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싸움을 하다가 다섯 살배기 딸의 목을 조른 아빠가 딸의 용서 덕에 감형받았다.
춘천지법 형사2부(이영진 부장판사)는 아동복지법상 아동학대 혐의로 기소된 A(45)씨에게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고 14일 밝혔다.
A씨는 2020년 12월 26일 아내와 말다툼하다가 애꿎은 딸 B(5)양의 목을 조르고, B양이 보는 앞에서 아내를 때려 B양을 정서적으로 학대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목을 조르지 않았다"고 부인했으나 1심 재판부는 B양의 진술이 구체적이고 상세한 점 등을 들어 유죄로 판단했다.
다만 사건 이후 B양이 받은 정신적 충격을 보듬고 B양과 관계를 회복하기 위해 노력해 온 것으로 보이는 점과 B양이 아빠를 처벌하지 않고 함께 놀고 싶다고 말하면서 밝게 웃는 영상이 제출된 점 등을 고려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내렸다.
항소심 재판부는 "사건 이후 이혼했고, 양육자로 전 부인이 지정된 뒤에도 주말마다 면접 교섭을 하며 B양과 관계를 회복하고 정서적 안정을 위해 노력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A씨의 양형부당 주장을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직장생활을 하며 양육비를 부담하고 있어 금고 이상의 형이 선고되면 직장에서 당연 면직 처분을 받게 돼 양육비 지급 의무 이행이 곤란해질 수 있고, B양과 모친도 피고인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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