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카카오가 1분기 실적을 발표했습니다. 자세한 내용 IT바이오부 정호진 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정 기자, 카카오 실적이 1년 전보다 늘긴 했지만 시장 전망엔 못 미쳤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오늘 발표된 카카오의 1분기 매출은 1조 6,517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31%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1,587억 원으로 0.7% 늘었습니다.
모두 1년 전보다 늘었지만 증권가 컨센서스에는 각각 5%, 1.8%가량 미치지 못했습니다.
플랫폼 부문에서는 비즈보드와 톡채널 중심의 광고와 커머스 거래액이 증가하면서 매출이 23% 늘었고요. 콘텐츠 부문도 사내맞선 등 콘텐츠 IP와 게임 분야 호조로 36% 늘었습니다.
다만 인건비 상승 등 영업비용이 늘고, 엔데믹 국면에 접어들며 비대면 수혜가 줄어 시장의 기대에는 미치지 못했다는 분석입니다.
<앵커>
네. 그리고 오늘이 남궁훈 대표가 취임하고 주주들을 처음 만나는 자리였잖아요? 어떤 내용이 오갔습니까?
<기자>
오늘 컨퍼런스콜의 키워드를 두 가지로 나눠봤는데요. `카카오톡의 혁신`과 `남궁 대표의 동문서답`입니다.
<앵커>
첫 번째보다는 두 번째 키워드가 더 관심이 가네요. 첫 만남부터 동문서답이 있었다는 건가요?
<기자>
보통 실적발표는 이번 분기 회사의 성적표를 설명하는 1부와 질의응답 시간인 2부로 나눌 수 있는데요.
남궁훈 대표가 애널들의 질문에 구체적인 답변 대신 본인의 이야기 보따리를 푼 겁니다.
남궁 대표가 취임 후 카카오 주가가 15만원이 될때까지 최저임금만 받겠다고 얘기했거든요. 그래서 이 목표 달성을 위한 핵심성과지표(KPI)를 묻는 질문이 있었습니다.
이게 주가 부양을 위해 어디에 투자하고, 어떻게 노력할 건지를 묻는 질문이잖아요?
그런데 남궁 대표는 대표직에 오르면 보통 자사주를 매입하며 의지를 다지는데, 자신은 이번에 현금이 없어 주식을 못 샀다. 그렇다보니 스스로 동기 부여를 위해 공약을 내 건 것이라고 얘기했습니다.
대표가 15만원 공약을 발표한 이후 개인투자자들이 카카오 주식을 5조 6천억 원어치를 매수했거든요. 대표의 공약을 믿고 베팅한 개인 투자자들은 답답한 노릇인 거죠.
<앵커>
주주들에게 대표 본인의 재정상황을 공개한 자리였네요. 다른 동문서답도 있었습니까?
<기자>
카카오에서 제시한 톡비즈 매출을 연내 40% 키우겠다는 가이던스를 조정할 계획이 있는지 묻는 질문에도 구체적 답안을 내놓진 못했습니다.
현재 금리 인상이라든지 환율 문제, 전쟁 장기화 같은 사건들이 벌어지며 매크로 환경이 많이 바뀌었잖아요?
이 같은 영향으로 1분기 실적에 따르면 카카오의 톡비즈 분야 매출은 23% 가량 성장하며 목표치에는 많이 부족한 상황이고요.
물론 카카오는 주문부터 결제까지 이어지는 통합거래 플랫폼을 출시하겠다는 내용을 밝히긴 했습니다. 대형 톡채널이 늘어나며 매출 증대가 기대된다는 얘기도 했고요.
다만 40%라는 가이던스를 달성하기 위해선 하반기에 큰 폭의 반등이 필요한데, 어떤 획기적인 방안으로 이 반등을 이끌어낼 수 있는지 설득력 있는 답안은 내놓지 못한 겁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다시 첫번째 키워드로 돌아가보죠. 첫 키워드는 카카오톡의 혁신이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남궁 대표는 지인 기반의 카카오톡 메신저를 비지인 기반의 상호작용 플랫폼으로 탈바꿈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보통 카카오톡은 대화를 하기 위해 들어오는 앱이기 때문에, 메시지를 보내거나 답장을 하고 나면 앱을 끄잖아요? 때문에 대화 이외에 카카오톡의 다른 기능을 이용하는 이용자들이 생각보다 부족했다는 겁니다.
<앵커>
그렇죠. 저만 해도 카카오톡에서 대화 이외에 다른 기능들을 많이 살펴보진 않는 것 같아요. 그럼 어떻게 바꾸겠다는 건가요?
<기자>
저도 그렇습니다. 남궁 대표는 이런 현상을 `출근길의 직장인들에게 광고판을 보여주는 격`이라고 표현했습니다. 바쁜 사람들에게 광고 들이밀어봤자 효과가 적다는 거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남궁 대표는 프로필에 자신의 상태메시지나 디지털 펫을 키울 수 있는 등 여러 상호작용 효과를 추가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대화를 하기 위해서만 켜는 앱이 아니라 다른 활동을 하기 위해 켜는 앱으로 바꾸겠다는 겁니다. 이용 목적이 늘어나면서 비즈니스 기회도 넓어질 것이라는 게 남궁 대표의 설명입니다.
또한 지인 기반이 아닌 관심사 기반의 오픈채팅을 확장해 다른 앱과의 연결성을 늘리는 등 활용방안을 넓히겠다고 밝혔습니다.
카카오가 카카오톡의 힘으로 성장하긴 했지만, 지인 기반, 한국어 기반이라는 한계가 있잖아요.
만일 카카오가 보유한 IP 경쟁력을 바탕으로 관심사 기반의 대화방을 운영한다면 글로벌 시장 진출 가능성도 있다는 설명입니다.
예를 들어 아이브의 음악을 듣는 곳에 오픈채팅방 링크를 만든다든지, 사내맞선 드라마를 볼 수 있는 곳에 링크를 만들어 글로벌 팬들이 함께 모일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주겠다는 겁니다.
그렇다면 아는 사이가 아니더라도 아이브의 팬이라는 이유로, 드라마의 팬이라는 이유만으로도 대화를 하고, 그 안에서 선물도 주고받으면서 카카오톡의 범위를 글로벌 이용자로 넓혀갈 수 있다는 거죠.
<앵커>
여기까지 듣죠. 정 기자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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