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車 부품사…구원 등판한 현대차

신재근 기자

입력 2022-05-24 19:26   수정 2022-05-24 19:26

    <앵커>
    현대차그룹이 63조 원에 달하는 대규모 국내 투자계획을 발표했습니다.
    미래 전기차 뿐 아니라 내연기관에도 절반이 넘는 자금이 투입됩니다.
    강미선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현대차, 기아, 현대모비스 등 현대차그룹 3사가 2025년까지 국내에 63조 원을 투자하기로 했습니다.
    우리나라를 미래사업의 허브로 키우기 위해서인데, 같은 기간 미국의 신규 투자 규모보다(약 100억 달러, 약 12.6조 원) 5배 가량 많습니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국내 투자 계획에다 부품, 철강 등 다른 그룹사까지 더하면 전체 국내 투자액은 더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먼저 전동화와 친환경 사업에 16조 2천억 원을 투자합니다.
    이를 통해 순수 전기차를 비롯한 수소 전기차와 부품 개발 등 선행 기술을 조기에 확보하겠다는 방침입니다.
    미래 항공 모빌리티(UAM) 등 신기술에는 8조 9천억 원을 투자합니다.
    완성차를 넘어 로보틱스와 자율주행, AI 서비스를 국내에서 사업화하기 위한 본격 실증 사업에 나설 예정입니다.
    내연기관 등 기존 사업에도 전체 금액의 절반이 넘는 38조 원을 투입합니다.

    전기차로 넘어가는 과도기에 기존 고객들에게 선택권을 주는 동시에 내연기관 중심의 국내 자동차 생태계를 지원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현대차그룹은 미래 전기차와 기존 내연기관차에 모두 투자하는 `투트랙` 전략을 취하면서 2030년까지 전 세계 전기차 점유율을 5%에서 12%까지 끌어올릴 계획입니다.
    한국경제TV 강미선입니다.
    <앵커>
    산업부 신재근 기자와 얘기 더 나눠보겠습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주 미국에 대규모의 투자를 발표했는데 이번에 그 보다 더 많은 국내 투자계획을 내놨습니다.
    특별한 배경이 있습니까?

    <기자>
    현대차가 지난 주말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방한을 계기로 미국 전기차와 신기술 분야에 100억 달러, 우리 돈으로 13조 원 가까이 투자하겠다고 밝혔는데요.
    오늘(63조 원) 나온 국내 투자규모는 미국보다 훨씬 큰데요. 미국 투자금액보다 무려 4배나 많습니다.
    상대적으로 국내 투자에 박하다는 여론을 의식해 국내 투자 발표를 한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전기차로의 급격한 전환으로 국내 자동차 부품사들 위기에 몰리자 현대차는 전기차 뿐 아니라 내연기관에 대한 지원 방안도 내놨습니다.
    오늘 발표된 63조 원 중 내연기관 분야에 대한 투자가 38조 원으로 60%에 달합니다.

    <앵커>
    전기차로 전환되면 부품사들은 왜 힘들어지나요?

    <기자>
    일단 부품의 종류와 개수가 내연기관차에 비해 현저히 적습니다.
    전기차는 엔진과 변속기를 필요로 하지 않기 때문인데요.
    일반적으로 내연기관차에 들어가는 부품 수는 3만 개 수준이지만, 전기차는 2만 개 정도로 확 떨어집니다.
    그렇게 되면 내연기관 엔진을 만드는 부품회사들은 일감이 줄어들 수밖에 없는 게 불 보듯 뻔하겠죠.
    여기에 전기차에 들어가는 부품 대부분이 아직 국산화가 안 된 상황입니다.
    내연기관 자동차에 들어가는 부품 국산화율이 95%인 데 반해 전기차(68%)와 수소차(71%), 자율주행차 S/W(38%) 국산화율은 이에 훨씬 못 미칩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국내 자동차 생태계가 무너질지도 모른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습니다.
    이달 자동차 산업 인적자원개발위원회에서 낸 자료가 하나 있는데요. 오는 2030년 자동차 엔진 부품사 500여 곳이 사라질 거란 암울한 전망을 냈습니다.
    전체 엔진 부품사 1,600여개 중 30%가 사라질 수 있다는 건데요.
    자동차 부품산업은 우리 제조업 전체 고용에서 6%(22만 명)나 차지합니다. 부품사의 소멸은 곧 대규모 일자리 문제를 야기할 수 있습니다.

    <앵커>
    부품사들 스스로 전기차 사업으로 전환, 즉 전동화 투자를 할 수 없는 건가요?

    <기자>
    대다수 부품사들의 영업이익률이 1~2%대에 그치고 있기 때문에 신사업에 대한 연구개발 투자나 M&A가 어려운 게 현실입니다.
    주식시장에 상장된 45개 주요 자동차 부품사들의 올해 1분기 실적을 보더라도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는데요.
    1분기 합산 영업이익은 2,770억 원으로 22%나 줄었고, 영업이익률은 직전 4.1%에서 3%로 급감했습니다.
    반면 현대차를 비롯한 완성차 회사들의 수익성은 부품사들과 비교해 양호한 편입니다.
    현대차는 2014년 2분기 이후 8년 만에 가장 많은 영업이익(1조9,289억 원)을 냈고, 기아는 사상 최대 영업이익(1조6,065억 원)을 기록했습니다.

    <앵커>
    부품사 문제 때문에 현대차도 정부에 SOS를 쳤다고요? 무슨 얘기인가요?

    <기자>
    바로 지난 달이죠. 새 정부 인수위 당시 안철수 인수위원장이 현대자동차 남양 연구소를 방문한 것 기억하실 겁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박정국 연구개발본부장을 비롯한 현대차 관계자들이 참석해 안 위원장의 방문을 환영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자동차 부품사의 미래차 산업전환 얘기가 오간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취재 과정에서 만난 한 관계자는 "현대차 측이 안 위원장이 방문한 자리에서 자동차 부품사의 미래차 산업전환 대책 마련을 건의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만큼 지금 부품사의 산업전환이 절박한 상황이고, 더 늦어져선 안 된다는 인식을 공유한 것이죠.
    일각에선 대통령실 차원에서 부품사 산업전환 TF를 만들어야 한다는 얘기가 나옵니다.
    부처 차원에서 산업전환을 지원하는 것보다 대통령실 차원에서 진행하는 게 훨씬 더 효과적이라고 본 겁니다.

    <앵커>
    그만큼 국내 자동차 부품사들 상황이 심각하다는 얘기군요.
    오늘 기사 유튜브에 나갈 제목과 해시태그(#) 정해주시죠.

    <기자>
    제목은 `위기의 車생태계…구원 등판한 현대차`, 해시태그는 #자동차부품사, #현대차, #상생으로 하겠습니다.

    <앵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산업부 신재근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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