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은행원이 선택한 증권사 퇴직연금...미래·한투 두각

지수희 기자

입력 2022-05-16 19:08   수정 2022-05-16 19:08

    씨티은행 법정퇴직금 80%이상 증권으로 이동
    1위 미래에셋, 2위 한투, 뒤이어 삼성·NH순
    위로금 이체 6월말까지 경쟁 지속
    <앵커>
    지난해 씨티은행이 소매금융을 철수키로 결정한 이후 3차에 걸쳐 지난달 직원들의 퇴직절차가 마무리 됐습니다.

    1조2천억 원에 달하는 이들의 퇴직연금을 유치하기 위해 전 금융권에서 물밑 경쟁이 치열했는데 절반 이상이 증권업계로 넘어온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증권사들 중에서는 경쟁우위에 있던 미래에셋 증권이 가장 많이 유치했는데 한국투자증권이 선방하면서 3,4위 삼성증권과 NH투자증권과의 격차를 크게 벌렸습니다.

    지수희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씨티은행 소매금융 퇴직자들의 수는 약 2천여 명.

    이들의 퇴직연금 규모는 법정 퇴직금과 위로금을 합쳐 약 1조2천억 원 수준입니다.

    지난 2015년 SC제일은행 희망퇴직 당시 약 6천억 원, 2018년 한국GM 희망퇴직 당시 5천억 원 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유례 없는 규모입니다.

    1조2천억 원 가운데 법정퇴직금 약 6천억 원 이상이 지난주 퇴직자들이 선택한 퇴직연금 금융사로 이체됐습니다.

    이 가운데 80%가 넘는 자금이 증권업계로 이동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당초 씨티은행이 퇴직자 설명회 사업자로 보험사 세 곳과 증권사 한 곳을 선정했지만 퇴직자들은 주로 증권사에 자신의 퇴직금을 맡긴 것입니다.



    ETF와 리츠 같은 다양한 상품에 투자할 수 있고, 비대면 가입시 평생 수수료 무료 혜택 뿐 아니라 은행이나 보험과 달리 연금 개시이후 수령자금을 자유롭게 조정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으로 작용했습니다. (IRP계좌에서 거래가능한 ETF·리츠 상품 수 (단위:개 / 출처: 각 사) : 미래에셋 439·20, 한투 434·20, 삼성 423·20, NH 360·18)

    <인터뷰> 최종진 미래에셋증권 연금본부장
    "은행이나 보험은 수령 기간을 확정해 놓는 방법을 채택하기 때문에 중간에 수령액 조정이 불가능합니다. 예를들어 매월 100만원씩 받겠다 결정하면 금액이나 기간을 조정하기 어렵습니다. 앞으로 재정적으로 장래를 예측하기는 어려운데 긴급자금이 필요할 때 수시로 원하는 금액을 자유롭게 수령할 수도 있고, 만약 재 취업을 하게되시면 근로소득이 발생하다보니 (세금 측면에서) 연금 수령을 중단할 수도 있어서 본인의 재정적인 니즈에 맞춰서.."

    법정퇴직금 유치는 마무리됐지만 약 5천억 원 규모의 위로금 유치는 올해 6월말 완료될 예정이어서 증권업계로의 자금 이동은 더 늘어날 전망입니다.

    한국경제TV 지수희입니다.

    <앵커>
    이 내용을 취재한 증권부 지수희 기자와 좀 더 자세한 내용 살펴보겠습니다.

    지난해 11월에도 한국경제TV가 단독으로 보도한 내용에 대한 후속 취재인데요.

    당시에도 전 금융권이 이 자금 유치를 위해 애쓰고 있다는 내용이 있었는데 결국 증권업계로 상당수 자금이 이동했군요.

    <기자>
    네, 총 1조2천억 원 가운데 법정 퇴직금이 약 7천억 원이 조금 안됩니다.

    이 가운데 약 80%, 5천억 원이 넘는 자금이 증권으로 이동한 것이고요 .

    퇴직자 가운데 연금으로 수령하신 분들도 계시지만 일시에 퇴직금을 받아가신 분들도 계시기 때문에 그 금액을 제외하면 약 1천억 원정도가 은행과 보험으로 이동했습니다.

    특히 보험을 선택하신 분들은 아주 미미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앵커>

    증권사 별로 자금유치 순위가 좀 나왔나요?

    <기자>




    네, 증권사 중에서는 당초 설명회 사업자로 선정됐던 미래에셋증권이 2천억 원이 넘는 가장 많은 자금을 유치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런 가운데 한국투자증권이 사업자 선정이 안됐는데도 선방을 해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데, 한투는 1천억 원이 넘는 자금을 유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 뒤로 삼성과 NH 두 증권사가 합쳐 1천억원이 안되는 자금을 유치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앵커>
    미래에셋은 당초 씨티가 선정한 사업자에 들어갔기 때문에 경쟁 우위에 있었고, 여타 증권사들 중에는 한투가 2위를 차지했군요.

    <기자>

    네 씨티은행 퇴직자들은 지난해 12월과 올해 2월, 4월 세차례에 걸쳐 퇴직을 했는데 3차 때 가장 많은 수인 1400명의 퇴직자가 나왔습니다.

    한투는 이 시점을 적극적으로 공략했는데요.



    소매금융 사업자가 집중돼 있는 씨티은행 인근 지점을 적극 활용하거나 인근 카페를 빌리기까지 해서 고객들을 가까이서 만날 수 있게 환경을 만들었습니다.

    또 70여 명의 PB들을 총출동시켜 상시 상담받을 수 있도록 한 것이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됩니다.

    이 때문에 3차 퇴직자들의 모객 수는 한투가 미래에셋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앵커>
    역시 발로 뛰는 전략을 이길수는 없군요.

    아직 경쟁이 끝난건 아니죠?

    <기자>
    네, 4월 말까지 집계된 수치는 법정퇴직금에 해당하고요.

    씨티은행 이번에 희망퇴직을 받으면서 기본급의 최대 7년에 해당하는 자금이나 창업지원금 등의 위로금을 약속했는데요.



    이 규모가 상당합니다.

    이 위로금 지급은 6월말에 마무리 되는데 그때까지 경쟁을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증권부 지수희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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