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쇄`에 질린 중국인들이 이민을 모색하고 있으며 이에 따른 `두뇌 유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8일 전했다.
이민을 모색하는 이들이 주로 정보기술(IT)·과학 업계를 중심으로 한 엘리트들이라 미국과의 패권 경쟁 속 과학 기술 강국을 향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야심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바이두 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중국 여러 소셜미디어에서 `이민`이라는 검색어의 조회수는 전달보다 400배 급증했다. 중국판 카카오톡으로 불리는 위챗(微信·)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벌어졌다.
이민과 유학 서비스를 제공하는 베이징 잉중 법률사무소의 궈스쩌 씨는 지난 3월말 이후 업무가 두배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그는 고객들이 기존에 인기가 있던 미국의 EB-5 비자 보다 EB-1에 더 관심을 갖는다며 "많은 고객이 화웨이 같은 빅테크의 엔지니어들이거나 기술기업과 제약업계 중역들"이라고 전했다.
EB-5 비자는 최소 90만 달러 투자가 요구되는 투자이민 프로그램으로, 그간 부유한 중국인들이 많이 신청했다. EB-1 비자는 과학, 예술, 교육, 체육 등 특정 분야에서 출중한 능력을 갖춘 이들에게 발급하는 비자다.
북미 이민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 위양지퇀의 광저우 사무소 대표 잭 호도 지난 3월말 이후 이민 문의가 전년 동기보다 60∼70% 급증했다고 밝혔다.
그는 봉쇄에 따른 경제적, 심리적 영향으로 많은 고숙련 전문직들이 중국을 떠날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상하이 주민으로 여러 중국 IT 기업에서 일했다는 루티나 량은 그는 "이민 충동은 지난해부터 있었고 그러한 감정은 특히 인터넷과 교육기술 분야에서 일하는 기술 전문직들 사이에서 보편적이라고 말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자유와 안정을 침해하는 방역 정책의 가혹함으로 자신과 같은 전문직들이 해외 이주를 포함한 선택지를 검토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영화업계에 종사하는 또 다른 상하이 주민은 당초 중국의 엄격한 검열 환경으로 이민을 고려했는데 상하이가 봉쇄되면서 결심을 굳혔다고 말했다.
SCMP는 "이민 문의 급증이 장기적인 인재 엑소더스로 이어질지는 두고 봐야겠지만, 이는 기술 패권 경쟁에서 미국을 이기겠다는 중국의 계획을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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