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웅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경제2분과 인수위원은 25일 한국경제TV 뉴스플러스에 출연해 우리나라 반도체 시장에 대해 진단하며 "턱밑까지 쫓아오는 상황에서 3~5년 정도면 우리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중국에 잠식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 위원은 24명의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위원 가운데 유일하게 기업 근무 경력을 갖다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그는 미국 인텔에서 반도체 설계 엔지니어로 일했고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SK텔레콤 등 국내 굴지의 대기업에서 일한 반도체 전문가다.
지난해 우리나라는 총 6,445억 달러를 수출해 295억 달러 흑자를 달성했다. 그 가운데 반도체 부문이 666억 달러 흑자를 기록해 적자를 겨우 면했다.
그는 "반도체 가운데서도 메모리 반도체 점유율이 92%였다"며 "메모리 반도체에 편중된 산업 구조도 문제지만 메모리 반도체 자체도 위기라는 게 더 큰 문제"라고 꼬집었다.
메모리 반도체 산업에 편중된 구조를 탈피해 전체 반도체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시스템 반도체를 육성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유 위원은 "메모리 분야에서 공정기술 난이도를 높이는 경쟁은 앞으로 의미가 줄어들고 있다.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 중국과 기술 격차가 몇 년 나지 않아 3년 정도면 시장잠식이 우려 된다"며 "우리가 전세계에서 각각 1.5%, 16% 정도 밖에 점유율을 차지하지 못 하는 팹리스와 파운드리를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대만의 사례를 언급하며 `다품종 소량생산`이 가능한 중소 팹리스 기업들을 육성해야 한다고 유 위원은 강조했다.
그는 "대만은 20만 명이 넘는 시스템 반도체 하드웨어·소프트웨어 인력이 TSMC를 중심으로 견고한 팹리스 생태계를 만들었다"며 "우리에게도 자율주행, 로봇, XR(확장현실) 등 미래 유망산업에 적기에 제품을 투입할 수 있는 강소 팹리스 기업들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반도체 실무자 인력 육성과 세제혜택 등 제도 지원은 그가 꼽은 팹리스 육성 방안이다. 차기 정부에서는 매년 2천억 원을 투입해 한 해 1만 2천명씩 5년간 6만 명의 반도체 실무자를 양성할 계획이다.
유 위원은 "반도체 특화 대학학과를 만들고 정원을 확대하는 것도 장기적으로 필요하지만 당장 시급한 건 실무자를 교육시키는 것"이라며 "이에 더해 미국처럼 R&D와 관련 투자에 세제혜택을 주는 방식으로 강소 팹리스 기업을 키워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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