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바이오업체 모더나가 미 식품의약국(FDA)에 5세 이하 어린이용 코로나19 백신에 대해 긴급사용을 승인해달라고 요청했다.
일간 뉴욕타임스(NYT)와 CNN 방송은 모더나가 28일(현지시간) 이같이 밝혔다면서 한 고위 관리를 인용해 이 회사가 다음 달 9일까지 관련 데이터 제출 작업을 마칠 것이라고 전했다.
이로써 모더나는 미국에서 6개월∼5세의 영·유아를 상대로 한 코로나19 백신을 승인해달라고 요청한 첫 회사가 됐다.
모더나는 모두 2차례에 걸쳐 25㎍(마이크로그램)씩의 용량을 맞히는 것을 정규 접종법으로 해 승인을 요청했다. 이는 성인 접종량인 100㎍의 4분의 1이다.
모더나는 임상시험에서 이런 용량을 투약한 어린이들에게서 100㎍을 맞은 18∼25세 성인과 비슷한 면역 반응이 나타났으며, 탄탄한 중화항체 반응과 양호한 안전성을 보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백신이 2세 미만 아동에서는 유증상 감염에 대해 51%의 예방 효과를 보였고, 2∼5세의 어린이에게는 37%의 효과를 냈다고 밝혔다.
이 수치를 보면 과거에 승인된 성인용 백신에 비해 효과가 떨어지는 것처럼 보이지만 전염성이 강한 오미크론 변이의 유행 시기에 나온 데이터이기 때문이라고 모더나는 설명했다.
오미크론 변이를 상대로 한 성인용 백신의 추정 효능과 비슷하다는 것이다.
미국에서 약 1천800만 명으로 추정되는 이 연령대 어린이들은 현재 유일하게 코로나19 백신이 승인되지 않은 사각지대다.
이에 따라 이 연령대 자녀를 둔 부모들은 백신 승인이 지연되는 것에 대해 불만을 나타내왔고, 연방의원들은 FDA에 왜 더 빨리 승인할 수 없는지 재촉하기도 했다.
FDA로선 승인에 대한 압박이 점점 고조되고 있는 셈이다.
모더나는 앞서 6∼11세용 코로나19 백신, 12∼17세용 백신에 대해서도 긴급사용 승인을 요청해둔 상태다.
제약사 화이자-바이오엔테크도 미국에서 6월 이전에 6개월∼4세 어린이용 코로나19 백신에 대해 긴급사용 승인을 요청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화이자는 모더나와 달리 총 3회에 걸쳐 3㎍씩 맞히는 것을 정규 접종법으로 해 승인을 신청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성인 접종량인 30㎍의 10분의 1이다.
NYT는 모더나와 화이자가 비슷한 시기에 어린이용 백신의 승인을 요청함에 따라 FDA가 딜레마에 처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좀 더 효과가 좋으면서 부작용은 적을 가능성이 있는 화이자의 데이터를 기다려볼 것인지, 아니면 모더나의 백신을 가급적 빨리 승인할 것인지를 놓고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최근 FDA가 모더나와 화이자의 데이터를 동시에 검토하고 싶어한다는 취지로 말한 바 있다. 두 백신의 장점을 직접 비교하고 사람들이 혼란을 겪지 않도록 하려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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