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당국의 반대에도 미국 뉴욕증시 상장을 강행했던 중국 차량호출 기업 디디추싱(DIDI·滴滴出行)이 결국 상장폐지를 결정했다.
23일(현지시간)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디디추싱 자회사 디디글로벌은 이날 열린 임시 주주총회에서 주주 96%의 찬성으로 나스닥 상장폐지 절차를 밟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디디글로벌은 다음 달 2일께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상장폐지를 신청하며, 이후 10일 뒤 거래가 중단되고 상장폐지 이후엔 장외시장에서 주식 거래를 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별도의 성명을 통해 중국 당국의 조사와 이에 따른 시정조치가 마무리되기 전에는 다른 증시 상장을 신청하지 않을 것이란 입장을 재확인했다.
앞서 디디글로벌은 지난해 6월 말 나스닥 기업공개(IPO)를 통해 44억달러(약 5조5천600억원)의 자금을 조달했지만, 상장 직후부터 중국 당국의 규제 표적이 되면서 주가 급락을 겪었다.
당시 디디글로벌은 국가사이버정보판공실(CAC), 국가 인터넷정보협회, 공안부, 국가안전부 등 7개 국가 기관 합동으로 강도 높은 조사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디디글로벌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4% 하락한 1.44달러를 기록, 공모가인 14달러에 비해 90% 가까이 급락했다. 상장 당시 약 800억달러(약 101조원)까지 부풀었던 시가총액도 현재는 69억9천만달러(약 8조8천290억원)로 쪼그라들었다.
디디글로벌은 일본 소프트뱅크와 텐센트, 우버 테크놀로지스, 피델리티 인베스트먼트, 블랙록 등을 투자자로 두고 있다.
비상장 주식 보유가 금지된 헤지펀드들은 지난 1분기에 이미 디디글로벌 보유 지분을 약 29% 줄인 상태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2012년 청웨이(程維) 최고경영자(CEO)와 장보 등이 공동으로 창업한 디디추싱은 중국 차량호출 서비스 시장에서 한때 90% 가까운 점유율을 기록했다. 전성기 기준으로 차량호출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사는 1천300만명, 서비스 이용자는 4억9천300만명에 달했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 이후 당국의 고강도 규제로 매출과 시장점유율이 대폭 감소했으며, 임직원을 20%가량 감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달 디디추싱은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12.7%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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