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진자 발생 사실을 처음으로 인정한 북한이 `최대 비상방역체계`에 돌입했지만 뾰족한 방역대책은 공개하지 않고 있다.
지난 2년 3개월간 코로나19 확진자가 단 한 명도 나오지 않았다고 자랑했던 북한의 방역 행정이 주먹구구식이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북한 매체들은 13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전날 새벽 정치국 회의를 개최한 데 이어 국가비상방역사령부를 방문해 북한 전역의 코로나19 확산세 관련 상황을 보고 받고 `최대 비상방역체계` 관련 대책을 지시했다고 전했다.
공개된 방역 대책은 ▲ 전국의 모든 시·군 지역 봉쇄 ▲ 사업단위·생산단위·거주단위별 격폐 조치 ▲ 전선·국경·해상·공중 경계근무 강화 등으로 사실상 주민들의 이동을 제한하는 `봉쇄령`이 주를 이룬다.
김 위원장은 현 비상방역 정책의 기본 목적이 코로나19 확산 상황의 안정적 관리와 최단 시일 내 `전파근원` 차단이라고 밝혔지만, 사실상 봉쇄와 격리 외에는 이렇다 할 방역 해법이 없는 셈이다.
이밖에도 북한은 전 주민들이 방역정책을 명확히 인식할 수 있도록 선전활동에 주력하고, 일상이나 병원에서 배출되는 오물들을 철저히 관리하며 `신속기동방역조` 등을 구성해 관련 상황에 신속 대응하겠다고 밝혔으나 이 역시 근본적인 대책은 될 수 없는 조치들이다.
무엇보다 북한은 현재 발열 증상 환자들이 폭증하고 있지만 자가검사 키트와 유전자증폭(PCR) 검사 물자 부족 등으로 구체적인 확진자 규모 파악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추가적인 확산을 막기 위해 우선 발열 증상이 있는 사람들을 분류해 격리하는 데 집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확진자 파악은 물론 북중 화물열차 운행이 중단돼 의약품을 보급하기도 어려운 상황에서 당국은 모임 활동을 일절 금지한 채 소금물로 입을 헹구거나 환기 자주하기, 손 씻기 등 기초적인 수준의 방역 방침들만 주민들에게 하달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북한 내부 소식통은 RFA에 "방역사령부 지시 내용에는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 증세와 예방 방법이 제시되었다"면서 "새로운 지시가 있을 때까지 일체의 집체모임을 금지하고 거리두기, 손 씻기, 물 끓여 먹기, 소금물 함수(가글)를 비롯해 실내 공기를 환기시키라는 것"이라고 전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wowtv.co.kr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