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노조가 "한진택배에서 쿠팡 배송 물량이 대거 이탈하고 있다"며 "택배노동자의 생존권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전국택배노동조합 한진본부는 25일 한진택배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쿠팡 물량 이탈로 한진택배 소속 배송원은 심각한 생계위협에 처해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노조 측에 따르면 최근 한진택배는 오는 12일부터 월 370만개의 쿠팡 배송 물량이 한진택배에서 빠져나간다고 택배기사에게 통보했다.
현재 한진은 쿠팡의 물량을 월 700만개 가량 배송하고 있는데, 이 중 절반이 넘는 규모가 떨어져나가는 셈이다.
이는 택배업에 본격 진출하기로 선언한 쿠팡이 외부에 위탁을 맡겼던 물량을 자체 소화하기로 하며 이뤄진 조치다.
실제 쿠팡은 지난해 화물차 운송 자업자 자격을 취득했고, 이후 자회사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를 통해 배송 운전사·대리점과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한진택배 소속 택배기사가 배송하는 물량 중 쿠팡 물량은 지역에 따라 40~70%를 차지한다.
이날 택배노조는 "쿠팡 물량은 중소도시·군 단위 지역에서 점유율이 높다"며 "쿠팡 이탈 지역의 한진택배 노동자는 생계위협에 처해있다"고 강조했다.
노조 측은 "이미 쿠팡물량이 빠져나간 경주, 이천, 평택은 배송 물량이 50% 가량 급감해 급여가 절반 이하으로 삭감되는 일이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쿠팡은 언제라도 한진택배에 위탁한 물량을 회수할 수 있는 조항으로 한진과 계약했다"며 "이러한 조항은 쿠팡이 한진택배에 위탁한 대량의 택배물량이 언제라도 빠져나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한진택배는 쿠팡 물량 이탈에 따른 대안으로 ▲추가 물량 확보와 ▲택배노동자가 직접 분류작업을 수행해 분류비용을 받는 것을 대책으로 제시한 상황이다.
하지만 노조 측은 "추가 물량 확보와 분류비용으로 얻는 월 수입은 80만~100만원 수준"이라며 "쿠팡 물량 이탈로 인한 수익감소가 월 200만~300만원임을 감안할 때 실질적인 생계 대책이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한진이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하지 못할 경우 오는 6월부터 본격적인 투쟁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한편, 한진은 노조의 이같은 주장에 대해 "택배기사의 소득 감소를 최소화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진은 "쿠팡의 자체배송 확대로 택배기사 뿐 아니라 회사도 피해가 예상된다"며 "대형 고객사를 늘려 배송 물량을 확보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쿠팡과도 다각적인 협의를 통해 추가 대책을 수립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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