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가 오는 23일부터 팜유 수출을 재개한다.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이날 오후 화상 연설을 통해 23일부터 팜유원유(CPO)와 팜올레인, 폐식용유 등 수출을 재개한다고 밝혔다. 그는 아직 대용량 식용유 가격이 정부 목표선인 리터(L)당 1만4천 루피아(1천230원)까지 내려가지 않았지만, 식용유 공급 상황과 가격, 팜유 산업 종사자 1천700만여명의 형편을 고려해 수출 금지령 해제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조코위 대통령은 팜유 수출이 재개되더라도 식용유가 계속 저렴한 가격에 충분히 공급될 수 있도록 정부가 예의주시하고 감시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인도네시아는 세계 최대 팜유 생산국이자 수출국이지만, 팜유 업자들이 높은 국제가격을 노려 수출에만 집중하자 올 초부터 내수시장 식용윳값이 급등하고 품귀 현상이 빚어졌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팜유 내수시장 공급의무와 가격상한제 도입, 보조금 지급 등 식용윳값을 낮추기 위해 안간힘을 썼지만, 효과가 없자 지난달 28일부터 팜유 수출 금지라는 초강수를 뒀다.
조코위 대통령은 식용유의 직접 원료인 팜올레인만 수출을 금지할 것이란 시장 예상을 깨고, 팜유 원유는 물론 팜스테아린을 제외한 모든 파생상품의 수출을 중단했다.
인도네시아의 팜유 수출 중단은 가뜩이나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치솟은 국제 시장 식용윳값에 기름을 부었고, `공포 심리`가 사재기를 부추겨 식용유 구매 개수 제한 상황까지 벌어졌다.
리터당 2만6천 루피아까지 치솟았던 인도네시아의 대용량 식용유 가격은 최근 1만7천 루피아 선에 판매되고 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식용윳값이 팜유 수출 재개 조건으로 정했던 리터당 1만4천 루피아에 도달하지 않았지만, 농민 반발이 심한 데다 무역수지에 미치는 손해가 너무 커 팜유 수출 재개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달 17일에는 자카르타의 경제조정부 청사 앞에 팜 농가 농민 수백 명이 트럭에 팜 열매를 싣고 와서 수출금지령 철회를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인도네시아 팜유농민협회(Apkasindo)는 팜유 회사 가운데 최소 25%가 팜 열매 매입을 중단했고, 이 때문에 팜 열매 가격이 40∼70%까지 떨어졌다며 최소 300만 농가가 11조7천억 루피아(1조225억원)의 수입을 잃었다고 주장했다.
여기에 인도네시아 팜유 업체들 저장 능력은 약 600만t인데, 이달 초 저장량이 이미 580만t이라서 수출 금지가 길어지면 생산 자체를 중단해야 하는 상황이라는 우려가 쏟아졌다. 아울러 팜유가 인도네시아 전체 수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워낙 큰 만큼 원자잿값 급등에 24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한 무역수지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 때문에 인도네시아 팜유업계는 애초에 수출 금지령이 5월을 넘기지는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ddehg@wowtv.co.kr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