 남동부로 병력과 장비를 여전히 이동시키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하면서 이날 이뤄진 러시아군의 움직임은 그동안 예상된 전면 공격에는 훨씬 못 미치는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고 NYT는 전했다.

우크라이나의 한 고위 군 관계자는 "이런 흐름이 나흘 동안 이어져 오고 있다. 그야말로 강도가 점점 강해지고 있는 것"이라면서 "전반적인 그림으로 볼 때 (돈바스) 공세는 시작됐고, 향후 며칠 안으로 활성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존 커비 미 국방부 대변인도 총공세가 아직 시작되지 않았다는 시각을 드러냈다. 그는 "현재 보이는 것은 `여건 조성 작전`의 일부분으로 아직 여겨진다"면서 "러시아는 병력과 조력자, 지휘통제역량을 더 많이 투입함으로써 궁극적인 지상 작전 성공에 필요한 조건을 계속 조성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러시아군의 포격의 일부는 하르키우 등 다른 도시의 우크라이나 병력이 돈바스의 우크라이나 병력을 지원하지 못하도록 묶어두기 위한 의도로 이뤄지고 있다는 분석이 군사 전문가들 사이에서 나온다.

올해 2월 24일 우크라이나 침공을 전격 단행한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군의 예상 밖 격렬한 저항 탓에 수도 키이우 등을 둘러싼 전투에서 고전하며 돈바스에 화력을 집중하는 쪽으로 전략을 수정했다.

러시아군은 이 과정에서 병참에서의 명백한 약점을 노출하면서 상당한 인적·물적 피해를 봤음에도, 우크라이나보다 군 자산 다방면에서 월등한 우위를 보이고 있다는 평가다. 따라서, 앞으로 전개될 돈바스 대회전도 러시아에 유리하게 흘러갈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하지만, 미 싱크탱크인 CNA의 러시아 군사전문가 마이클 코프먼은 이런 시각과는 다소 다른 견해를 제시했다.

그는 "돈바스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에 무관하게 러시아군은 이미 힘이 빠진 병력일 것"이라면서 "다음 공격은 겉으로 보이는 것에 비해 덜 결정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ddehg@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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