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식품회사 아워홈의 창업주 구자학 회장이 12일 향년 92세로 별세했습니다.
특유의 개척정신과 현장 중심 경영을 강조한 대한민국 산업화 1세대인 구 회장은 LG유통의 작은 사업부였던 아워홈을 20여년만에 연매출 1조 7천억원의 종합식품기업으로 성장시켰습니다.
유오성 기자 입니다.
[기자]
오늘(12일) 고인이 된 구자학 회장은 1930년 경남 진주에서 고 구인회 LG그룹 창업주 셋째 아들로 태어났습니다.
1960년 한일은행에 입사했으며 부인 이숙희 씨와 결혼 후에는 1964년 제일제당 기획부장으로 처가인 삼성그룹에 입사했습니다.
이후 1973년 호텔신라와 중앙개발(현 에버랜드) 사장을 거쳐 다시 LG그룹으로 돌아와 금성사, 럭키, LG반도체 회장을 맡았습니다.
구 회장은 항상 "남이 하지 않는 것, 못하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던 만큼 최초라는 수식어가 따라 붙습니다.
럭키는 1981년 당시에 없던 잇몸질환을 예방하는 페리오 치약을 개발했고, 1983년 국내 최초로 플라스틱 PBT(폴리부틸렌테레프탈레이트)를 만들어 한국 화학산업에 전환점을 만들었습니다.
특히 구 회장은 모든 현장을 찾을 정도로 현장 경영을 중시했는데, 이는 2000년 LG유통서 분사한 아워홈이 지금의 종합식품기업이 되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구 회장은 아워홈의 맛과 서비스, 제조, 물류 등 모든 과정에 깊이 관여하며 20년 만에 아워홈 매출을 8배 이상 성장시켰습니다.
하지만 구 회장의 노력에도 아워홈은 장남인 구본성 전 부회장과 막내 구지은 부회장 두 남매를 중심으로 경영권 다툼이 재점화 될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창업주 구자학 회장의 1남 3녀가 아워홈 전체 지분 98%를 쪼개 보유하고 있는 점이 경영권 다툼의 단초가 됐습니다.
구 전 부회장은 지난해 보복운전으로 징역 6개월, 집행유예 2년을 받아 해임된 이후 경영에서 물러난 뒤, 얼마 전 임시주총 소집과 동시에 지분 매각을 추진하면서 구지은 부회장 해임을 압박하고 있습니다.
이런 논란을 의식한 듯 아워홈 4남매는 모두 빈소를 지켰는데, 아버지 장례식을 계기로 남매간 경영권 갈등이 지속될지 극적 화해가 이뤄질지 재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유오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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