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유행이 정점을 지났지만, 주말 신규 확진자 감소세가 주춤한 모습을 보이면서 확진자 규모가 일정 수준에서 정체되며 길게 이어지는 `오미크론의 긴 꼬리`가 시작된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실외 마스크 의무 해제와 급격한 활동량 증가, 외국발 변이바이러스의 유입 등 변수가 적지 않은 가운데, 이번주 확진자 규모가 향후 유행의 감소폭과 감소 기간을 가늠할 중요한 시금석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8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4만64명 늘었다. 전날(3만9천600명)보다 464명 많고, 1주일 전인 지난 1일(3만7천761명)보다 2천303명 증가했다.
전주 같은 요일 대비 신규 확진자 수가 증가한 것은 3월23일(49만771명으로 1주일 전보다 9만209명 증가) 이후 46일만이다.
신규 확진자 수는 7일도 전날 대비 1만2천886명 늘어 이틀째 증가세를 보였다.
신규 확진자 수가 이틀 연속 늘어나면서 정체기가 예상보다 일찍 시작된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다만 진단검사 수가 불규칙한 징검다리 연휴 중 나온 수치인 만큼 상황을 향후 상황을 좀 더 지켜볼 필요는 있다.
일단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감염 재생산지수 등을 고려할 때 당분간 유행 규모가 감소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코로나19 수리모델링 태스크포스(TF)가 지난 4일 발표한 `수리모델링으로 분석한 코로나19 유행 예측` 리포트에 따르면 건국대 정은옥 교수 연구팀은 현재 수준의 감염재생산지수(0.69)가 지속될 경우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이번주 중반인 오는 11일 3만700명까지 내려갈 것이라는 예측을 내놨다.
이어 2주 후인 오는 18일 2만2천200명으로 줄어든 뒤 4주 후인 6월1일에는 1만2천100명까지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번주 중 신규 확진자 수가 네자릿수로 떨어질 것이라는 예측도 나왔다.
하지만 사회적 거리두기와 야외마스크 의무가 해제되고 음식점이나 술집, 놀이공원, 유원지 등에 인파가 넘쳐나는 상황을 고려하면 예상보다 이런 감소세가 더디거나 감소 기간이 짧을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특히 5일 어린이날에서부터 7~8일 주말까지를 사실상의 연휴로 즐기는 사람들이 크게 늘면서 이동량 역시 큰 폭으로 증가했다.
정부는 이동량이 늘어도 면역 수준을 고려할 때 지금의 유행 감소 추세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손영래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지난 4일 브리핑에서 "이동량이 증가해도 상당 규모의 인구가 예방접종으로 인한 면역이나 코로나19 감염으로 획득한 면역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동량이 증가해도 감소 추이가 유지될 것으로 본다"고 예상했다.
정부의 이런 판단에는 거리두기 해제에도 우려와 달리 확진자 감소세가 유지되고 있는 상황이 반영됐다.
실외 마스크 의무 해제 후에도 스스로 마스크를 쓰는 사람들이 여전히 많은 것과 같이 개인 방역에 신경을 쓰는 사회적인 분위기도 감소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을 높인다.
정부는 해외에서 출현한 새로운 변이바이러스의 국내 유입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지만, 당장 국내 유행을 위협할 정도의 상황은 아닌 것으로 보고 있다.
`스텔스 오미크론`(BA.2)보다 확산 속도가 23~27% 빠른 것으로 알려진 오미크론 세부계통 변이 `BA.2.12.1`가 미국에서 국내로 유입된 사례가 1건 확인됐지만, 아직은 추가 전파 사례는 나오지 않았다.
`BA.2.12.1`는 BA.2에서 재분류된 세부계통 변이로, 뉴욕을 중심으로 한 미국의 재유행을 이끌고 있다.
손 반장은 "일정 한계에 도달하면 그때부터는 유행이 어느 정도 수준을 유지할 것이지만, 어느 정도가 하향 한계치일지 예측하기는 쉽지 않다"며 "중소 규모의 유행이 반복되거나 새로운 변이가 나타나는 상황은 피하기 어렵기 때문에 일상 속에서 자율적으로 방역수칙을 준수하는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wowtv.co.kr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