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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증시 흔든 '파월 쇼크'…"코스피, 6월까지 살얼음판" [증시프리즘]

김종학 기자

입력 2022-05-06 19:10   수정 2022-05-06 19:10

    코스피 끌어내린 '파월 쇼크'


    <앵커>
    미국 뉴욕증시가 간밤 3% 넘게 폭락한 충격으로 코스피와 코스닥 양 시장이 모두 1%대 하락 마감했습니다.

    증권부 김종학 기자, 글로벌콘텐츠부 이지효 기자와 함께 자세히 다뤄보겠습니다.

    김 기자, 한국 증시가 힘을 받을 요인이 보이지 않는 하루였습니다. 시장에선 어떤 설명이 나오고 있습니까?

    <기자>
    당초 시장에선 미국 FOMC를 기점으로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진 긴축정책으로 인한 충격이 정상화될 수 있다는 기대를 해왔습니다만, 그제와 어제 이 기대가 깨지면서 전반적인 투자심리를 짓누르고 있습니다.

    오늘 일본 닛케이를 제외하고 중국과 대만,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권 증시가 모두 1~2%대 큰 하락을 보였습니다.

    코스피는 오후들어 낙폭을 다소 줄였지만 한때 2,635포인트까지 밀릴 만큼 불안한 움직임을 보였고, 코스닥은 880선에 발이 묶였습니다.

    코스피200 등 한국 대표 지수를 따르던 자금들이 프로그램 매매로 대거 이탈하며 삼성전자는 다시 6만원중반 아래로, 위메이드, 펄어비스, 카카오 등 급락한 종목이 속출한 하루였습니다.

    외국인 자금이 사흘 만에 대거 이탈하는 흐름을 보이면서 오늘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장중 한때 1,275원까지 치솟았습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시장이 재차 하락한 배경으로 기본적으로 유동성이 마르고, 공급망 충격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2가지 요소가 전혀 잡히고 있지 않기 때문으로 설명합니다.

    미국 연준의 통화정책이 더 강한 긴축으로 이동할 것이란 전망과 중국의 강한 코로나로 인한 봉쇄로 공급망 충격으로 인한 인플레이션이 이어질 수 있다는 겁니다.

    천연가스 가격은 1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고, 대두, 옥수수 등 주요 상품가격이 고점에 머물러 있다보니 물가 상승이 좀처럼 해소되디 않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투자자금도 우선은 안전한 달러로 이동하고 있는 상황으로 풀이됩니다.

    다음주 이후 이어질 경제지표 발표를 하나씩 확인해 나가면서 오늘과 같은 큰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습니다.

    <앵커>
    오늘 하락의 원인을 결국 미국 시장에서 찾아야 할 것 같습니다.

    이지효 기자, 어제까지만해도 시장의 악재가 걷히는 것처럼 보였습니다만, 시장이 이렇게 크게 반전한 이유가 뭡니까?

    <기자>
    시장에서 제롬 파월 의장의 의도와 다르게 발언을 해석했다는 것이 월가 전문가들의 의견입니다.

    제롬 파월 의장이 당장 0.75%p 이른바 `자이언트 스텝` 금리 인상 가능성에 선을 그었을 뿐, 인플레이션을 고려하면 자이언스 스텝은 아니어도 계속 금리인상을 할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BNP파리바는 전날 시장 랠리에 대해 "파월 의장이 의도했던 것과 다른 상황"이라며 연준이 시장에 다시 메시지를 줄 것이라고 내다봤고요.

    칼라일그룹 공동 창업자 데이비드 루벤스타인도 "우크라이나 전쟁과 물가 급등 등 경제적 불안 요소가 엄존하는 가운데 연준도 50bp 수준에서 꾸준히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면서 투자자들에게 "현실로 돌아오라"고 촉구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예상보다 금리인상이 더 빠른 속도로 진행될 수 있다 이런 우려가 나오는 겁니까?

    <기자>
    앞서 미국 연준은 올해 안에 적어도 두 차례 이상의 추가 금리 인상을 예고했습니다.

    인상폭은 앞서 말씀 드린 것처럼 0.5% 포인트가 유력한데 이렇게 두 번만 올려도 1% 포인트가 상승하는 거죠.

    이렇게 되면 미국 기준금리는 1.75~2%가 됩니다.

    하지만 두 차례보다 더 많은 인상이 이뤄져 올해 안에 2%를 넘길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입니다.

    골드만삭스는 내년 2분기가 되면 기준금리가 3%대를 돌파하게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앵커>
    김 기자, 국내 증권사들의 전망도 비슷합니까?

    <기자>
    이번 FOMC 결과 발표화 제롬 파월 기자회견 당시엔 시장이 75bp 옵션이 사라졌다는 것에 안도했지만, 다시 따져보니 `조삼모사`였다는 해석이 국내 증권가에서도 나옵니다.

    미 연준이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하면서 시중에 풀었던 달러를 회수하는 통로인 `역레포` 금리도 0.8%로 올랐습니다.

    파월이 대중에겐 완화적인 발언을 했지만 실상을 더 빠른 속도로 달러를 거둬 연 2.5~2.75% 수준으로 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커졌다는 겁니다.

    게다가 앞서 월가가 전망하는 금리인상 속도도 전혀 달라진 것이 아닙니다.

    다올투자증권은 보고서에서 미 연준의 0.5%포인트 인상 속도는 이제 기본이 되고 이런 추세라면 올해 연말까지 2.25%포인트를 추가로 인상할 가능성이 여전히 열려있다는 분석을 내놨습니다.

    이런 전망 아래 주요 증권가에서 전망하는 코스피 하단과 상단이 작년 고점을 넘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NH투자증권이 제시한 코스피 밴드는 2600~최고 3천포인트, 대신증권 2,570 ~ 2,820에 불과합니다.

    문제는 시장이 지금 반영조차 하지 못하는 양적긴축이 6월 1일부터 시작한다는 겁니다.

    양적완화의 반대인 양적긴축, 본격적인 돈 줄조이기는 아직 시작도 하지 않았고, 그 충격을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불확실성이 여전히 남아 있다는 겁니다.

    오는 6월부터 연준은 매월 475억 달러에서 최대 950억 달러(국채 600억 달러 포함) 등 우리 돈으로 매달 100조원 안팎의 긴축에 들어갑니다.

    이런 영향으로 다음 달까지 시장이 불안정한 흐름을 이어갈 가능성을 높다는 평가입니다.

    <앵커>
    외국인들의 자금이탈이 멈춰야 반등을 모색해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데..

    한국 시장으로 다시 돌아올 가능성은 열려있는 겁니까?

    <기자>
    국내 시장의 움직임을 좌우할 외국인 자금의 시점은 연준의 급격한 금리인상을 부른 `인플레이션`이 언제 진정되느냐에 달려있습니다.

    NH투자증권 오태동 리서치센터장의 발언을 빌리자면 "인플레이션의 진정이 분위기 반전 계기가 될 것"이라고 보고, "5월 11일에 나올 5월 미국 소비자물가지표 발표 이후 실마리를 잡아가야 한다"고 진단했습니다.

    미래에셋증권, 대신증권 역시 "물가 정점통과 시그널 확인한 후에 통화정책에 대한 우려가 완화되고, 경기회복 기대가 커질 것"이라고 비슷한 시각을 내놨습니다.

    우리 시간으로 다음주 수요일 밤에 나올 예정된 미국의 4월 소비자물가지수가 예상치인 8.5%보다 낮게 나와야 한다는 겁니다.

    또한 6월 FOMC 이전에 공개할 5월 소비자물가 지수까지 한 번 더 확인하는 과정이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즉 외국인의 자금이탈이 당분간 순매수로 돌아서기보다 지표를 확인해나가면서 변동성이 큰 시장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입니다.

    또 하나 확인할 부분은 이달 말로 예정된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회의입니다.

    증권가는 경기 침체를 우려하지 않고 물가부터 잡겠다는 연준의 움직임이 신흥국에 또 다른 위협이 될 수 있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기준금리를 따라 미국의 시장 금리가 올라가면 한국에 투자했던 돈이 상대적으로 안전하면서 금리까지 높은 미국 달러로 빠져나갈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기준금리는 현재 연 1.5%인데, 미국 연준이 예고한 속도로 금리를 올리면 역전될 가능성도 열려있습니다.

    우리 입장에선 금리를 더 낮게 유지하기 어렵기 때문에 통화정책의 고민도 깊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그렇다면 결국 한국이나 다른 신흥국 경제에 충격을 주지않으면서 금리인상도 가능해야 할텐데 미국 현지에서 나오는 전망은 어떻습니까?

    <기자>
    연준이 경기침체 없이 물가를 잡으면서 경제를 연착륙시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연준이 제시한 인플레이션 상승률 목표치가 2%인데 8% 안팎을 넘나들 정도로 고물가를 단기간 잡기 어렵다는 겁니다.

    제롬파울 연준의장이 또한 고용시장의 과열을 해소하겠다고 언급했는데, 자연스레 실업률이 증가하면서 경기에 영향을 줄 가능성도 거론됩니다.

    CNBC는 구직사이트 `트루잇`의 자료를 인용해 퇴직 후 1년 뒤 돌아온 노동자들의 복귀율이 3.2%로 지난 팬데믹 동안 직장 복귀율인 2%보다 상승했다고 전하기도 했죠.

    인플레이션이 잡히더라도 미국 실업률, 경제성장률이 시장의 발목을 또 잡을 수 있다는 겁니다.

    또 한국의 입장에서 하나 확인해야 할 부분은 중국의 경기회복입니다.

    중국이 상하이에 이어 베이징까지 제로 코로나 방역을 위해 도시 봉쇄도 불사하고 있죠.

    중국 항만에 접근하려는 선박들이 늘어나면서 해운 운임이 치솟고, 물류공급난을 가중시키는 것으로 나타납니다.

    한국에 비해 중국의 경제지표가 선행적으로 반영되는 특징도 있기 때문에 미국뿐 아니라 중국의 경제상황도 함께 체크해보셔야 되겠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이런 상황에서 투자 전략을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 걸까요?

    <기자>
    펀드 매니저들이 `현금` 선호에 나서고 있다는 WSJ의 보도가 있었는데요.

    뱅크오브아메리카가 매달 글로벌 펀드 매니저들을 대상으로 하는 조사를 보면 4월에 이들의 현금 보유 비중은 5.5%였습니다.

    3월 조사에서 5.9%를 보였던 것보다는 다소 낮지만 2020년 4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에서 움직이는 겁니다.

    또 설문 응답자의 47%가 현금 보유량을 늘렸다고 답했습니다.

    실제로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릭 라이더 채권 최고투자책임자(CIO)는 "과거보다 훨씬 더 (현금에) 가중치를 부여해 투자 포트폴리오에서 현금 보유량을 50% 이상 늘렸다"고 전했고요.

    또 다른 대형 자산운용사인 스테이트스트리트의 가우라브 말릭 수석 투자전략가도 "기대수익률을 감안하면 지금은 현금이 왕"이라며 "연초보다 현금 보유 비중을 50% 이상 늘렸다"고 조언했습니다.

    <앵커>
    국내 증권사들도 비슷한 시각입니까?

    <기자>
    국내 증권사들은 현 시점에서 강달러 현상이 나타나고 있지만 환율이 진정되는 국면을 기다려야 한다는 조언을 하고 있습니다.

    강달러가 완화되는 시점에 기술주 쏠림이 심했던 투자가들은 자산을 다변화하고, 배당이나 신흥국 채권에 주목하라는 조언입니다.

    2분기 지수가 박스권에서 움직이는 가운데 업종별로는 반도체, 에너지, 서비스 분야 등을 주목할 만하다는 분석입니다.

    NH투자증권은 비용 상승분을 제품가격에 전가하기 용이한 소재 분야(정유, 비철금속) 기업들과 서비스·비내구재 분야(항공, 엔터, 유통, 의류) 기업들의 향후 실적이 양호할 것으로 전망했고, 대신증권은 반도체, 자동차, 철강, 에너지 업종을 업종에 대해 긍정적 평가를 내렸습니다.

    <앵커>
    끝으로 다음주 시장에서 주목할 일정이 많습니다.

    확인해야 할 일정 정리해주시죠.

    <기자>
    다음주 10일엔 새 정부 출범이 예정되어 있고, 이튿날인 11일 미국과 독일, 중국의 소비자물가지수가 공개됩니다.

    또 12일 우리 시장은 목요일 옵션만기일이 예정되어 있기 때문에 시장이 예상 밖으로 크게 움직일 가능성도 열려있습니다.

    전체 지수는 부진한 흐름이지만 실적에 따라 상승하는 종목들도 있죠.

    다음 주엔 물가상승, 리오프닝 영향을 크게 받고 있는 롯데쇼핑, CJ제일제당, BGF, 파라다이스, 엔씨소프트가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습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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