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약세를 거듭하면서 올해 봄 상장 종목 5개 중 1개는 52주 신저가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1일부터 이달 20일까지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종목 2천497개 중 종가 기준 52주 신저가를 경신한 종목은 총 503개로, 전체의 20.1%를 차지했다.
이 기간 유가증권시장 940개 종목 중에서 52주 신저가를 새로 쓴 종목은 160개(17.0%)였다.
시가총액(시총) 1위인 삼성전자는 지난달 28일 6만4천800원으로 신저가를 경신했다.
시총 5위권이자 대표적인 성장주인 네이버는 지난 12일 27만원으로, 역시 시총 상위권에 머무르는 성장주 카카오는 지난 19일 8만400원으로 각각 신저가를 갈아치웠다.
특히 미래에셋증권(5월 12일·7천670원), NH투자증권(5월 12일·1만원), 키움증권(5월 12일·8만3천200원), 삼성증권(5월 19일·3만6천950원), SK증권(5월 19일·804원) 등 증권사들 사이에서 신저가 추락이 속출했다.
시황이 좋지 않아 주식 거래대금이 줄면서 주식 위탁 매매 수수료가 감소했고 주가 하락으로 상품 운용도 타격을 입었기 때문이다.
이 기간 코스닥 시장에서 52주 신저가를 경신한 종목은 1천577개 중 343개(22.0%)였다.
시총 상위권에서는 셀트리온헬스케어(5월 16일·5만4천원), 셀트리온제약(5월 19일·7만3천900원), CJ ENM(5월 12일·10만4천200원) 등이 포함됐다.
같은 기간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 시장에서 52주 신고가를 경신한 종목은 전체의 10.7%인 266개로, 신저가의 절반 수준이었다.
시장별로 보면 유가증권시장에서 120개(12.8%), 코스닥 시장에서는 146개(9.4%)였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동일제강(4월 28일·5천320원), KG스틸(4월 29일·2만4천650원), 한일철강(5월 6일·6천110원), 세아제강(5월 17일·18만7천500원) 등 철강 업체가 눈에 띄었다.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글로벌 공급망이 무너지면서 원자재 가격이 급등해 철강 업체들이 수혜 대상이 됐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곡물값 상승으로 사료 업체인 현대사료(4월 20일·15만6천500원), 한일사료(4월 25일·1만3천350원) 등이 신고가를 새로 썼다.
국내 증시에서 신저가 경신이 빈번했던 것은 미국발 금리 인상과 물가 상승에 대한 공포가 오랫동안 가라앉지 않고 불안한 정세를 이어가면서 투자 심리가 위축됐기 때문이다.
다만 현시점부터 주가가 저점을 지나 반등 국면으로 접어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는 지난해 6월을 고점으로 1년 가까이 가격 조정 기간을 거쳤고, 코스피가 2,600선을 깨고 내려오면서 주가가 많이 내려갔다"며 "중국 봉쇄와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불안정한 상황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최근 코스피가 2,630대를 회복하는 등 지금부터는 불안 심리가 진정될 것"이라며 "중국의 경기 부양 기대감과 함께 시장을 억눌러왔던 요인들이 진정되는 것만으로도 주가 반등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투자자들은 위축되기보다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는 편이 좋을 것"이라며 "반도체, 2차 전지, 자동차, 인터넷 업종 등을 추천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추가 하락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운 만큼 신중한 투자가 필요한 시기"라고 조언하는 전문가들도 많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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